‘남는 것은 언제나 일상이다’ 프로젝트. 회화 작가 김혜영이 동명의 타인을 인터뷰하고 매달 한 폭의 그림과 짧은 글로 풀어냅니다.

[김혜영의 혜영들] 빛추이

김¯ 오늘 하루 어떠셨어요? 혜영¯ 다행히 오늘은 여유로웠어요. 그동안 계속 바쁘고 야근하는 날이 많았는데 오늘은 퇴근도 빨리했고요. 김¯ 보통은 퇴근이 정해진 시간보다 늦어지나요? 혜영¯ 네. 보통 그래요. 약속이 또 미뤄질까 봐 걱정했어요.   김¯ 원래 약속이 2월 말이었죠. 벌써 4월이네요. 혜영 님은 바쁘셨고 저는 조금 아팠고요. 혜영¯ 그러고 보니 어디가 아프셨어요? 김¯ 건강검진을 했는데 증상 없이 아픈 곳들이 꽤 있더라고요. 그래서 병원에 오가느라 조금 바빴어요. 혜영¯ 심각한 건 줄 몰랐어요. 김¯ 괜찮아요 ...

[김혜영의 혜영들] 막, 막

1__ 김¯ 사진 일을 하신다고 하셨죠. 혜영 님의 카메라에는 무엇이 담기나요? 혜영¯ 프리랜서로 일을 하는 것 외에 개인적인 작업에서는 주로 인물 사진을 찍어요. 지금 진행하는 개인 프로젝트는 제가 만든 특정 캐릭터 안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담아내는 거예요. 가발을 씌우고 분장도 해요.   김¯ 참여자는 미리 섭외하시나요? 혜영¯ 아니요. 그냥 길거리에서 부탁을 드려요.   김¯ 즉흥적이라니. 내용이 궁금해져요. 혜영¯ SNS 속 사람들이 비슷해 보일 때가 있었어요. 획일화된 것들에 대한 답답함이 생겼고 해소하고 싶어 거리로 나 ...

[김혜영의 혜영들] 홀로 피는 것은 없다

2월 어느 날, 김혜영이 임혜영을 인터뷰하다.   김¯ 제가 질문지 예시를 몇 개 보내드렸는데요. 그중에 답하고 싶으신 질문이 있으셨나요? 혜영¯ 불안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깊게는 아니지만 계속 돌아다니는 감정들이요. 저는 작년까지 좀 많이 불안했어요. 상담 선생님이 하는 말이, 제가 불안감을 빨리 느끼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주변보다는 조금 더 나만 생각하고, 내가 할 수 있는걸 생각하라고 하셔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뭐지? 이렇게 다시 시작하는 거 같아요. 지금부터.   김¯ 지금부터요? 혜영¯ 네. ...

[김혜영의 혜영들] 조용함을 듣는 것

1월 어느 날, 김혜영이 김혜영을 인터뷰하다.   김¯ 매일 아침에 아주 짧은 명상을 하잖아요. 저건 그냥 더 자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짧게요. 그때 무슨 생각을 하나요? 혜영¯ 원래 명상은 자신의 코끝 숨결에 집중하는 거라고 하잖아요. 저는 아마추어라서 그런지 잘 안되더라고요. 대부분 오늘은 또 무엇을 해야 죄책감이 덜해질까 생각해요.   김¯ 죄책감으로 시작하는 하루인가요? 혜영¯ 네. 대부분 어제 할 일을 다 못 끝내서 오늘로 미룬 상황이거든요. 목표를 세울 때 저를 너무 과대평가해요. 그런데 죄책감 뒤에 설렘이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