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치코
사람을 좋아하는 일과 싫어하는 일은 정반대의 사건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닮았습니다. 두 감정 모두 마음이 싹트게 된 원인을 명쾌하게 밝히기 힘들다는 점에서요.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이유는, 좋아하는 옷에 관해 표현할 때나 싫어하는 음식에 대해 설명할 때처럼 구체적이지는 못한 경우가 많아요. 그 사람은 그냥 생각만 해도 좋아. 쟤는 이상하게 싫어. 타인을 마음에 담고 거기에 감정의 테두리를 두른다는 건 강과 바다가 만나는 경계에 선을 긋는 것처럼 참 모호한 일이에요.
물론 가끔은 어떤 조건 하나가 발동해서 갑자기 사람이 좋아지거나 싫어지는 일도 있긴 하죠. 제 경우엔 누군가 싫어질 때 그런 일이 종종 있는데, 조건은 바로 ‘말’이에요. 해서는 안 될 말을 할 때. 이런 식으로 사람을 밀쳐내는 말의 종류는 많습니다. 모욕이나 비하를 목적으로 하는 욕설이나 비속어부터 특정한 언어습관(이를테면 일베의 말투)까지, 대개 증오와 혐오가 담긴 말들이 그렇죠. 이런 말들은 발화자가 누구인지 상관없이 그 사람과 나 사이에 벽을 세웁니다. 벽 너머에 있는 대상이 다시 좋아지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어떨 때는 멀쩡한 말이 그런 역할을 하기도 해요. 딱히 다른 사람을 상처 입히려는 의도를 가진 뾰족한 말이 아님에도 누가 말하느냐에 따라 그전에는 별다른 감정이 없었던, 심지어 호감 갔던 사람이 싫어지는 일이 생기기도 하더라고요. 다른 이가 말했다면 아무 일도 없었겠지만 하필 특정 맥락 속에서 해석될 수밖에 없는 누군가가 그 말을 내뱉는 바람에 말이에요. 예컨대 책을 좀 읽는 사람이라면 이런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 출판사 책은 영 별로야.” 하지만 책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이 그렇게 말하면 좀 곤란합니다. 이렇게 말할 수는 있어요. “그 출판사 책은 나랑 안 맞아.”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말이에요. 전자에는 생략된 말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에요. “그 출판사 책은 별로야. 그런 걸 책이라고. 우리 출판사 책들 정도는 돼야지.” 물론 ‘나무야 미안해’ 수준의 책들도 많이 있음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자신의 책이 더 품격 있고 훌륭하다는 걸 드러내기 위해 다른 이들이 공들여 만든 책을 함부로 폄하하면 곤란하다는 말입니다. 어떤 면에서 곤란하냐고요? 출판등록이 취소되냐고요? 서점 거래가 끊기냐고요? 아뇨, 그럴 리가요. 그냥 제가 딱 싫어합니다. 그런 사람들.
얼마 전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프로야구 관계자들이 요즘 학생들은 운동할 시간이 없어서 문제다, 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기사를 보았어요. 그 뒤에 이어지는 말은 뻔한 이야기였습니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리그의 경기력이 저하되고 있다, 국제대회에서 활약할 수 있는 스타 플레이어가 없다 등등. 2002년 겨울부터 모든 스포츠 관람이나 응원에 관심을 끊었다가 2~3년 전부터 프로야구 중계를 조금씩 챙겨보기 시작한 터라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안되었어요. 뒤에 이어진 말은 스포츠에 담을 쌓아도 알 수 있는 얘기였지만 학생들이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말은 금시초문이었습니다. 예전에 운동부 친구들은 교실에서 얼굴을 볼 수 없을 정도로 학교에 있는 거의 모든 시간을 운동만 했던 것 같은데 그걸로도 부족하다는 말인가? 요즘 학생들은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18시간밖에 안 되나? 유튜브 보느라고?
세월이 변하긴 했더라고요. 2010년부턴가 해서 학생운동선수들이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학습권 보장 제도가 시행되고 있었어요. 학생선수들이 참여하는 대회는 학업이 없는 주말에 개최한다든지 대회나 훈련을 위한 출석인정 결석을 제한한다든지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최저 성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든지 하면서 말이에요. 생각해 보니 진작에 필요한 정책이었어요. 운동을 해서 대학에 가고 국가대표가 되고 프로 시장에 진입하는 이들이 전체 학생선수 중에서 얼마나 되겠어요. 대부분의 학생선수들이 운동으로부터 멀어져 일반 학생들처럼 사회생활을 해야 할 텐데 학창시절에 공부를 포기해 버리면 앞날이 얼마나 막막하겠어요. 이런 제도가 왜 이제서야(라고 하기엔 10년도 더 전이지만..) 시행됐는지,라는 생각마저 들었어요.
