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소묘: 레터] 6월의 편지, 마음을 두드리는 순간
오월의 편지에서 '폭풍 같은 날들이 흘렀습니다'라고 적었는데, 그 문장을 또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방금 무루 작가님의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개정판 마감을 했거든요.(레터 발송 시간이 늦어진 이유…) 책 마감과 예약판매 런칭과 레터 발송과 또 작은 전시 준비(작업책방씀에서 열린 무루의 책상전 ;)를 하는 하루라니, 신이 나네요! 여러분께 반가운 소식들 가득 전하게 되었으니까요.(아니, 저, 울고 있나요…?) 폭풍 같은 날들에도 마음을 두드리는 순간이 종종 있었습니 ...
[소묘의 여자들] 요안나 카르포비치, 저편에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우리가 모르는 낙원> 그림 작가 요안나 카르포비치와의 인터뷰 언젠가 우리 손을 잡아줄 다정한 친구 때는 2024년 2월의 어느 날, 무루 님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이 작가 너무 좋아서 소개하고 싶어 보내드려 본다. 화집 나오면 좋겠어. 소묘에서…" 보내주신 자료를 살피며 몸과 뇌에 전류가 흐르는 듯했는데, 무루 님 글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그림이잖아! 판타지와 서사가 흘러넘치는 작품들 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마음, 비밀과 신비로움이 깃들어 있었다. 화집이 아 ...
[소소한 리-뷰] 우산을 샀더니
우산을 샀습니다. 처음으로. 대체 무슨 말인가? 그렇다면 지금까지 비를 맞고 다녔다는 것인가? 21세기에 삿갓 쓰고 도롱이를 걸친 게 아니라면 우산 없이 다닐 순 없었을 텐데, 혹시 늘 선물 받았다는 이야기인가? 궁금증을 해결하려면 먼저 우산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대체 우산이란 무엇일까요. 우산은 일상의 다른 소비재와는 조금 다른 특성이 있습니다. 먼저 공공재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분명 내 소유의 물건이 맞지만 언제까지 소유가 지속될지 알 수 없으며, 한 사람의 소 ...
[월간소묘: 레터] 5월의 편지, 무루가 사랑한 여자들
폭풍 같은 날들이 흘렀습니다. 저는 책 마감을, 이치코 실장은 새로운 전시 준비를 하느라(전시 소식은 두 번째 레터에서 소식 전할게요. ;) 몇 주간 누구도 만나지 않고 이른 출근과 늦은 퇴근을 이어왔어요. 소묘 스튜디오도 아주 엉망진창입니다. 네, 이달의 '소묘의 여자들'은 쉬어가게 되었다는 변명을 이렇게 하고 있네요. 대신이라긴 멋쩍지만 무루 님의 신작 사전연재도 하고 있으니 새 책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게 더 좋겠죠? 그럼 <우리가 모르는 낙원>(이하 우모낙) 속 여자들을 전해볼 ...
[이치코의 코스묘스] 완벽한 하루
_Q 당신에게 극적인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_A1 모르겠습니다. 살다 보니 그냥 여기까지 왔습니다. _A2 인생이 온통 드라마인걸요. 삶 전체가 극적인 순간들이라고 할 수 있어요. A1과 A2 모두 곤란한 답변입니다. 무기력할 정도로 재미없거나 지나치게 피곤한 인생을 달가워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대부분 A1과 A2 사이에서 삶의 궤적을 만들어갑니다. 둘 사이라고 해도 그 중앙을 기준으로 정규분포를 이루는 건 아닙니다. A1쪽으로 상당히 치우친 그래프일 가능성이 큽니다. 극적인 순간은 드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