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까지 천천히

미화리의 영화처방 편지

 

이미화 지음

 

발행일 2024년 6월 10일 | 무선 128*188 | 264쪽 | 값 18,000원

ISBN 979-11-91744-34-7 03810 | 분야 에세이

 

 

 

 

“당신이라는 영화의 관객이 될게요”

 

흔들리며 고민하는 자기 삶의 모든 주인공에게

관여도 참견도 없이 산뜻하게 건네는 사려 깊은 PS.

 

“정답 없는 질문이 내 삶을 덮쳤던 때. 아무도 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에 사무치게 외로웠던 때. 《엔딩까지 천천히》를 읽다가 그때 내가 생각나서 많이 울었다. 그 시절의 나에게도 이 책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책과 영화, 드라마에 기대어 한 시절을 건너가 본 사람은 안다. 나를 붙잡고 살리고 구하는 이야기의 힘을. 미화리는 내가 아는 사람들 중 이야기의 힘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다.”

_정지혜(사적인서점 대표·책처방사)

 

영화처방사 미화리의 본격 영화처방 에세이

영화가 삶의 크고 작은 순간마다 마음을 들여다보게 해준다고 믿는 이미화 작가가 일상의 고민과 인생의 질문들을 마주하며 아끼는 영화들을 꺼내놓았다. 관여도 참견도 없이 다만 사려 깊게 건네는 이 스물다섯 통의 영화처방 편지는 때로 영화 깊숙이 들어가고 때로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주며, 우리로 하여금 저마다 바라는 엔딩을 다시금 꿈꾸게 한다. 누구나 자신이 주인공인 삶에서 “엔딩까지 천천히, 멀리” 가기를, 당신이라는 영화의 1열 관객이 되어 응원하는 책이다.

 

“PS. 이 책의 면면에는 살면서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삶의 고민과 질문들이 담겨 있는데요. 짐작하건대 H 님의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예요. 누구나 하는 고민을 나도 한다는 것, 가끔 저는 그게 내가 남들과 다름없이 무탈하게 잘 살고 있다는 증거처럼 느껴지기도 한답니다. 긴 터널을 통과한 H 님의 인생이 앞으로 아주 뻔하게 흘러가더라도, 제가 그 영화의 관객이 될게요. 그러니 오늘의 가장 큰 고민은 저녁 메뉴뿐이길.”

 

꿈과 실패, 일과 인간관계, 사랑과 죽음까지 스물다섯 가지 삶의 고민과

그에 답하는 미화리의 아끼는 영화 스물일곱 편

‘아무도 내 꿈을 지지해 주지 않아요’, ‘인간관계가 불필요하다고 느껴져요’, ‘평범한 일을 하는 내가 초라해 보여요’, ‘힘들 때마다 죽고 싶어져요’… OTT 플랫폼 왓챠와 함께 200명의 고민 사연을 받아 영화처방사 미화리가 그중 스물다섯 명의 사연자들에게 직접 영화를 처방하는 편지를 보내왔다.

‘미화리’라는 이름은 드라마 <나기의 휴식> 속 한 인물에게서 비롯한 것으로, 드라마에는 상처받은 주인공들을 집으로 데려가 자신이 사랑하는 영화를 틀어주며 그들을 조용히 응원하는 ‘미도리’ 할머니가 나온다. 이 책이 그리는 풍경이 꼭 그와 같다. 정답 없는 고민과 질문들에 섣불리 모범 답안 같은 것을 내놓기보다 미도리 할머니처럼 가만히 영화 한 편을 건네는 것이다. 미화리 작가가 섬세히 고심하며 고른 영화가 담백하고도 정성스레 소개되고, 영화 이야기가 끝난 뒤에 고민 사연이 쿠키Cookie로 등장하며, 그 사연 편지에 대해 붙인 미화리의 다정한 추신은 이 책의 백미라 할 만큼 먹먹한 울림을 준다.

 

1 우리가 꿈꾸는 엔딩으로: “우리는 그런 것들을 사랑했어요.”

