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소묘: 레터] 8월의 편지, 정원 너머 어렴풋이

2022-09-13T18:46:39+09:002022-09-11|

  빈 마음이 텅텅 소리를 낼 때면 함께 걸었던 길들을 곱씹어본다. 그 기억을 풍경처럼 바라본다. 그러니 나를 열면 그런 것들이 있지 않을까. 사랑한 것, 외로운 것, 슬픈 것, 기쁜 것, 얻은 것, 잃은 것 모두. 시간이 더 흘러 이 모든 것이 반딧불이만큼 작아지면 좋겠다. 그러면 나는 나를 활짝 열어 나의 밤을 펼쳐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신유진 <창문 너머 어렴풋이>   색색의 기억들이 마 ...

[월간소묘: 레터] 7월의 편지, 환대

2022-08-09T17:48:43+09:002022-08-6|

    “하늘과 땅 사이에 존재하는 생명 중 작지 않은 것이 있을까.” —진고로호 <미물일기>   별꽃, 큰봄까치꽃, 고들빼기꽃, 노랑선씀바귀, 귀룽나무, 박태기나무, 칠자화, 대왕참나무, 왜당귀, 노랑꽃창포, 병꽃나무, 좁쌀냉이, 소리쟁이, 죽단화, 종지나물, 우산나물, 비단이끼, 서리이끼, 꼬리이끼, 깃털이끼, 털깃털이끼, 멧비둘기, 해오라기, 솜깍지벌레, 총채벌레, 응애, 그리고 대망의 러브버 ...

[월간소묘: 레터] 6월의 편지, 사라진다는 것

2022-07-14T17:14:25+09:002022-07-9|

    ‘저걸 보라’고 하는 것이 작가의 일이다. 가리키고, 빛을 밝히는 것. 하지만 우리의 주목을 요하는 건 이미 밝게 빛나며 손짓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것이 무엇인지’ 목격하기 위해, 감성—존 버거의 표현을 빌리자면 ‘보는 법’—을 발전시킨다. 나긋나긋한 희망과 꿈, 기쁨, 취약함, 슬픔, 두려움, 갈망, 욕망을—인간은 저마다 하나의 풍경이다. … ‘저걸 봐.’ 인간의 위기를, 누적된 평범한 축복을 ...

[인터뷰] 김선진 <버섯 소녀>

2022-06-30T14:35:57+09:002022-06-26|

    김선진 작가의 <버섯 소녀> 인터뷰   버섯 소녀가 사라지기 전에 어떤 이야기를 전해주실 건가요     —        1부 “여리고 부서질 듯한 소녀에서 좀 더 호기심 많고 용감한 소녀로”   O 오후의 소묘 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 K <버섯 소녀>를 그리고 쓴 김 선진이라고 합니다. 독립출 ...

[월간소묘: 레터] 5월의 편지, 비화

2022-06-13T16:42:26+09:002022-06-12|

    소설이나 시를 예술작품이라 할 때 그것은 책이라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으나, 그림책은 그 자체로 예술작품이 된다. 이 육면체의 예술품은 물론 창작자의 세계이면서, 동시에 창작자에게 반한 이들이 공동하는 세계이기도 하다. 첫눈에 반한 창작자의 세계를 품고 펼쳐내며 풍성해질, 작고 아름다운 거주지를 만드는 일. 나의 일이다. [‘한눈에 반하다’]   주간지 <한겨레21> ...

[버섯 소녀] 작은 전시 X 오후의 소묘 오픈 스튜디오

2022-05-29T17:57:15+09:002022-05-29|

  [버섯 소녀] 작은 전시 X 오후의 소묘 오픈 스튜디오 2022. 6. 4 - 6. 10 —   김선진 작가님의 그림책 <버섯 소녀> 출간을 앞두고 작은 전시를 엽니다.   2017년 독립출판물로 선보였던 책이 5년 만에 새로운 옷을 입고 여러분께 소개되어요. 전시는 [버섯 소녀] 그림을 비롯해 초기 스케치와 더미북, 독립출판 그림책, 작가님이 손수 작업한 다양한 오브 ...

[월간소묘: 레터] 4월의 편지, 사랑의 모양

2022-05-29T17:58:07+09:002022-05-7|

    두어 달 전엔 무엇을 보든 ‘구름’과 ‘우울’이라는 단어가 와서 박히더니 이제는 ‘꽃’과 ‘사랑’이 그렇습니다. 모니카 바렌고의 <구름의 나날>을 펴내고 한 달 만에 <사랑의 모양>을 내놓게 되었는데요. 구름에 파묻힌 여자로부터 이름 모를 하얀 꽃에 빠져든 여자로(어쩌면 한 여자일지도 모르지만요), 책 속 주인공을 따라 제 존재가 변모하고 구심점이 되는 단어가 달 ...

“사랑은 그런 게 아니라니까악”

2022-05-07T18:12:49+09:002022-05-7|

<사랑의 모양> 역자 후기 정기린 네 컷 만화   <사랑의 모양> 역자이자 한때 월간소묘에서 정원생활을 담은 네 컷 만화 <일상백서>를 연재한 정기린 작가님이 후기 네 컷 만화로 잠시 돌아오셨습니다. 아름다운 이야기에도 웃김을 끼얹으며 논란과 혼란(?!)의 소용돌이로 우리를 데려가시는 분! 기린이냐 까마귀냐, 어느 편에 서실지, 여러분의 사랑은 어떤 모양인지 꼭 들려주 ...

[월간소묘: 레터] 3월의 편지, 구름의 나날

2022-04-11T14:23:31+09:002022-04-9|

    늘 쉽게 쓰는 편은 아니지만 이번만큼 유달리 운을 떼기조차 어려웠던 적이 있었나 싶어요. 하기 싫은 일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미루는 못된 습관이 있는데, 특히 보도자료 쓰기가 그렇답니다. 그런데 이번엔 마감일 전에 완성을 하고 말았어요. 전에 없던 일이지요. 레터 쓰기가 얼마나 싫었으면… 아니, 그러니까 그간 너무나 거대한 일들이 연이어 벌어졌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어서… 오후의 소묘 ...

[월간소묘: 레터] 2월의 편지, 어려움에 대하여

2022-04-09T21:22:40+09:002022-03-12|

      늘 듣고 보고 하는 말이지만 근 한 달 집중적으로 접했습니다. ‘어렵다.’   오후의 소묘 그림책은 어렵다. 책이 어렵다. 사정이 어렵다. 출판계가 어렵다. 만나기 어렵다. 시국이 어렵다. 사는 게 어렵다…   연초부터 여러 어려움을 곱씹으며 입이 쓰기도 했습니다. 어려움은 영영 달아지지 않는 것인지. 그러나 한 가지 어려움 정도는.   ✲ &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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