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할아버지가 무척 매력적입니다. 할아버지의 실제 모델이 존재하나요?

 

엘리즈 퐁트나유 : 루이 할아버지는 내 소중한 친구의 아버지였습니다. 책에 나오는 인물과 정확히 일치하는 분이었어요! 책이 출간되기 며칠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책 안에 그분의 영혼이 들어 있지요.

 

 

 

Q 할아버지의 삶은 세속적 관점에서 폄하되기 쉬운 인물처럼 보여요. 문맹에, 온 몸에 문신을 하고, 작은 집에서 정원을 가꾸며 사는 삶은 보기에 따라 초라한 노년의 삶으로 비춰질 수도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자가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삶이 풍요롭고 아름답고 지혜롭게 느껴져서 무척 좋았습니다. 인물을 설정하실 때 사회적 통념이나 편견을 고려하셨나요?

 

엘리즈 퐁트나유 : 이러한 인물은 오해를 받기 쉽습니다. 하지만 나는 오해받는 사람들이 좋아요. 제일 좋아요. 나에게 있어 루이 할아버지는 그런 면에서 영웅입니다.

 

 

 

Q 그림이 아름답고 특이합니다. 겹쳐진 그림들이 하나씩 해체되며 서사가 진행되고 있어요. 이런 작업 방식을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비올레타 로피즈 : 퐁트나유의 글을 아주 여러 번 읽고 나서 제가 감지한 가장 중요한 감정은 충만함(fullness)과 텅 비어 있음(emptiness)이었습니다. 모험, 경험, 사람들, 삶과 죽음으로 가득했던 할아버지의 지난날의 충만한 인생과 아직 텅 비어 있는 어리고 호기심 많은 손자가 살게 될 인생 말입니다. 충만함과 그 깊이는 정원으로 표현했고, 비어 있음은 아이의 하얀 몸으로 표현했습니다.

 

요소들이 가득 차 있는 그림을 그릴 때는 품이 많이 들기도 하고 뭔가 잘못되면 해결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하니까 늘 일이 복잡해지고 맙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투명한 플라스틱 판에 페인팅을 하는 아이디어를 내게 되었어요. 정원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깊이감 있는 표현이 가능했고, 등장 인물들을 숨기며 수월하게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언제든 무엇이든 변경 가능한 이 작업 방식은 무척 즐거웠을 뿐만 아니라 결과에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그릴 수 있어 좋았어요.

 

이 책의 작업 과정은 매우 즐겁고, 신선했고, 수월했습니다. 맞는 길을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요.
나는 많은 그림을 플라스틱 판 위에 작업하고 난 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그 그림들을 가지고 놀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Q 노란 구슬이 이야기의 주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의미를 담으셨나요?

 

비올레타 로피즈 : 눈썰미가 무척 좋으시군요! 이 책에서 노란 구슬은 모든 그림을 연결해주는 작은 안내자예요. 글에 전형적으로 진행되는 서사 라인이 없고, 그림은 경험을 불러일으키지만 글을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 작은 구슬이 페이지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인 동시에 두 주인공의 관계를 나타내기도 하지요. (구슬은 할아버지에게서 손자에게로 전달되는 씨앗이고, 유산이기 때문입니다.)

 

 

 

Q 그림책 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비올레타 로피즈 :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2가지는 좋은 환경을 유지하는 것과 프로젝트에 정직한 감정을 가지는 것입니다. 좋은 환경이라는 것은 프로젝트와 연관된 사람들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시간 압박이 없으며, 좋은 계약 조건을 가지고, 자율성을 갖고, 출판사를 신뢰하고, 나의 생활과 작업 공간에 최대한의 고요함과 사생활을 갖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직함에 대해서 말하자면, 내용이나 그림이 나의 신념이나 가치와 부합하는 방식으로 작업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의미입니다. 나는 그림이 아닌 음악, 영화, 댄스, 과학, 자연 등에서 영감을 얻으려 노력하고, 이전에 내가 작업했던 스타일을 카피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클라이언트가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을 해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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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wmew.co.kr/2019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