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살롱 노트] 동그라미의 가장자리

글 아련   <현대시인론> 첫 시간, 교수님은 화이트보드에 커다란 동그라미를 그렸다. “이 동그라미가 우리가 사는 세상이라고 생각해봐요.” 그러고는 검은 가장자리의 한쪽을 오돌토돌하게 고쳐 그렸다. “문학은 이렇게 조금씩 동그라미의 가장자리를 넓혀요. 우리는 그런 이야기들을 만날 겁니다.” 바로 그 순간 <현대시인론>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업이 되었고 나는 문학과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지금 문학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만난 지 6년째 되던 해 J는 수술을 받게 되었다. J가 대학을 졸업하자 ...

[이치코의 코스묘스] 길어질 게 뻔한 변명(2)

지난번에는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했어요. 고양이 얘기만 하는 에세이지만,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이번엔 수학 이야기를 할 거예요. 내가 지금 뭘 들은 거지? 라며 당황하실 거란 걸 알아요. 하지만 제대로 들으셨어요. 수학. 산수란 녀석의 형님인데 동생보다 백만 배쯤 괴상하고 난폭한, 그 수학이에요.   미적분이라는 게 있어요. 혹은 있다고 해요.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 이과와 문과로 나뉘는(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네요) 기형적인 교육과 입시제도 탓에 미적분이란 존재의 무서움(?)을 직접 체험하지 못한 이들도 많을 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