우리는 왜 영화를 보고 또 좋아하는 걸까. 미화리 작가는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로 “영화가 우리에게 해주는 것은 다름 아닌 영화의 결말을 보여주는 일”이라는 점을 꼽는다. 삶의 여러 측면에서 우리가 겪는 고민은 대개 자신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모르는 불확실성을 안고 살아가는 데서 비롯되지만, 영화는 끝까지 보기만 한다면 “한 인간이 목표를 이루거나 이루지 못하는 전 과정을” 두 시간 안에 관람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끝에 이처럼 작은 탄식을 내뱉을지도 모르겠다. 살면서 “흐지부지 그만두느라 놓쳐온 수많은 엔딩”이 얼마나 많은지! 어떤 영화든 어떤 주인공이든 우리가 ‘도중에 꺼버리지만 않는다면 결말을 향해 나아’가듯 《엔딩까지 천천히》는 우리의 삶을 영화라는 틀 안에서 새로이 바라보게 해줄 것이다.

이처럼 영화와 인생의 은유가 펼쳐지는 1부에서는 특히 사랑하는 무언가를 꿈꾸고 도전하는 이야기, 그리하여 성공하거나 실패하고 그 안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영화를 소개한다. 아무도 자신의 꿈을 지지해 주지 않을 때 낯선 모습으로 다가오는 타인의 작은 선의에 기대어 나아가는 <스탠바이, 웬디>를, 하지 못한 일에 대한 미련이 남은 이에게는 티셔츠를 팔아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며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증명해 낸 <망원동 인공위성>을, 실패가 두려워 시작을 망설이는 이에게는 <우리가 못 자는 이유> 속 주인공 아버지의 대사를 손에 꼭 쥐어주면서.

“너는 네 꿈을 지켜야지.” 모두 자신이 꿈꾸는 엔딩을 향해 “전진”하기를.

 

2 나를 잘 돌보기 위해: “살면서 한 번은 가족을 떠나야 한다.”

나를 잘 돌보는 일과 나를 둘러싼 인간관계는 왜 이토록 어려울까? 그럴 때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 힌트를 얻자. 2부에서는 “사람이 변할 수 있다는 것만이 희망”이라는 미화리 작가가, 안팎으로 변화를 겪으며 자기 자신으로서 온전히 홀로 서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약점을 잡히기 싫어 거짓말을 일삼다가 처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히 써 내게 된 명은(<비밀의 언덕>), 번번이 발목을 붙잡는 엄마의 손을 끝내 뿌리치고 자신의 길을 향해 떠나는 JD(<힐빌리의 노래)>,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도망치듯 전전하며 지내다 마침내 떳떳하게 자기 힘으로 살아가기로 결심하는 스즈코(<백만엔걸 스즈코)>까지. 그들은 이제 “자신이 책임지고 싶은 모습을 아는” 사람이 된 것일 테다. 미화리 작가 또한 스물아홉에 돌연 베를린으로 떠나 지냈던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것이 자신에게 가져다준 변화에 대해 진솔하게 풀어놓는다. 유독 군더더기 없이 단호해 보이는 2부의 명제들은 그 고민들을 이미 깊이 통과해 낸 이여서 가능한 처방이기도 할 것이다.

 

3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지치지 않고 훼손되지 않는 마음.”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도 될까?’,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을까?’, ‘내 일이 보잘것없이 느껴질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동안 이룬 걸 다 포기해도 괜찮을까’… 일에 관한 고민에 끝이 있을까. 20~30대 내내 다종다양한 일들을 경험하며 직업의 격랑을 겪어온 미화리 작가가 가장 끈질기고 치열하게 붙잡아온 질문도 여기에 있으며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만큼, 조언은 어느 고민들에서보다 신중하며 영화를 통해 “좋아하는 일로 선택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갈래의 삶”을 보여준다. 일과 직업에 관해 상상 가능한 선택과 결과들이 총망라한 백과사전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면서 직업이란 건 “조금도 극적이지 않게 찾아오는 법”이라고 담담히 말하는 미화리 작가의 이야기가 오히려 극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무얼까, 그의 “자, 각오가 되셨나요?”라는 말이 응원처럼 들리는 이유는 무얼까. 그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서 좋아하는 마음을 지키며 살아가는 미화리 자체가 답이 되기 때문 아닐까.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해도 되는 선례가 되기”를 응원하는 미화리의 마음이 충분히 전해지기 때문 아닐까. 우리가 지치지 않고 서로의 롤모델이 되어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영화 같은 일일 거라고.

 

4 부디 사소한 이유로 살아주세요: “잘 산다는 건 나를 만나 다행이라고 여기게 되는 삶.”

