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소묘에서 진행하는 글쓰기 모임 ‘쓰기살롱’ 멤버들의 글을 소개합니다.
[쓰기살롱 노트] 그녀의 꿈
글 지혜 (지혜의서재) 아니 에르노의 <한 여자>, 이 책을 덮고 한참을 끌어안고 있었다. 나는 나의 어머니에 관해 떠오르는 것이 거의 없었다. 아니 에르노는 자신의 어머니가 언제 어디에서 태어났는지부터 그녀의 근원인 할머니와 유년 시절, 결혼 전과 후에 관한 이야기까지 이 책에 담았다. 나도 그녀를 따라 천천히 떠올려보았다. 나의 어머니의 역사를. 그런데 시작부터 막혔다. ‘엄마를 인터뷰해야겠다!’ 2년 전쯤 리베카 솔닛의 <멀고도 가까운>을 읽었을 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그때 처음으로 엄마의 ...
[쓰기살롱 노트] 식사를 합시다
글 지혜 (지혜의서재) 소개팅 경력 10년이 되자 가장 쉽고 빠르게 소개팅을 해치워버릴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저녁 시간 전, 약 4시쯤 만나 차를 마시고 헤어지는 것. 나는 항상 30분 정도 일찍 나가 내가 마실 음료를 시키고 앉아 책을 읽었다. 이런 방법까지 찾게 된 건 모르는 사람(대부분 맘에 들지 않는 사람)과 밥을 먹으며 이야기하는 것이 그 어떤 일보다 괴롭기 때문이었다. 싫어하는 사람, 어색한 사람, 모르는 사람과 밥을 먹으면 음식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거나 남기거나 체했다. 그러던 나에게 무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