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색깔을 지닌 작은 서점들을 찾아다니는 즐거움을 나눕니다. 책방에서 산 책들을 함께 소개합니다.

[소소한 산-책] 락군展 / 서울, 보안책방

서점이 아닌 전시 산책을 먼저 소개하려고 해요. 이달의 책과도 어울릴 <락군展>입니다. 고양이 민화를 그리는 혜진 작가의 개인전이에요. 9월 13일까지 서촌의 갤러리 팔레드서울에서 열립니다.   전시 제목인 ‘락군’은 혜진 작가가 반려하던 멋진 턱시도 고양이 이름이에요. 어느 날 곁을 떠났지만, 이번 전시에서 그 조그마한 존재가 그에게 얼마나 크게 자리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은유가 아니라 물리적으로요. <락군도>가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어요?! 스케일 무엇.) 반대로 큰 작품 속에 아주 작은 점들 ...

[소소한 산-책] 편지

글 이지나   몇 년 전 자주 다니던 골목의 한 공간에서 월간소묘의 ‘편지하는 마음展’이 열린다고 하기에 일찍부터 움직였어요. 역시나 좀 이른 시간 도착해서, 근처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평소 좋아하는 수필가인 마쓰우라 야타로의 신간이 나왔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름도 좋은 <일상의 악센트> !   첫 장을 펼치는데, 저는 그저 웃고 맙니다. 바로 이런 글이, ‘편지하는 마음’ 전시를 보러 가는 길에 보였기 때문이죠.   “편지란 머리가 아니라 마음을 움직여 쓰는 글이다. 기술이나 형식, 경험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

[소소한 산-책] 서울, 북새통문고 / 스틸북스 / 이후북스

5월의 산-책   만화책 좋아하실까요? 누군가에게 책은 도피처일 수 있겠으나 제게는 책이 곧 현실이고 현실은 자주 도망가고 싶게 만드는 재주가 있죠. 그때마다 저는 만화책과 그림책을 펼쳐요. 네? 그것도 책 아니냐고요? 네... 그러니까 “현실로 현실을 수선하기”(로베르 브레송의 문장, 금정연 <담배와 영화>에서 재인용)와 다를 바 없겠지만... 아무려나 저는 책 한 권을 마감한 틈에 홀가분히 만화책방으로 떠납니다. 마침 사 모으는 시리즈의 신간이 나와 더욱 신나는 발걸음이었고요. 제가 향한 곳은 홍대의 만화 ...

[소소한 산-책] 서울, B-PLATFORM

  지난달 걸음했다 문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던 서점. 네, 합정에 자리한 아트북 전문서점 ‘B플랫폼’을 산책했어요. 이달의 책의 저자, 무루 님이 애정하는 곳이기도 하답니다 :) 개인적으로는 전달에 있었던 이명애 작가의 <내일은 맑겠습니다> 전시를 놓쳐 무척 아쉬웠는데, 이번엔 최도은 작가의 <무용한 오후> 원화전이 열리고 있어 아주 반갑고 기쁜 마음으로 다녀왔습니다. 무용하지만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전해요.   B플랫폼은 아티스트북과 그림책을 판매하고, 전시를 하고, 책 제작과 관련한 수업을 꾸리고 있 ...

[소묘의 산-책] 서울, 이후북스

/3월의 산 책들/   3월엔 조금 자유롭게 다닐 수 있을까 했는데 아직 조심해야 할 때네요. 부러 찾기보다 겸사겸사의 산책으로 가능한 적은 발걸음을 옮겼어요. 2월의 산책과 겹치기도 합니다. 지난달에 독립서점 1세대로 새로운 장소에 자리한 두 책방을 소개했는데, 이번엔 신촌에서 망원으로 장소를 옮긴 책방을 소개해요. 제가 무척 아끼는 장소랍니다. 짐작하시는 분들도 있겠지요 :)   올봄 4주년을 맞은 이후북스는 신촌 터줏대감이었다가 지난 연말 망원으로 이사했어요. 신촌점은 아늑한 사랑방 같았다면 망원점은 규모가 훨씬 커졌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