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 나날

Nuvola

 

알리스 브리에르아케 글, 모니카 바렌고 그림, 정림·하나 옮김

 

발행일 2022년 3월 21일 | 양장본 217*297 | 28쪽 | 375g | 값 16,000원

ISBN 979-11-91744-11-8 07650 | 분야 예술, 그림책

 

 

 

 

안갯속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은 기어이 다시 향기로워질 테니까요”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모니카 바렌고가 그려낸

우울과 슬픔의 섬세하고 다정한 풍경

 

머리에 구름이 낀 것 같은 날들, 제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고 아름다운 것들에도 감흥이 일지 않습니다. 마음의 날씨야 어떻든 일과는 해나가야 하는데, 구름은 점점 더 무겁게 내려앉아 안갯속을 걷는 듯해요. 이 구름은 대체 언제 걷힐까요. 알리스 브리에르아케의 간결하고 시적인 글, 고양이와 음악이 함께하는 모니카 바렌고의 섬세하고 사랑스러운 그림이 구름 가득한 날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따듯하고 다정한 위로를 전합니다.

 

“구름의 그림자는 어디에나 내려앉아요, 가장 아름다운 것에도”

아침이 찾아왔지만 눈을 뜨기도 몸을 일으키기도 어려운 날. 구름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 듯 모든 것이 뿌옇고 한없이 가라앉기만 합니다. 가장 아름다운 것들에까지 그 그림자를 드리워 슬프고 어둡게 만드는 구름의 정체는 대체 무얼까요. 애써 외면하고 떨쳐보려 하지만 잠자리까지 쫓아오는 이 마음의 날씨를 어쩌면 좋을까요.

 

“멈추어 기다리는 게 나을 거예요”

《구름의 나날》 속 주인공은 무거운 몸을 일으켜 언제나처럼 커피를 마시고 바이올린 연주를 합니다. 하지만 커피의 향도 맛도 느껴지지 않고, 매일 연주하던 곡인데 머릿속 악보도 흐릿하고 손끝은 무디네요. 함께 잠자리에 들던 사랑스러운 고양이들도 그만 귀찮게 느껴져 혼자 있고만 싶습니다.

글은 이렇게 말해요. 이 안갯속에서라면 자칫 넘어질 수도 있으니, 멈추어 기다리는 게 나을 거라고. 구름은 언젠가 걷힐 테니까요. 폭풍도 천둥도 곧 지나갈 거예요. 당장은 영영 헤어 나오지 못할 것만 같아도 비가 그치고 봄이 찾아오듯 구름이 지난 뒤에는 분명 모든 것이 더 선명하고 환하게 다가올 테죠. 한참을 앓은 뒤 다시 맡게 된 맑은 공기가 온 몸 구석구석의 감각을 새로이 깨우듯 말이에요.

그러니 모든 것은 흘러가기 마련이라는 것을 기억해요. 그것을 우리가 기억한다면 금세 흐려지더라도, 지금 구름의 나날을 살고 있더라도, 끝내는 꽃을 피워내고 삶은 다시 향기로워질 거예요.

 

모니카 바렌고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림

볼로냐 국제어린이도서전에서 2012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모니카 바렌고는 바랜 듯한 갈색 톤에 색연필의 섬세한 질감, 작품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식물과 동물, 서툴고 꿈꾸는 듯 보이는 인물, 빈티지한 사물 묘사로 따듯하고 부드러운 그림 세계를 선보이는 아티스트입니다. 옛 사진을 보는 듯 향수를 일으키면서도 세련되고, 섬세하면서도 선이 둥글고 다정하며, 부정적인 감정에서조차 깊이 우러나는 낭만과 위트는 세상을 향한 그 특유의 따듯한 시선과 낙관을 보여줍니다. 그의 아름다운 세계에 오래 머물고 싶어져요. 세계적 작가 다비드 칼리와 함께 그림책 작업을 다수 해왔으며, 국내에는 《작가》, 《어느 날, 아무 이유도 없이》가 소개되었습니다. 여성주의 문화 잡지 《우먼카인드》에도 수년째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오후의 소묘는 비올레타 로피스에 이어 새롭게 주목한 아티스트로 모니카 바렌고의 작품들을 시리즈로 펴냅니다. 올해는 《구름의 나날》을 시작으로 《사랑의 모양(Polline)》, 《마녀의 매듭(Felicità ne avete?)》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옮긴이의 말’에서

머리에서 뺨으로, 손끝으로, 끝내 사랑하는 아름다운 것들에까지 내려앉는 구름을 떠올려봅니다. 모니카 바렌고의 그림처럼 머리를 채우고 있다가 잠자리까지 쫓아오는 구름을요. 구름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구름이 어떻게 머릿속으로 들어간 걸까요. 그리고 왜 더 깊은 곳으로, 더 소중한 것들에게로 나아갈까요.
… 이유 없이 시작된 무거운 마음이 나를 짓누르고 점점 더 가라앉아 밤까지 쫓아올지라도, 그것이 언젠가는 사라지고 내 안에 피어나는 꽃이 될 거란 것을 알았다면 … 어둡고 슬픈 순간들이 있어도, 그저 잠시 멈추어 기다리면 삶은 기어이 다시 향기로워질 테니까요. ―정림

 

저역자 소개

글쓴이 알리스 브리에르아케

프랑스에서 문학과 미술사를 가르치는 교사로 일했고 지금은 그림책 작가로 글을 쓴다. 이미지와 단어를 사랑한다. 2009년에 펴낸 첫 책이 몽트뢰유 국제어린이도서전의 수상작에 올랐고, 《뉴욕 타임스》 올해의 그림책(2015)을 비롯해 지은 책들로 다수의 상을 받았다. 국내에 소개된 책으로 《니나》, 《엄마에게 주고 싶어요》, 《우리 집 팔아요!》 등이 있다.

 

그린이 모니카 바렌고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태어나 자연 속에서 그림을 그리며 자랐다. 마티네티예술고등학교와 이탈리아디자인스쿨(IED)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 2012년 볼로냐 국제어린이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고, 2018년과 2019년 상하이 황금 바람개비 일러스트레이터 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갈색 톤의 섬세한 묘사가 돋보이며 세계적 작가 다비드 칼리와 함께 여러 책을 작업했다. 그린 책으로 《사랑의 모양》, 《작가》, 《어느 날, 아무 이유도 없이》 등이 있다.

 

옮긴이 정림(정한샘)

구름이 드리울 때마다 읽고 쓰다 보니 어느새 책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음악을 공부했고 지금은 책방을 운영한다. 딸과 함께 《세상의 질문 앞에 우리는 마주 앉아》를 썼다.

 

옮긴이 하나

마리오와 나무 그리고 검은 고양이 노떼와 로마에 산다. 이탈리아디자인스쿨(IED)에서 공부했고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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