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소묘 | 일상의 작고 짙은 온기2022-05-07T18:08:00+09:00

[이치코의 코스묘스] 고양이, 장소, 환대(3)

앙시앵 레짐Ancien Régime 바스티유 감옥 습격으로 시작된 1789년 프랑스 혁명 당시 기존의 절대군주정을 일컫는 단어. 역사적으로는 그러하나 보통은 옛체제, 구체제라는 의미로 사용.   봉산아랫집 육묘의 정치체제는 영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어요. 민주적 절차에 의해 선출되는 의회가 있지만 동시에 군주가 존재하는 나라들이죠. 이때 군주는 과거의 절대군주와 달리 헌법에 의해 엄격한 제한을 받기 때문에 정치적 ...

[소소한 산-책] 고양, 플라뇌즈

글: 이치코 “어디 사세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거예요. 자기 동네의 생활 반경에서 (근방에 거주할 것이라 예상되는) 누군가를 우연히 만난 경우라면 “아, xxx 2차에 살아요.”, “xxx사거리 아시죠? 거기서 xx동 방향이에요.” 등으로 대답하는 게 맞을 거예요. 동네의 구체적인 장소를 기준으로 위치를 설명해도 상대방이 알아들을 테니까요. 반면 제주도에 여행 가서 오래전 연락이 끊긴 친구를 만났다면 “지금 광주 ...

[김혜영의 혜영들] 에필로그

일주일째 내 몸에 딱 맞는 간이침대 위에서 아침과 밤을 맞았다. 새해 첫 달부터 작은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한 엄마의 곁을 지키는 중이었다. 간호사 선생님께서 따님이 어머님을 정말 좋아하나 봐요라고 하셔서 머쓱하게 웃었다. 평일과 주말할 것 없이 붙어 있으니 할 일 없는 철부지 같아 보이려나 생각했다. 하루에 한 번 가습기 물을 채우거나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의 식사를 대신 옮겨드리는 작은 일들을 했다. 조용하고 따듯한 온도의 병실이 꽤 안정적이어 ...

[이치코의 코스묘스] 고양이, 장소, 환대(2)

시월이가 다시 오면서 봉산아랫집엔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겼어요. 우선 고양이들의 화장실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어요. 오묘(五猫)까지만 해도 두 개의 화장실을 하루에 한두 번 치우는 걸로 충분했어요. 화장실 세 개로 하루에 한 번만 치우기도 했었지만 아이들이 작은 화장실을 잘 가지 않는 것 같아서 큰 것 두 개만 남겨놓았어요. 기왕이면 깨끗한 환경을 유지해주고 싶어서 두 개의 화장실을 하루에 두 번 치우는 걸 원칙으로 정하긴 했지만 한 번만 치우더 ...

[소소한 산-책] 서울, 책방 시나브로

글: 이치코   더블링(Doubling). 명사인지 형용사인지 헷갈리는 이 단어가 어느 순간부터 뉴스에서 보이기 시작했어요.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 이후에 일일 확진자 수가 (일정 시간 간격으로) 두 배가 되는 현상을 말하려는 것 같은데 굳이 저 생소한 단어를 써야 했을까 싶어요. 이를테면 “1주 간격으로 더블링(2배로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추세다.” 같은 표현은 ‘1주 간격으로 두 배씩 증가하는 추세다.’라고 하면 훨씬 간결하고 명확해 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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