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백서] 46. 저온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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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백서] 45. 일일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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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소묘: 레터] 2월의 편지 ‘걸음걸음’
“걸어가는 사람이 바늘이고 걸어가는 길이 실이라면, 걷는 일은 찢어진 곳을 꿰매는 바느질입니다. 보행은 찢어짐에 맞서는 저항입니다.” -리베카 솔닛, <걷기의 인문학> 몸은 녹슨 기계 같고 바깥은 산화를 촉진하는 위협적 환경같이 느껴지는 때, 찢어진 것은 무엇일까. 갈수록 묵직하고 크게 다가오는 물음을 앞에 두고 작은 것들을 생각합니다. 나의 한 걸음, 한 걸음을요. 우연히 친구를 만나거나, 가게 진열장에서 찾아다니던 책을 발견하거나, ...
[조용함을 듣는 일] 물결이 내는 소리
1월 어느 날, 김혜영이 김혜영을 인터뷰하다. 김¯ 매일 아침에 아주 짧은 명상을 하잖아요. 저건 그냥 더 자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짧게요. 그때 무슨 생각을 하나요? 혜영¯ 원래 명상은 자신의 코끝 숨결에 집중하는 거라고 하잖아요. 저는 아마추어라서 그런지 잘 안되더라고요. 대부분 오늘은 또 무엇을 해야 죄책감이 덜해질까 생각해요. 김¯ 죄책감으로 시작하는 하루인가요? 혜영¯ 네. 대부분 어제 할 일을 다 못 끝내서 오늘로 미룬 상황이거든요. 목표를 세울 때 저를 너무 과대평가해요. ...
[소소한 산-책] 서울, 번역가의 서재
손님이 직접 구입한 책을 들고 있는 사진이 SNS 계정에 꾸준히 올라오는 서점이 있습니다. 오후의 소묘 책도 종종 등장한 터라 그 사이 내적 친밀감이 생긴 ‘번역가의 서재’인데요. 한적한 주택가를 걷다 적벽돌 건물 2층 유리창 너머로 따듯한 조명과 서가가 보이자 벌써 아늑한 기분이 듭니다. 계단 몇 개를 올라 문을 열고는 조용한 책방에서 그만 탄성을 내지를 뻔했어요. 입구 오른편 카운터의 전면서가에 놓인 저희 그림책 두 권이 얼마나 반가웠던지요. 겨울의 책 <눈의 시>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