이에 대한 반론이나 볼멘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는 있어요. 학생선수를 둔 부모나 현장 지도자의 입장에선 운동에 조금 더 욕심이 날 경우도 있고, 스포츠 분야의 연구자들이 보기에 정책의 부족한 점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만능 제도란 건 없잖아요. 방향에는 동의하면서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한 논의는 활성화되어야겠죠.
하지만 앞서 말했던 프로야구 관계자들은 그런 말을 하면 안 되는 사람들이에요. 그들은 성공의 정점에 서봤던 사람들이니까요. 그들의 말은, 비록 소리 내어 내뱉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렇게 들릴 거예요. 그런 식으로 하면 나처럼 성공할 수 없다. 내가 성공하기 위해서 얼마나 피땀 흘려 노력한 줄 아느냐. 그런데 우리는 이미 알고 있어요. 노력의 크기만으로 성공 여부가 결정되지 않는다는 걸요. 타고난 재능도 필요하고 주변 환경의 뒷받침도 필요하고 적절한 운도 필요하다는 걸요. 프로 선수가 되지 못하고 운동을 그만두는 사람 중에도 정말 죽을 만큼 노력하고 시간을 투자한 사람이 얼마나 많겠어요. 성공한 사람일수록 ‘노력하면 된다’라는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는 법이에요. 생각할수록 딱 싫어지네요. 그 사람들.
이렇게 운동과 공부의 복잡미묘한 얽힘에 관해 생각하다가 문득 동네책방의 현실에 대한 걱정으로 시무룩해졌습니다. 네? 갑자기?
“책만 팔아서는 유지하기 힘들어요.”
동네책방을 운영하는 분들과 직접 인연이 있다면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사실 동네책방의 단골손님만 되어도 충분히 들어봤을 법한 말일 거예요. 책만 팔아서 서점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건 그다지 비밀도 아니니까요. 상황이 이런 터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동네책방은 서점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플러스알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유료 독서모임이나 북토크, 문화행사 등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아요. 그건 책을 판매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동네책방의 핵심 사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플러스알파에 해당하는 건 책이나 디자인과 관련된 외주 활동, 직접 책을 펴내는 출판 활동, 교육 커리큘럼 운영, 술이나 음료 판매 등이에요. 학생운동선수를 위한 학습권 보장 제도 같은 건 없지만 월세와 생활비의 보전을 위해서 뭐라도 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가장 대표적인 건 아마 카페 운영일 거예요. 학업과 운동, 카페와 서점, 커피와 책, 원두와 원고..?
커피와 책. 저희를 오래 봐오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월간소묘]도 처음엔 커피와 책으로 시작했어요. 매달 추천할 만한 커피 원두를 골라서 정성껏 볶은 다음 그 향과 맛에 꼭 어울리는 책을 함께 보내드리는 정기구독 서비스였죠. 커피와 책이 든 박스에 짧은 편지를 함께 적어 동봉했는데 그게 [월간소묘: 레터]의 기원이 되었고요. 그러다가 출판사를 시작하면서 정기구독 대신 커피와 책 추천를 담은 뉴스레터로 바뀌었고 어느 순간 커피 이야기가 아닌 다양한 연재 글과 오후의 소묘 소식이 담기게 되었습니다.
어쩌다 커피와 책을 묶게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둘은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커피야 짝을 이루는 대상을 다양하게 고를 수 있을 테지만, 책은 독서가 고독한 행위다 보니 무언가와 어울리기 어렵습니다. 술과 책, 이렇게 즐기는 분들도 적지는 않겠지만 어느 순간 술이 책을 압도해 버리기 쉬운 위험한 조합이죠. 담배와 책, 글쎄요,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네요. 쿠키와 책, 손에 뭔가 묻으면 번잡해져서 독서에 집중하기 힘들지 않을까요. 그런데 커피와 책은 각자 구축한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부드러운 조화를 이루죠. 특히 책이 중심일 때 커피는 그 향만으로도 독서 만족도를 두 배쯤 높여주는 것 같아요. 혹시 커피를 즐기지 않거나 카페인이 부담스러운 분들은 커피 자리에 각자 좋아하는 차를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일 거예요.