모든 삶의 엔딩에 상실과 죽음이 있다는 것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기. 그것만으로도 우리가 삶을 사랑할 이유가 된다는 것을 마지막 4부를 통해 전한다. 크고 작은 고민과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법을.

“왜 살아야 하는지, 고난뿐인 삶을 왜 견뎌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을 때 부디 사소한 이유로 살아주세요. 삶의 의미 같은 건 없어도, 눈물이 터질 듯 코끝이 찡하고 턱 끝까지 숨이 차오르고 귓가가 간지럽고 눈이 부시고 군침이 도는, 당신만의 체리 한 알을 떠올려 주세요.”(<체리향기>)

사적인서점 대표이자 책처방사로 활동하는 정지혜 작가가 추천의 말에 적었듯 누구보다 ‘나를 붙잡고 살리고 구하는 이야기의 힘을 믿는 이’가 건네는 여기 스물일곱 편의 영화들은 살면서 지치고 힘들 때 떠올릴 ‘체리 한 알’이 되어줄 것이다. 당신이 이 마법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라며. “최대한 돌아가서 가세요. 엔딩까지 천천히, 멀리.”

 

추천사 전문

살다 보면 만나게 된다. 나만 힘들고 나만 아픈 것 같은 외로운 날을. 쉽사리 풀리지 않는 인생의 숙제와 맞닥뜨리는 날을. 그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야기다. 나와 닮은 사람들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죽음이라는 단어가 구체적으로 그려질 만큼 크게 아팠던 적이 있다. ‘나는 왜 살아야 할까?’ 정답 없는 질문이 내 삶을 덮쳤던 때. 아무도 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에 사무치게 외로웠던 때. 《엔딩까지 천천히》를 읽다가 그때 내가 생각나서 많이 울었다. 그 시절의 나에게도 이 책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책 한 권을 읽는다고, 누군가가 추천한 영화 한 편을 본다고 나를 괴롭히던 현실의 문제가 해결되진 않았겠지만, 조금 덜 힘들고 조금 덜 외롭고 조금 덜 헤매지 않았을까 싶어서.

책과 영화, 드라마에 기대어 한 시절을 건너가 본 사람은 안다. 나를 붙잡고 살리고 구하는 이야기의 힘을. 미화리는 내가 아는 사람들 중 이야기의 힘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자, 적재적소에 꼭 필요한 이야기를 꺼내 쓸 줄 아는 사람이다.

-정지혜(사적인서점 대표·책처방사)

 

차례

1 우리가 꿈꾸는 엔딩으로

“너는 네 꿈을 지켜야지” | 우리가 못 자는 이유

Cookie 시작이 두렵습니다

‘모퉁이의 신’을 믿어요 | 스탠바이, 웬디

Cookie 아무도 내 꿈을 지지해 주지 않아요

불가능을 꿈꾸다 | 망원동 인공위성

Cookie 하지 못한 일에 미련이 생겨요

어떤 주인공이든 결말을 향해 나아가니까 | 도쿄 소나타

Cookie 이대로 계속해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실패에서부터 시작되는 삶 | 콩트가 시작된다

Cookie 과거에 얽매여 나아갈 힘이 없어요

엔딩 후에 펼쳐질 이야기 | 백엔의 사랑

Cookie 내 모습을 인정하고 싶어요

 

2 나를 잘 돌보기 위해

약점을 마주하는 일 | 비밀의 언덕

Cookie 고민을 잘 털어놓지 못해요

불쑥불쑥 부러워질 때면 | 엔칸토

Cookie 열등감과 자격지심이 나를 괴롭혀요

나라는 사람이 잘 자라려면 | 식물생활

Cookie 나를 잘 돌보는 법, 무엇이 있을까요?

한 번은 가족을 떠나야 한다 | 힐빌리의 노래

Cookie 가족에게서 벗어나기 힘들어요

내가 만족할 수 있는 포토푀 | 문제 있는 레스토랑

Cookie 아직도 아빠가 무서워요

진짜 혼자가 된다는 것 | 백만엔걸 스즈코

Cookie 인간관계가 불필요하다고 느껴져요

내가 책임지고 싶은 모습 | 스트레인저 댄 픽션

Cookie 내 선택을 책임지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3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좋아하는 일로 먹고산다는 건 | 요요현상

Cookie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도 될까요?

