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리-뷰] 사랑과 우정의 스포츠, 여자배구

글: 이치코   Unidentified Flying Object, 미확인비행물체, 보통은 줄여서 UFO. 의미만 놓고 보면 군대에서 사용될 법한 용어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외계인의 우주선을 지칭하는 뜻으로 쓰입니다. UFO를 목격했다는 주장이나 증거라고 제시되는 사진과 영상은 크게 두 가지 특징을 가집니다. 첫 번째는 지구에서 만든 것으로 보이지 않는 비행물체의 모양입니다. 대표적으로 접시 모양의 비행체가 있죠. 요샌 그렇게 부르는 일이 잘 없는 것 같지만 예전에 비행접시가 곧 UFO를 지칭하는 다른 말이기도 했을 정도니까요. 두 ...

[소소한 리-뷰] 아주 커다란 휴식 Way Back Home

글: 이치코   원래대로라면 2월은 <이치코의 코스묘스>가 나가는 달입니다. 써야겠다 싶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3월의 <소소한 리-뷰>까지도 이미 마음속에 정해져 있었지요. 이리도 부지런한 필자라니, 하지만 스스로 대견한 마음도 잠깐, 삶이란 누군가의 말처럼 ‘계획을 세워. 그대로 인생이 흘러가진 않겠지만, 길을 벗어나 만나는 풍경이 더 멋진 법이니까.’ 분명 누군가 이런 말을 했던 것 같은데..   잘 쉬었어? 오늘은 기분이 어때? — <백 살이 되면> 황인찬 글, 서수연 그림   계획일랑 ...

[소소한 리-뷰] 윤고은/김초엽/정세랑

글: 이치코   [월간소묘: 레터]에 4년 가까이 소소한 산-책을 연재하며 많은 동네책방과 도서관을 다녔습니다. 생활 근거지가 서울이다 보니 수도권에 자리한 책방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긴 하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지도상으로 넓게 각 지역의 책방을 다녀보려는 마음으로 책방을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전국 방방곡곡에 좋은 책방이 너무 많아서 꼭 가야지 마음먹고도 아직 발걸음을 하지 못한 곳들이 수두룩합니다. 광역자치단체를 기준으로 해보니 충북, 세종, 광주, 대구, 전북, 경남, 울산을 아직 못 가봤네요.(전라북도는 전주를 가긴 했 ...

[엄마의 책장으로부터] 별거 아닌 것들의 별것

글: 신유진   겨울에는 옛날 집을 생각한다. 겨울을 나는 일이 혹독한 주택이었는데, 그곳을 이야기할 때면 자꾸 따뜻한 것들만 말하게 된다. 식탁 위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던 음식, 등을 대고 누우면 기분이 좋았던 온돌바닥, 티브이 앞에 편안한 자세로 앉아서 과일을 먹던 어른들, 두껍고 포근한 이불. 어디까지 사실인지 어디서부터 조작된 기억인지 헷갈린다. 나는 과거를 글로 옮기며 각색하니까. 각색의 방법은 간단하다. 있었던 일, 내가 중요하다고 여기거나 아름답거나 의미 있다고 믿는 한 단면만을 옮기는 것이다. 그 단면을 제외하면 ...

[가정식 책방]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글: 정한샘   어두운 공간을 목소리가 채운다. 단어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꽂혀 와 숨을 쉴 타이밍을 자꾸 놓친다. 이어지는 첼로와 기타의 선율에 참았던 숨을 뱉는다. 낭독과 클래식 음악이 함께 하는 이 시간을 위해 책방 문을 닫자마자 고속도로를 달렸다. 낭독이 이루어질 책은 포르투갈의 극작가이자 연극 연출가인 티아구 호드리게스가 쓴 희곡집 《소프루》이고 그에 맞는 음악을 첼로와 클래식 기타가 연주해 줄 것이었다. 《소프루》는 무대 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배우에게 대사와 동선을 알려주는 ‘프롬프터’를 주인공으로 이끌어낸 희곡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