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산책] 용인, 리브레리아 Q

  지난달 소소한 산-책에서 ‘꼭 가보고 싶은 서점 리스트’가 있다고 밝혔어요. 리스트가 담긴 지역을 써보자면 강릉, 경주, 군산, 속초, 수원, 인천, 제주입니다.(여행이 하고 싶은 걸까요…) 용인의 리브레리아 Q도 그중 하나였고요. 인테리어에서 느껴지는 고아한 분위기, 질문을 던지는 큐레이션, 그 속에서 또렷하게 드러나는 책방 주인의 개성. 책방을 이루는 요소요소들이 저를 그곳으로 향하게 했습니다. 문을 연 지 아직 일 년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온 곳 같아요. 낯선 거리를 걷다 책방의 표지를 발견하니 마치 ...

[이치코의 코스묘스] 고양이의 버킷리스트

고양이는, 오랜만에 고양이에 관한 얘기로 글을 시작하네요, 대부분의 시간을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로 채우고 있어요. 도대체 왜 저런 기묘한 자세로 잠을 자고 있는지, 왜 새로 산 장난감에는 관심이 없고 택배 박스에 그렇게 집착하는지, 아마 고양이들끼리도 다른 고양이가 왜 그러는지 잘 모를 거예요. 물론 제각각의 이유는 있겠죠. 우주적 차원의 거창한 이유일 것 같기도 해요. 고양이니까요. 본인 말고 다른 존재에게 뭔가를 납득시켜야 한다는 개념 자체가 부재하신 분들이잖아요. 그런데 고양이의 행동이 이해되는(듯한) 순간들이 간혹 있 ...

[조용함을 듣는 일] 홀로 피는 것은 없다

2월 어느 날, 김혜영이 임혜영을 인터뷰하다.   김¯ 제가 질문지 예시를 몇 개 보내드렸는데요. 그중에 답하고 싶으신 질문이 있으셨나요? 혜영¯ 불안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깊게는 아니지만 계속 돌아다니는 감정들이요. 저는 작년까지 좀 많이 불안했어요. 상담 선생님이 하는 말이, 제가 불안감을 빨리 느끼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주변보다는 조금 더 나만 생각하고, 내가 할 수 있는걸 생각하라고 하셔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뭐지? 이렇게 다시 시작하는 거 같아요. 지금부터.   김¯ 지금부터요? 혜영¯ 네. ...

[소소한 산-책] 서울, 책의 기분

  꼭 가보고 싶은 서점 리스트 중 가장 가까운 곳을 다녀왔어요. 소개하는 책들과 공간 구석구석 닿은 손길이 예사롭지 않아 눈여겨보고 있던 곳이에요. 성북구의 기품 있는 서점 ‘책의 기분’입니다. 가깝다고 썼지만 전철 탑승 시간만 꼬박 50분이어서 이달의 책을 챙겨 여행하는 기분으로 나섰답니다. 6호선 돌곶이역에서 한참을 걸어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자 책방의 모습이 보였어요. 사진 같은 단편적인 정보들만 접한 후 실제를 맞닥뜨렸을 때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죠. 그런 경험들이 쌓여서 미리부터 걱정을 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반대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