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산-책] 강릉, 한낮의 바다

글: 이치코   <새의 심장>은 시에 관한, 시의 탄생에 관한 그림책이에요. 이야기의 주인공인 나나는 바닷가에서 태어났고 인간의 말보다 바다의 말을 먼저 배웠어요. 그곳에는 그물과 배와 모래와 산들바람처럼 보드라운 돌멩이가 있었고 파도가 먼바다에서 유리 조각들을 동글동글하게 깎아 선물로 보내주었어요. 소녀는 시와 시의 마음을 찾아 도시로, 숲으로 여행을 떠나고 남다른 호기심과 때 이른 이별, 애틋한 우정과 자유로운 영혼으로 빚어진 삶을 통해 마침내 시와 사랑을 발견하게 되죠.     ‘소소한 산-책’은 책과 서점과 산책에 ...

[고양이 화가] 침대 위 정원사

난 고양이 화가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지만 가끔은 이 이야기가 과연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해요. 수많은 화가들이 있을 텐데. 그중에는 분명 누가 보아도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내는 화가도, 평생을 그림에 몰두했던 나이 든 화가도 있을 텐데. 마음마저 울렁대는 그림을 눈에 담을 때면 어떻게 저렇게 그릴 수 있을까 감탄하고 재능을 탐내고 왜 나는 저런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까 하며 작아지기도 합니다. 이런 마음은 잠이 오지 않는 밤 적당한 습도와 공기 속에서 자라납니다. 배꼽과 땅이 수평을 이룬 상태에서 천장을 보 ...

[김혜영의 혜영들] 마음과 몸의 모양

혜영¯ 헤테로토피아가 뭐예요? 김¯ 대학교 교수님이 추천해주신 책에서 처음 접한 단어인데요. 나만의 다락방, 편안한 공간 같은 거예요. 현실 속의 유토피아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유토피아는 닿을 수 없는 곳이지만 헤테로토피아는 현실에 있죠. 어떤 공간이 아니라 순간일 수도 있어요. 혜영¯ 순간이라면… 저는 폭염을 엄청 좋아해요. 어릴 때 꿈이 인어였는데 제가 수영을 아예 못 했거든요. 인어의 몸짓이 너무 좋아서 처음에는 얕은 수영장에 가서 그걸 무작정 연습했어요. 그러다 보니 수영을 하게 되고 앞으로 나아 갈 수 있게 된 거예요. 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