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산-책] 서울, 노말에이
글: 이치코 “모두 우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지나는 사람들 / 탑골공원 담장 기와도 흠씬 젖고 / 고가 차도에 매달린 신호등 위에 비둘기 한 마리 / 건너 빌딩의 웬디스 햄버거 간판을 읽고 있지 / 비는 내리고 … 흐르는 것이 어디 사람뿐이냐 / 우리들의 한 시대도 거기 묻혀 흘러간다 …” 이 노래 가사를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까요? 정태춘, 박은옥 두 선생님이 만들고 부른 <92년 장마, 종로에서>라는 곡이에요. 노래가 담긴, 노래와 똑같은 이름의 앨범은 1992년이 아니라 1993년에 출시가 되었어요. 92년이라니 ...
[대봉이의 일기] 수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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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봉이의 일기] 새 식구
시즌 1의 실질적(?) 주인공 소봉이와 개 누나들이 떠나고 뉴페이스가 들어왔습니다. 연재로는 두 달의 휴식기를 가졌지만, 작품상의 공백은 몇 년이었어요. 그사이 이야기는 작가님의 전작 <우주식당에서 만나>에 잘 담겨 있습니다. 이제 새로운 봉봉 식구들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 ◇ ◇ ...
[고양이 화가] 나의 전시회 / 어린 고양이 화가
/ 나의 전시회 나는 고양이 화가예요. 그림을 그리는 고양이 화가. 책상 위에 그림들이 쌓여갑니다. 나는 못 본 척 그것들을 구석에 밀어두었어요. 어쩔 수 없어요. 누군가 좋아해주길 기다릴 수 밖에 없어요. 꿀벌은 나가서 그림을 팔아보는 건 어떠냐고 조심스레 얘기했지만 그러면 그 시간 동안 그림을 그릴 수 없는걸요. 그림 그리지 않는 것과 파는 일은 전혀 다른 일이에요. 그림을 그리지 않는 건 힘을 채워넣는 일이지만 그림을 파는 건 또 힘을 내야 하는 일이거든요. 똑똑 누군가 작업실 문을 두드렸어요. 누구세요? 문을 열 ...
[조용함을 듣는 일] 발가락 사이, 반짝임
혜영¯ 인터뷰 이야기를 듣고 많이 설렜어요. 딸들이 인터뷰하는 건 몇 번 봤는데 저에 대한 인터뷰는 처음이에요. 김¯ 50대인 혜영 님은 처음이라 저도 많이 설렜어요! 태어나신 후에 첫 번째 기억이 뭔가요? 가지신 기억 중 가장 오래된 거요. 혜영¯ 어릴 때 기억이 많지 않은데… 동생이 태어났을 때가 떠오르네요. 김¯ 그럼 많이 어리실 때 아니에요? 혜영¯ 동생이랑 여덟 살 차이가 나요. 그때는 집에 산파를 모시고 아이를 낳았거든요. 학교에서 돌아왔는데 할머니가 실망한 얼굴로 방에서 나오시던 게 기억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