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코의 코스묘스] 만수무강

2024-12-24T14:24:18+09:002024-12-22|

2024년은 개인적으로 엄청난 한 해였습니다. 이사를 했는데요. 차곡차곡 쌓인 것들이 뭐 그리 많은지, 8년을 한 곳에 살다 옮기려니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사 나온) 봉산아랫집은 태어나서 가장 오래 머문 공간이었습니다. 어느 집에서도 그렇게 오래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여섯 살까지의 기억이 흐릿한 시절을 제외하면) 중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5년 정도 한 집에서 살았던 게 가장 길었던 것 같은데 그 기록 ...

[소소한 리-뷰] 유코 히구치 특별展: 비밀의 숲

2025-01-07T16:20:37+09:002024-11-12|

글루미 웬즈데이. 지난 수요일은 종일 울적했습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 너무 언빌리버블한 사건이라 충격이 더 컸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머리 위에 떠다니는 물음표를 지울 수 없었습니다. 정치공학이니 선거전략이니 하는 걸 따지기 전에, 유에스에이 피플은 불과 몇 년 전 일을 새카맣게 잊어버린 걸까요. 투표용지의 그쪽으로 손가락이 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전 세계의 인민들이 그놈은 ...

[이치코의 코스묘스] 특별 임무: 고양이 여섯을 데리고 이사하기 ②

2024-08-14T14:59:38+09:002024-08-11|

특별 임무: 고양이 여섯을 데리고 이사하기 ①편 보기   페로몬pheromone은 같은 종의 동물끼리 특정한 사회적 반응을 유발하기 위해 배설하는 화학 물질을 말합니다. 동물, 특히 개미를 비롯한 곤충의 의사소통 수단으로 잘 알려져 있죠. 인간은 페로몬을 감지할 수 없는데, 페로몬을 수용하는 후각기관인 야콥슨 기관이 퇴화되어 흔적만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고양이나 개 같은 동물은 이 기관을 사용해 페 ...

[이치코의 코스묘스] 특별 임무: 고양이 여섯을 데리고 이사하기 ①

2024-07-10T14:25:42+09:002024-07-8|

이사(移徙) [명사] 사는 곳을 다른 데로 옮김   이사는 현대적인 단어입니다. 20세기가 도래하기 전, 왕을 모시던 시절까지만 해도 일반 백성들은 마음대로 거주지를 바꿀 수가 없었습니다. 그 시절엔 이사란 개념이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한자를 봐도 단어를 대충 만든 느낌이 있습니다. 옮길 이移에 옮길 사徙라니, 유리 유(류)琉에 유리 리(이)璃만큼이나 이상합니다. 식민지 시대가 끝나고 해방이 되었다 ...

[소소한 리-뷰]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2024-10-14T15:17:44+09:002024-06-10|

글: 이치코   G11N. Globalization. 세계화. 자본주의 경제의 확장이나 국가들 사이의 정치적 헤게모니 싸움이 연상되는 이 뾰족한 단어는, 의외의 부드러운 뜻으로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를 이해하고 받아들임. 또는 그렇게 되게 함.” 서로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것 같네요. 그런데 세계화라는 단어가 정말 그런 느낌인가? 많이 부족해 보입니 ...

[이치코의 코스묘스] 길고양이 돌봄 지침(가이드라인)

2024-04-09T15:32:01+09:002024-04-9|

벌써 시간이 조금 지났네요. 작년 12월 27일에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길고양이 돌봄 지침(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발표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해외 논문 및 지침(가이드라인)을 참고로 제작되었으며, ‘길고양이 복지개선 협의체’(동물보호단체, 길고양이 돌봄 활동가, 수의사, 법률 전문가, 지자체 등으로 구성)의 논의를 거쳐 국내 실정을 맞게 세부 내용을 조정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었습니 ...

[이치코의 코스묘스] 마지막 겨울

2024-01-02T17:50:17+09:002023-12-11|

어느 계절을 가장 좋아하시나요? 아무래도 봄을 손에 꼽는 분들이 제일 많으시려나요. 인간이 생명체로서 가진 본성을 고려하면 그게 맞을 것도 같습니다. 모든 생명체는 끝없이 탄생하고 성장하며 번성하기 위해 분투하는 존재니까요. 땅속에 잠들어 있던 씨앗들부터 새로 돋아나는 나뭇잎까지, 식물은 말할 것도 없고 따뜻한 햇살 아래 기지개를 켜고 활동을 시작하는 동물들까지 폭발하듯 뿜어내는 거대한 생명 에너지에 인간이 ...

[이치코의 코스묘스] 선물 같은 시간

2023-10-10T17:06:39+09:002023-10-9|

“이렇게 날이 무덥기 전의 일입니다만 나는 이번 여름에 고양이를 잃었습니다. 이제부터는 매일을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고양이와 시간을 보내세요. 병원에서 느닷없이 그런 조언을 받고 돌아와 보름도 되지 않아 겪은 일입니다. ”   <채널예스> 100호 특집에 실린 황정은 선생님의 글*을 읽다가 이 문단에서 더 나가지 못하고 한참을 주저앉아 있었습니다. 어떤 마음이었을까? 어떻게 견디고 계실까? ...

호찌냥찌 새로운 이야기 3

2023-09-20T13:53:06+09:002023-09-19|

  호찌냥찌 새로운 이야기 3 호랑이와 고양이 가족의 반짝반짝 빛나는 모험 Grace J 지음   발행일 2023년 9월 19일 | 양장본 168*168 | 296쪽 | 590g | 값 19,500원 ISBN 979-11-91744-28-6 07650 | 분야 만화         개성 뚜렷한 고양이들과 다정한 호랑이 가족의 반짝이는 날들을 그린 동화 같은 ...

[이치코의 코스묘스] 치코의 일기

2023-08-29T15:10:43+09:002023-08-13|

나는 치코다. 봉산육묘 중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는 고양이 치코, 그러니까 이것은 본인등판이다.   본인등판!   대봉이 형아가 책을 냈다고 해서 읽어봤다. 형아는 나랑 많이 닮았다. 사실 외모는 오즈가 더 닮긴 했지만 나는 형아랑 운명적으로다가 통하는 게 있는 것 같다. 그 뭐더라, 소울 메이트? 우리는 둘 다 집안의 기둥이다. 아니 집안 그 자체다. 여러 인간들이 봉산아랫집에 놀러, 실제로는 우리 육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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