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소묘: 레터] 8월의 편지 ‘빨강’

  오래 준비한 비올레타 로피즈의 그림책 <노래하는 꼬리>를 선보이며 빨강에 대해 생각한 날들이에요. 로피즈가 사랑하는 팬톤 컬러 ‘warm red’가 쨍하게 인쇄된 그림을 보면서 왜 빨강일까, 묻고 답하고 또 물어요. 빨간색은 가시광선 중 파장이 가장 긴 빛의 색이죠. 파장波長. 물결의 길이. 그러니까 빨강은 멀리 가는 파도, 천천히 치는 파도. ‘노래하는 꼬리’마냥 지구 한 바퀴를 돌고 돌아오는 파도. 또한 모험, 저항, 정열, 열정, 금지, 경고, 신성, 고귀, 장미, 퇴 ...

[이치코의 코스묘스] ⑱ 엔드게임 and..

마블스튜디오는 각각 독립된 영화들에 밀접한 관계를 부여하면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라는 세계관을 구축했어요. 한 영화에서 캐릭터의 서사가 변하면 다른 영화에서 그 캐릭터가 등장하거나 언급될 때 변화된 결과가 반영되는 식이에요. 이 세계관은 각 영화의 독립적인 스토리에 영향을 미치기보단 MCU를 공유하는 영화들 전체의 흐름에 관여하는 쪽으로 작동을 하더라고요. 대표적인 예가 인피니티 스톤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아이템일 거예요. 그런가 하면, 평소에는 느슨해 보이던 세계관이 전면에 드러나 이야 ...

[쓰기살롱 노트] 결국 나도 말하고 싶어졌다

글 지혜(지혜의 서재)     흰 눈으로 덮인 벌판 위에 두 개의 의자가 마주 보고 있다. 의자 뒤로 보이는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채 서 있다. 어슴푸레한 하늘 때문에 더욱 한기가 느껴진다. 그곳에서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상상한다. 어둡고 추워 힘들지만 들어야 할, 해야 할 말들이 있기에 그 의자에 앉은 두 사람을. 책 표지를 보며 잠시 숨을 고르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한 여성의 목소리는 언제나 모든 여성을 위한 목소리가 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   <당신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