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함을 듣는 일] 빛추이

김¯ 오늘 하루 어떠셨어요? 혜영¯ 다행히 오늘은 여유로웠어요. 그동안 계속 바쁘고 야근하는 날이 많았는데 오늘은 퇴근도 빨리했고요. 김¯ 보통은 퇴근이 정해진 시간보다 늦어지나요? 혜영¯ 네. 보통 그래요. 약속이 또 미뤄질까 봐 걱정했어요.   김¯ 원래 약속이 2월 말이었죠. 벌써 4월이네요. 혜영 님은 바쁘셨고 저는 조금 아팠고요. 혜영¯ 그러고 보니 어디가 아프셨어요? 김¯ 건강검진을 했는데 증상 없이 아픈 곳들이 꽤 있더라고요. 그래서 병원에 오가느라 조금 바빴어요. 혜영¯ 심각한 건 줄 몰랐어요. 김¯ 괜찮아요 ...

[소소한 산-책] 인천, 책방 모도

1부 책방 산책 4월에 한낮의 바다를 보러 동쪽으로 가기로 했던 애초의 계획을 접고 서로 갔습니다. 인천의 책방 모도를 다녀왔어요.     우리가 어떤 장소, 공간을 기억하거나 그곳에 관한 인상을 가질 때 내부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외부도 크게 영향을 끼칠 것이에요. 외관뿐 아니라 그곳에 이르는 환경까지도 말이죠. 우리는 늘 외부로부터 내부로 향하게 되니까요. 책방 모도로 가는 길은 내내 설렜습니다. 낮은 담벼락, 색색의 벽과 지붕, 제각각의 창문, 언덕 그리고 또 언덕들. 제가 간 날은 마침 꽃들이 한창이었어요. 바람을 타고 어 ...

[이치코의 코스묘스] 떨림이 멈추지 않는 세계에서(1)

정치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에요. 그건 재미없잖아요. 많은 사람이 정치적 견해 혹은 사건에 대해 (특히 선거철만 되면) 키보드가 부서져라 열변을 토하곤 하는데, 그렇게 에너지를 쏟을 만큼 중요한 것이라 생각지도 않아요. 단지 어떤 정치인들을 보고 있으면 궁금한 게 좀 있을 뿐이에요. 젊었을 때 권력의 반대편에 서서 격렬하게 맞서다가 나중에 권력의 핵심에 안착하게 된 사람들에 관해서요.(민주화운동이나 학생운동을 하다가 국회의원이 된 이들이 대표적인 사람들이죠.) 젊은 시절 그들이 보여주었던 말과 행동은 얼마큼 진심이었을까? 그때의 ...

[조용함을 듣는 일] 막, 막

1__ 김¯ 사진 일을 하신다고 하셨죠. 혜영 님의 카메라에는 무엇이 담기나요? 혜영¯ 프리랜서로 일을 하는 것 외에 개인적인 작업에서는 주로 인물 사진을 찍어요. 지금 진행하는 개인 프로젝트는 제가 만든 특정 캐릭터 안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담아내는 거예요. 가발을 씌우고 분장도 해요.   김¯ 참여자는 미리 섭외하시나요? 혜영¯ 아니요. 그냥 길거리에서 부탁을 드려요.   김¯ 즉흥적이라니. 내용이 궁금해져요. 혜영¯ SNS 속 사람들이 비슷해 보일 때가 있었어요. 획일화된 것들에 대한 답답함이 생겼고 해소하고 싶어 거리로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