나의 일에 붙일 형용사는 |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걸 코노 에츠코

Cookie 평범한 일을 하는 내가 초라해 보여요

내겐 너무 애매한 재능 | 4등

Cookie 내가 할 수 있을까, 자꾸 의심이 듭니다

마흔에 지망생 | 위 아 40

Cookie 무엇이든 느린 내가 답답해요

누군가의 롤모델이 된다면 | 악녀, 일하는 게 멋없다고 누가 말했어?

Cookie 커리어를 우선시하는 나, 이기적인가요?

“안 될 거 있나요?” |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Cookie 그동안 이룬 것을 다 버리고 밑바닥부터 시작할 수 있을까요?

 

4 부디 사소한 이유로 살아주세요

사랑을 기다리는 사람이라면 | 녹색광선

Cookie 진정한 사랑이 하고 싶어요

이상형이라는 풍경 속에서 | 플립

Cookie 짝사랑으로 나를 잃어버린 기분이 들어요

걱정은 나의 힘 | 미스트

Cookie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불안해요

상실이 남긴 구덩이를 | 래빗 홀

Cookie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와의 사이가 소원해졌어요

부디 사소한 이유로 살아주세요 | 체리향기

Cookie 힘들 때마다 죽고 싶어져요

나를 만나 다행이었다고 | 요노스케 이야기 & 스탠 바이 미

Cookie 우리는 살아가는 게 아니라 죽어가는 걸까요?

 

Epilogue: PS. 꽃밭을 만드는 마법

 

저자 소개

이미화

자타공인 영화처방사. 영화를 곁에 두고 글을 쓰며, 여전히 이야기의 힘을 믿고 있다. 20대의 끝자락에 베를린으로 훌쩍 떠나 3년을 보냈고, 돌아온 후엔 2년간 ‘영화책방 35mm’를 운영했다. 지금은 망원동에서 ‘작업책방 씀’을 동료와 함께 꾸려가고 있다.

드라마 <나기의 휴식>에서 상처받은 이들을 집으로 데려가 영화를 틀어주는 것으로 조용히 그들을 응원하는 미도리 할머니를 보면서, 오래오래 영화를 권하는 미화리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삶의 어느 순간은 영화 같아서》, 《영화관에 가지 않는 날에도》, 《수어》, 《베를린 다이어리》 등을 썼다.

 

책 속에서

드라마 작가라는 꿈을 꾸다가 이제는 꿈꾸며 자는 사람들의 밤을 지키는 파수꾼이 된 정수현 작가와 유정이 아빠의 말을 마지막으로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꿈과 현실의 선택지 앞에서 쉽게 잠들지 못할 S 님이 오늘밤만은 푹 잠들기를 바라며. “그럼 나는? 나는 뭘 지킬까 아빠?” “너는 네 꿈을 지켜야지, 인마.” _“너는 네 꿈을 지켜야지” | 우리가 못 자는 이유

 

웬디는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했을까요? 웬디에게도 조력자가 있었습니다. 나는 이들을 ‘모퉁이 의 신’이라고 부릅니다. 골목의 모퉁이를 돌 때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 도움을 주는 신 같은 존재. 누군가는 ‘변장한 천사’라고도 부르는 낯선 사람들입니다. (…) 믿을 사람도, 버틸 원동력도 오로지 나 자신뿐인 상황일지라도 논리적인 결론은 단 하나, 전진입니다. (…) 당신이 꿈과 멀어지고 있을 때 모퉁이에 서 있을게요. 부디 저를 알아봐 주세요. _‘모퉁이의 신’을 믿어요 | 스탠바이, 웬디

 

〈도쿄 소나타〉를 보면서 내가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가 새삼 떠올랐습니다. 영화가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영화의 결말을 보여주는 일이라는 것. 도중에 꺼버리지만 않는다면 어떤 주인공이든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 인생이 너무 길어서, 내가 해온 일들, 혹은 하지 않은 일들이 모여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알 수 없어서 막막할 때마다 꺼내볼 영화가 한 편 더 생겼습니다. E 님과 함께 보고 싶어요. 보상처럼 주어지는 겐지의 〈달빛〉 연주를 함께 듣고 싶어요. E 님의 이야기도 꼭 그런 결말을 맺길 바라며. _어떤 주인공이든 결말을 향해 나아가니까 | 도쿄 소나타

 

