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함을 듣는 일] 기대앉는 우리들
김¯ 혜영님 SNS 이름이 혜만사예요. 혜영이가 만난 사람들. 그걸 보고 저랑 비슷한 분일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혜영¯ 예전부터 SNS에 특별하거나 잘난 모습을 전시하지 말아야지 생각했어요. 서로에 대한 박탈감을 느끼거나 심란한 마음이 생길 수 있잖아요. 그래서 그냥 오늘은 지하철을 탔다. 무엇을 먹었다 같은 소소한 내용을 보정 없이 올려보자 했어요. 단순히 사진 일기로써 어떤 내용을 기록할까 하다가 제게 중요하다고 생각한 게 사람이었죠. 그래서 혜영이가 만난 사람들을 올려요. 오늘 ...
[이치코의 코스묘스] 1, 2, 3, 4, 5, 6, 북적북적
<이치코의 코스묘스> 연재를 시작할 때 나름의 빅픽처가 있었어요. 먼저 봉산아랫집 식구들을 소개하고(시즌 1) 그다음엔 동네 길냥이들, 여행지에서 만난 아이들, 지인들의 고양이 등을 소개하면서 고양이와 인간과 자연과 사회에 관한 성찰(?)을 시도하다가(시즌 2) 어느 정도 됐다 싶으면 형식을 완전히 바꿔서(이를테면 고양이가 화자가 된다든가, 그림일기로 간다든가...) 일상의 작고 짙은 온기(!)를 전하는 콘텐츠(시즌 3)로 나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시즌 2의 시동을 한참 걸던 와중에 갑 ...
[월간소묘: 레터] 12월의 편지 ‘연말정산’
자신을 더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나이마다 자신이 살아온 ‘해’를 규명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과거를 어떻게 그릴 것인지를 묻는 것이다. —아니 에르노 <세월> 연말정산을 하기엔 아직 이른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12월에만 3종 4권의 책이 출간될 예정이거든요…(무슨 일이냐…) 그렇지만, 그렇지만, 역시 12월은 한 해를 돌아보기에 마침맞은 달이니까요. 오후의 소묘는 올해 3년 차였고 3년은 어떤 지표 같아서(창업 3년을 ...
[소소한 산-책] 동네책방
글: 이치코 벌써 2년 가까이 매달 최소 한 군데 이상 동네책방/독립서점을 찾아다니고 있는데, 특정 책방이 아니라 서점에 관한 (개인적이고 사소한) 얘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데 마침 이번 달이 [월간소묘: 레터]의 연말정산 특집이 아니겠어요? 이때다 싶었어요. 지금 해야겠다고 결심했죠. 참, 서점에 관한 ‘옛날’이야기예요:) 대체 어느 옛날까지 가려고 그러나 하실 수도 있는데, 신체의 물리적 마모가 저와 비슷한 세대라면 그렇게까지 까마득한 시절은 아닐 거예요. 물론 ...
[월간소묘: 레터] 11월의 편지 ‘나의 샹그릴라’
샹그릴라, 그러니까 지상낙원. 그곳은 마치 보물섬처럼 특정한 좌표를 지니고 있어 우리가 지도를 들고 찾아가야 하는 미지의 장소가 아니라, 자기만의 고유한 내재율과 공명하는 어떤 질서를 감각하게 되는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물질적으로는 허상이라 할지라도 비물질적으로는 분명히 거기 존재하는.(이 말이 말이 된다면.) 샹그릴라는 티베트어로 ‘내 마음속의 해와 달’를 뜻한다고 해요. 스페인 시인 마르 베네가스가 쓰고, 포르투갈 일러스트레이터 하셀 카이아노가 그린 <새의 심장>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