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코의 코스묘스] ⑨ 오래된 미래

혼돈의 카오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두 번이나 캐리어에 넣는 걸 실패한 터라 세 번째 시도에서는 정말 인정사정 안 보고 모카를 힘껏 붙들었어요. 모카가 다치지 않을까 걱정할 겨를이 없었어요. 지난번의 실패 이후로 일주일간 무럭무럭 자란 모카의 발버둥이 얼마나 강한지 제 힘이 부칠 지경이었거든요. 모카를 겨우 캐리어에 넣은 다음에 튀어나오지 못하도록 제 몸통으로 캐리어를 덮어 누르고 있어야만 했어요. 그다음에 더듬거리며 지퍼를 찾아서 마치 모비 딕과 사투를 벌이는 선원들처럼 조금씩 조금씩 하지만 끈질기게 지퍼를 채워나갔어요. 시간 ...

[이치코의 코스묘스] ⑧ 혼돈의 카오스

“고양이란 대체 뭘까?”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는 말이에요. 한둘이라면, 고양이란 저런가 보다 하며 무심히 넘겼을 것도 같아요. 그런데 매일 다섯 고양이와 부대끼며 살다 보니 날이 갈수록 고양이의 정체를 모르겠어요. 이놈과 저놈의 차이가 너무 커서 얘네들이 같은 종이란 말인가 싶을 때가 많아요. 공통점이라고 부를 만한 건 잠을 자는 시간이 많다, 내가 부를 땐 절대로 오지 않고 지가 필요할 때만 다가온다, 정도나 될까요? 그것 말곤 다섯 아이가 정말 제각각이에요. 엉덩이를 두들겨 주면 좋아하는 아이, 박치기하는 걸 좋아하는 아이, 높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