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묘의 여자들] 정한샘, 작은 고집으로 지켜온 시간
<고르는 마음> 정한샘 작가와의 작은 인터뷰 "굳이. 단단한 마음으로, 구태여 하는 일을 좋아합니다." 이제는 까마득한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자신이 가장 믿고 따라 읽는 독서가가 책방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 한켠이 설레었다. 책방의 오픈을 손꼽아 기다렸고, 2020년 11월과 2021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소묘 레터의 [소소한 산-책]으로 리브레리아Q를 소개할 수 있었다. 첫 온라인 주문으로 책방에서 책을 받았던 순간, "자신만의 확고한 기준, 책을 받아볼 독자 ...
[이치코의 코스묘스] 복잡계 이론: 다묘가정에 관한 수학적 고찰
도서관옆집에는 여섯 고양이가 살고 있습니다. 현실의 카오스적 복작거림과 난리스러움에 비해 참으로 건조한 문장이네요. 숫자 여섯은 큰 수가 아닙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금방이잖아요. 하지만 고양이가 여섯이란 표현은 사정이 좀 다릅니다. 고양이 하나, 고양이 둘, 고양이 셋… 이런 선형적인 느낌이 아니라는 게 문제입니다. 무언가 숫자의 비밀이 숨겨진 듯한 기분을 떨쳐낼 수 없습니다. 1, 3, 2, 5, 4의 순서로 숫자를 세는 것도 아니고 1+1은 명백히 2임을 알고 있지만 왠지 ...
[월간소묘: 레터] 6월의 편지, 마음을 두드리는 순간
오월의 편지에서 '폭풍 같은 날들이 흘렀습니다'라고 적었는데, 그 문장을 또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방금 무루 작가님의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개정판 마감을 했거든요.(레터 발송 시간이 늦어진 이유…) 책 마감과 예약판매 런칭과 레터 발송과 또 작은 전시 준비(작업책방씀에서 열린 무루의 책상전 ;)를 하는 하루라니, 신이 나네요! 여러분께 반가운 소식들 가득 전하게 되었으니까요.(아니, 저, 울고 있나요…?) 폭풍 같은 날들에도 마음을 두드리는 순간이 종종 있었습니 ...
[소묘의 여자들] 요안나 카르포비치, 저편에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우리가 모르는 낙원> 그림 작가 요안나 카르포비치와의 인터뷰 언젠가 우리 손을 잡아줄 다정한 친구 때는 2024년 2월의 어느 날, 무루 님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이 작가 너무 좋아서 소개하고 싶어 보내드려 본다. 화집 나오면 좋겠어. 소묘에서…" 보내주신 자료를 살피며 몸과 뇌에 전류가 흐르는 듯했는데, 무루 님 글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그림이잖아! 판타지와 서사가 흘러넘치는 작품들 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마음, 비밀과 신비로움이 깃들어 있었다. 화집이 아 ...
[소소한 리-뷰] 우산을 샀더니
우산을 샀습니다. 처음으로. 대체 무슨 말인가? 그렇다면 지금까지 비를 맞고 다녔다는 것인가? 21세기에 삿갓 쓰고 도롱이를 걸친 게 아니라면 우산 없이 다닐 순 없었을 텐데, 혹시 늘 선물 받았다는 이야기인가? 궁금증을 해결하려면 먼저 우산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대체 우산이란 무엇일까요. 우산은 일상의 다른 소비재와는 조금 다른 특성이 있습니다. 먼저 공공재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분명 내 소유의 물건이 맞지만 언제까지 소유가 지속될지 알 수 없으며, 한 사람의 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