사람이 변할 수 있다는 것만이 희망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나는, 그래서 주인공이 변화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즐겁습니다. 인간은 참 변하지 않는 존재인데 영화 속 주인공은 틀림없이 변하잖아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성과와는 상관없이 변하게 되지요. 그래서일까요. 나는 늘 위기나 절정이 아닌 변화된 주인공이 너덜너덜한 깨달음을 손에 쥐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엔딩에 더 감화되곤 합니다. (…) 비로소 바라던 인생을 살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옅게 웃음 짓는 장면을. 나는 안심하며 보통의 이치코로 살아갈 그녀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지도 않을 만큼 뻔하기를. 응원하고 싶어졌습니다. _엔딩 후에 펼쳐질 이야기 | 백엔의 사랑

 

열등감은 열등감으로만 남아 있지 않을 거예요. 다른 것으로 바뀐답니다. 그게 무엇이든 당신을 움직이게 할 거예요. _불쑥불쑥 부러워질 때면 | 엔칸토

 

나를 망하게 하는 것도 나를 구원하는 것도 오로지 나 자신이어야 합니다. _한 번은 가족을 떠나야 한다 | 힐빌리의 노래

 

좋은 선택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자주 고민합니다. 삶의 모든 순간은 선택이고,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며 사는 게 삶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지만, 그래서 내 선택이 좋은 선택이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입니다. 현재는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한 결과일 뿐, 선택하지 않은 결과는 영원한 가능성으로 열려 있으니까요. (…) 순간의 충동적인 선택은 팍팍한 삶 속에서 나를 구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하찮고 소중한 함정이랍니다. _내가 책임지고 싶은 모습 | 스트레인저 댄 픽션

 

내 직업에는 어떤 표현이 어울릴지 고민해 보았습니다. (…) 형용사 사전을 펴놓고 한참을 고르다가 한 단어 앞에 멈추었습니다. 꾸준하다. 아, 작가라는 직업은 수수하지만 꾸준한 일이구나. 생각하니 이 일이 더 좋아졌습니다. (…) 다른 일에 비해 수수할 수 있지만 내 직업에만 있는 긍정적인 뉘앙스를 찾아보세요. A 님의 수수하지만 ○○한 일이 궁금합니다. _나의 일에 붙일 형용사는 |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걸 코노 에츠코

 

주인공이 실력의 한계를 뛰어넘어 꿈을 이루는 영화 같은 일은 저의 현실에는 없었습니다. 직업이란 건 조금도 극적이지 않게 찾아오는 법이니까요. (…) 무엇이 되기 전까지 중요한 건 확신이 아니라 그것이 좌절되어도 계속 좋아할 수 있는가입니다. _내겐 너무 애매한 재능 | 4등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해도 되는 선례가 되기. _마흔에 지망생| 위 아 40

 

M 님은 어떤 풍경의 사람이 되고 싶으세요? 저는 욕심 부리지 않고 가진 것 안에서 행복한 풍경을 이루고 싶어요. 과하게 흘러넘치지 않는 사람이고 싶어요. 그것이 물질적 풍요든, 감정이든. 부족한 부분이 모여 제법 괜찮은 전체를 이루고 싶어요. 그 풍경이 희미해질 때마다 플라타너스에 오르는 심정으로 이 영화를 꺼내보고 싶어요. _이상형이라는 풍경 속에서 | 플립

 

삶의 큰 의미 같은 것 없이도 살고 싶어지는, 더 잘 살아내고 싶어지는 순간은 언제든 어디에든 있었습 니다. 〈체리향기〉도 그런 영화입니다. 삶의 의지를 상실해 버린 주인공이 죽기 위해 길을 떠났다가 불현듯 살고 싶어지는 순간을 만나는. (…) 부디 사소한 이유로 살아주세요. 삶의 의미 같은 건 없어도, 당신만의 체리 한 알을 떠올려 주세요. _부디 사소한 이유로 살아주세요 | 체리향기

 

제게 ‘잘’ 산다는 건 나를 만나 다행이라고 여기게 되는 삶이에요. 가족도, 친구도, 그리고 나도. 나를 만나 다행이었던 삶. 좀 더 욕심을 낸다면 나랑 만난 게 득을 본 것 같은 삶. 사는 동안 그런 기억을 많이 만들고 싶어요. _나를 만나 다행이었다고 | 요노스케 이야기 & 스탠 바이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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