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소묘: 레터] 4월의 편지, 길고양이 돌봄 지침

      봄은 분명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겨울만큼이나 어려운 계절이기도 합니다. 발정기가 시작되고 영역 다툼이 격화되며, 아픈 아기 고양이들이 나타나는 시기거든요. 오랜만에 돌아온 ‘이치코의 코스묘스’에서는 ‘길고양이 돌봄 지침(가이드라인)’을 소개합니다. 오늘은 소묘가 2월에 신청해 두었던 구청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을 실행하는 날이에요. 담당자 분과 오밤중에 접선하여 돌보는 아이들을 포획하기로 했는데요. 올겨울이 따듯했던 터라 2월 ...

[이치코의 코스묘스] 길고양이 돌봄 지침(가이드라인)

벌써 시간이 조금 지났네요. 작년 12월 27일에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길고양이 돌봄 지침(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발표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해외 논문 및 지침(가이드라인)을 참고로 제작되었으며, ‘길고양이 복지개선 협의체’(동물보호단체, 길고양이 돌봄 활동가, 수의사, 법률 전문가, 지자체 등으로 구성)의 논의를 거쳐 국내 실정을 맞게 세부 내용을 조정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길고양이의 위태로운 현실을 개선하고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

[가정식 책방] 기뻤어, 기뻤어, 기뻤어

글: 정한샘   상실을 겪고 있는 친구에게 선물할 책을 추천해 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내가 어떤 책을 권했더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뭘 안다고. 누군가를 잃고 살아가는 일에 대해 대체 뭘 안다고 책을 골라 추천했을까. 그때와 지금은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 마음을 짐작만 하던 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 아픔을 감히 모르고 책을 고르던 때로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죽음으로 인한 이별을 늘 생각하며 살았다. 아니, 그런 줄 알았다. 이별이 찾아온다면 스페인의 시인인 안토 ...

[엄마의 책장으로부터]사납게 써 내려간 글자들

글: 신유진   소바주sauvage, ‘야생의, 거친’이란 뜻을 담은 이 단어는 여전히 남성성을 상징할까? 티브이를 보다가 조니 뎁과 눈이 마주친 순간 궁금해졌다. 사막에서 조니 뎁이 기타를 거칠게 연주하자 늑대들이 깨어난다. 늑대들은 조니 뎁과 나란히 걷는다. 남성용 향수, 소바주 광고의 한 장면이다. 소바주의 향기란 뭘까? 늑대 냄새? 남자 냄새? 내게는 어려운 클리셰다. 나의 소바주에는 조니 뎁과 늑대가 없다. 내게 행운처럼 찾아왔던 몇 권의 책들이 남긴 위업이다. 클리셰를 거부하기, 클리셰 ...

[월간소묘: 레터] 3월의 편지, 사랑과 우정의 세리머니

      3월의 첫 목요일에 있었던 <자기만의 방으로> 북토크가 끝난 밤, 서로를 찍은 사진과 영상이 가득 들어왔습니다. 너무 그 안에 있던 터라 미처 보지 못했던 너른 풍경 속 동료들, 여러 시선과 각도로 담긴 우리의 옆과 뒤와 앞, 그리고 목소리와 몸짓과 표정을 보며 좀 과하게 벅찼는데요. 사랑과 우정이 그렇게 선명히 보이는 것이라니! 아, 이것은 평소 애틋해하며 동경하는 여자배구의 장면들과 같았어요. 이번 ‘소소한 리-뷰’에서 이치코 실장은 사랑과 우정의 스포츠, 여자배구의 매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