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번째 여행

신현아 글 · 그림

 

 

 

 

“나는 어디에나 있어”

세상 모든 고양이가 나의 첫 번째인 이들을 위한 아름다운 시 그림책

 

★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읽기 안내자 무루 추천 ★

★ 2010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신현아 작가 대표작 ★

 

“우리는 곧 헤어질 것을 알면서도 기꺼이 사랑을 한다. 그런 사랑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아홉 번째 여행》에서 나는 그 용기를 배웠다.”

―무루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저자)

 

 

고양이들의 기묘한 어느 하룻밤

삶이라는 여행을 마친 뒤 벌어지는 신비롭고도 다정한 축제

어스름이 내린 저녁, 소박한 마을의 고양이들이 하나둘 어디론가 향합니다. 서로 소식을 전하고 시장을 가로질러 지붕을 건너 도시를 뒤로한 채 언덕 너머 숲으로, 숲으로. 밤은 깊어가고 행렬은 끝없이 이어집니다. 이 많은 고양이들은 다 어디에서 나타난 것일까, 이들은 대체 무엇을 하려는 걸까요.

《아홉 번째 여행》은 길에서 고단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고양이들에게도 이 삶 너머 그들만의 안식처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어진 그림책입니다. 고양이는 목숨이 아홉 개라고들 하던가요. 작가는 ‘차가운 길 위에서 쓸쓸히 떠나간 고양이가 실은 친구가 많고 아홉 번이나 산 대단한 고양이라면 어떨까’ 상상했다고 해요. 그리고 아홉 번의 모든 여행을 마치고 자신들의 별로 돌아가는 고양이의 환송회를 그렸습니다.

언뜻 무채색처럼 보이지만 장면마다 톤을 바꾸며 섬세히 그려진 그림은 어쩐지 오래된 사진 같기도, 꿈속 장면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그 안에 그려진 수많은 고양이들의 총총한 눈빛과 사랑스러운 몸짓이 더욱 크게 다가와요. 장례의 장소로 향하는 경쾌한 발걸음, 물고 온 물고기와 장난감과 개미취 꽃을 올리는 소박하고 소복한 추모, 만장輓章 행렬 끝에 벌이는 귀여운 춤사위.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신비로운 풍경 속 그들의 다정한 연대에 어느새 웃음 짓고 또 눈물 짓고 있음을 깨닫게 될 거예요.

 

길 위의 작은 존재들, 그리고 공존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송가

“나는 그곳에 없어.”

그림은 떠나보내는 고양이들의 축제를 보여주지만 글은 떠나는 고양이의 목소리를 들려줍니다. 밤새 이어진 행렬 끝에 따듯한 배웅을 받으며 그들의 별로 돌아가는 고양이가 남은 이들에게 남긴 다정한 편지예요. ‘나는 아침을 가르는 새의 날갯짓, 가을날 머리 위로 쏟아지는 햇빛, 저 달의 뒷면, 오래된 나무, 나뭇잎 흔드는 수천 개의 바람, 새벽하늘 총총한 별빛’이라고, 그러니 나는 그곳에 없지만 슬퍼하지 말라고. 우리를 다독이며 읊조리는 작고 담담한 음성이 내 안에서 점점 커져 담대하게 울려옵니다.

“나는 어디에나 있어.”

그사이 남은 몫의 여행을 마쳐야 할 고양이들은 다시 길 위로 돌아왔네요. 작가가 마지막 장면에 숨겨놓은 그림처럼 그들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살아가겠죠. 하나의 골목에서 시작해 하나의 별로 나아갔다가 다시 골목으로 돌아오는 동안, 질문 하나도 우리 곁에 놓여 있을지 모르겠어요. 이 작고도 큰 존재들과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할까.

 

“오늘도 길을 걷습니다. 공기는 익숙하고 발걸음은 경쾌합니다. 그러다 문득 발을 딛고 서 있는 땅을 생각합니다. 땅 위를 걸어간 수많은 발을 생각합니다. 사람들, 작은 아이들, 사람이 아닌 네 발들, 날개 달린 두 발들… 그렇게 많은 발들 중에 걸음을 멈춘 어떤 발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바랍니다. 같이 바람을 맞으며 제 길을 경쾌하게 걷는 날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오기를.”

-‘작가의 말’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안내자 무루가 추천하는

2010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신현아 작가의 그림책

이 책은 2010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던 신현아 작가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작업해 2014년 독립출판물로 내놓았던 작품집을 새롭게 출간한 것입니다. 고양이가 아홉 번의 삶을 살 듯 이 책도 또 한 번의 삶을 살게 된 것이겠죠.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에세이로 화제를 모은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에 “고양이의 죽음 앞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장면보다 아홉 번의 고단한 여행이 모두 끝났으니 이제 기쁘게 가라고 흔들어주는 손길에서 더 깊은 슬픔을 발견하게 된다”고 소개된 바 있으며,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안내자 무루 작가가 직접 추천사를 썼습니다. 길 위의 작은 생명들에게 바치는 송가이자, 공존하는 삶을 지향하는 이들에게 큰 울림을 전해줄 책입니다.

 

추천사

아홉 번의 생을 사는 고양이처럼 나는 이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매번 새롭게 반했다. 떠나는 고양이의 목소리가 시처럼 아름다워서 반했고, 떠나보내는 고양이들의 한바탕 축제가 신비로워서 반했고, 고양이들의 사랑스러운 몸짓과 고양이별의 다정한 모습에 새록새록 반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난 뒤에도 사랑은 남아 이어진다고 말하는 작가의 크고 깊고 단단한 마음에 반했다. 운명처럼 이야기의 장소인 행궁동 골목에서 지금 나는 살고 있다. 언젠가의 홍시와 마야는 내가 날마다 골목에서 마주치는 고양이들의 다른 이름이기도 할 테다. 우리는 곧 헤어질 것을 알면서도 기꺼이 사랑을 한다. 그런 사랑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아홉 번째 여행》에서 나는 그 용기를 배웠다.

―무루 ·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읽기 안내자,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저자

 

저자 소개 신현아

공존하는 삶에 대해 고민하며 이야기를 짓고 그림을 그린다. 2010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CJ 북 페스티벌의 전시 작가로 선정되었다. 지은 책으로 《우주 식당에서 만나》, 《나의 곰 이야기》가 있고, 《새해 아기》를 비롯해 국내외 여러 책에 그림을 그렸다. 고양이 대봉이, 금봉이, 칠봉이, 수봉이와 제주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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