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소묘 | 일상의 작고 짙은 온기2022-09-13T18:45:03+09:00

[이치코의 코스묘스]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닌데…

일상의 대화에서 종종 튀어나오는 원래,라는 단어는 동그랗고 매끄러운 그 발음처럼 모나지 않으며 동시에 조금은 수동적인 뉘앙스를 담고 있습니다. 해결하거나 돌파해야 할 문제를 회피하고자 할 때 이렇게들 말하곤 하죠. 이 바닥이 원래 그래. 그 인간 원래 그런 거 몰랐어? 이런 말에서 적극성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문제가 그대로 있고 그와 얽힌 상황도 그대로인데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넘어가라고 말하는 것이니까요. 사건이나 갈등을 ...

[소소한 산-책] 서울, 스페인책방

글: 이치코   이번 달 소소한 산-책은 서울시 중구 필동에 있는 스페인책방입니다. 지하철 3호선과 4호선이 교차하는 충무로역에 가까이, 출구에서 불과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있어서 찾아가기 좋은 책방이었어요. 다만, 책방 소개※에 적혀 있듯이 엘리베이터 없는 오래된 건물의 5층에 자리한 터라 계단을 조금 오르셔야 합니다. 계단을 오르며 본 안내판에는 4층이 생략되지 않고 순서대로 1층부터 5층까지 표시가 되어 있었는데 왜 5층의 ...

[이치코의 코스묘스] 우정과 환대

[히루와 모아 이야기 보기]   히루가 아깽이 티를 어느 정도 벗었을 때, 태어난 공방에 데려간 적이 있었어요. 히루의 엄마 모아가 아직 그곳에 있을 때였어요. 엄마라는 걸 알까? 모아는 히루를 기억할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히루를 안고 모아에게 인사를 시키려 했어요. 그랬더니, 히루가 모아를 보고 어찌나 격렬하게 하악질을 해대는지.. 모아 역시 히루를 알아보지 못한 채 시큰둥했고요. 아, 둘 다 기억을 못 하는구나.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

[소소한 산-책] 서울, (북새통문고) ②

글: 이치코   1907년부터 1927년까지 미국 스미스소니언 연구소의 간사(스티븐 제이 굴드에 의하면 ‘보스를 뜻하는 그들의 직함’)를 지냈던 찰스 두리틀 월컷은 1909년에 캐나다 로키산맥 고지대에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화석 중 하나인 버제스 셰일 동물상을 발견했어요. 이 사건을 스티븐 제이 굴드는 <여덟 마리 새끼 돼지>에서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어요.   “전 시대를 통틀어 가장 결정적인 캄브리아기 대폭발 ...

[소소한 산-책] 서울, (북새통문고) ①

글: 이치코   며칠 전 송해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어요. 대체자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상징적인 인물이라 뉴스와 방송, SNS에까지 추모의 마음과 목소리가 넘치며 마치 온 나라의 이목이 쏠린 듯했어요. ‘전국노래자랑’을 34년간 진행하셨다고 하니 일요일마다 방송을 보며 웃고 즐겼던 분들이라면 그 상실감이 무척 컸을 것 같아요. 저는 지난 34년 동안 TV를 거의 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아끼는 음악 프로그램의 사회자가 돌아가신 것 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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