어쨌거나 이달의 산-책은 커피를 찾아서, 아니 책을 찾아갔더니 커피와 함께였던 곳에 다녀왔어요. 서울에서 KTX를 타고 한 시간 남짓, 교통의 중심지이자 여자배구 KGC인삼공사의 연고지인 대전을 찾아갔습니다.
이름부터 흥미로운 공간인 ‘즐거운커피×한쪽가게’는 처음에 ‘즐거운커피’라는 이름의 카페였다고 해요. 단골손님들이 만든 수공예품이나 작품을 카페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테이블 하나를 따로 빼서 운영하기도 했는데 그 이름이 ‘한쪽가게’였고요. 그리고 카페 시절부터 책을 매개로 한 독서모임 등을 활발하게 운영하셨다고 해요. 그렇게 부천에 있다가 대전으로 내려오면서 책방을 함께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어차피 카페의 일부가 무언가를 판매하는 ‘한쪽가게’였으므로 두 이름을 합쳐서 커피와 책이 있는 공간이 된 거죠. 인스타그램의 소개를 볼까요.
한쪽가게(즐거운커피)
읽는 사람을 위한 작고, 조용한 공간.
책과 커피가 있어요.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느낌이 왔습니다. 따뜻한 공간이다. 가게를 잠깐 둘러보는 중에도 잘 꾸며놓은 곳곳에 눈길이 갔어요. 적절한 위치에 자리 잡은 작은 조명들, 체리 원목 톤으로 칠해진 가구들 사이에 놓인 아담한 식물들, 안쪽 서가 바닥의 널빤지 마루, 조용히 앉아 책 읽기 좋은 작은 책상과 의자들, 그리고 은은하게 퍼지는 커피 향. 주인장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꾸며졌지만 단순히 그 취향을 전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람을 반기는 마음이 듬뿍 담긴 곳이었습니다. 환대의 공간이었다고 말하고 싶어요.
대표님이 내려준 커피를 마시며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은밀하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콘셉트인 소소한 산-책에서는 드문 일이죠. 간혹 책방 구경을 마친 뒤 계산대에서 책값을 치르며 인사를 하고 대화를 주고받은 적은 있어도 이렇게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고 앉아서 얘기를 나눈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 덕에 부천에서 대전으로 내려온 이야기나 ‘한쪽가게’라는 이름의 기원에 관해 알게 되었죠. 대전에서 유명한 떡볶이집의 정보도 알게 되었고요.(중요!)
얘기를 나누는 동안 공간의 꾸밈에 계속 눈이 가서 대표님한테 여쭤봤습니다. 혹시 가게 인테리어를 어디다 맡긴 건 아니시죠? 아무리 봐도 공간을 직접 꾸미신 것 같았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그렇다고 하셨어요. 페인트부터 해서 책장과 테이블 등의 가구를 만드는 것까지 전부 직접 했다고, 힘들어서 두 번은 못 하겠더라고. 처음 가게에 들어설 때 왜 환대의 공간이라고 느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 가장 편안하고 오래 머물 수 있는 곳으로 개방된 공간을 꾸미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앞서 말한 것처럼 자칫 개인의 취향을 전시하는 공간이 되어버리거나 호스트 자신만 편안한 공간이 되기 일쑤라서요. 전문가들이 괜히 있겠어요.
한쪽가게는 주인장이 느끼는 편안함과 아늑함을 손님들이 그대로 느낄 수 있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공간 인테리어에 대한 기본적인 감각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겠지만 그것보단 사람을 대하는 마음과 태도로 인한 것이었다고 생각해요. 서점은 책을 판매하는-구입하는 공간입니다. 맘에 드는 책을 고르기 위해 따로 준비된 자리에 앉아서 읽을 수도 있고, 추천할 만한 책이 있는지 주인장한테 물어볼 수도 있지만 이때의 읽기와 대화는 모두 책의 구매를 전제로 한 것이에요. 책을 산 다음에 읽는 일은 책방과 상관없죠. 어디에서 읽든지, 어떻게 읽든지. 책방이니까 어쩌면 당연한 것일 테고 이 과정에서 주인장과 손님 모두가 느끼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독서모임 등이 따로 존재하는 것일 수도 있고요.
그런데 한쪽가게는 읽는다는 것에 관해 적극적으로 말하고 있는 책방이었어요. 이 공간에서 책을 읽어보세요. 책을 읽다 하고픈 말이 있으면 언제라도 말씀하세요. 우리 함께 읽어요. 읽는 사람을 위한 작고, 조용한 공간이란 콘셉트는 한쪽가게의 서가에 꽂힌 책들을 통해서 더 적극적으로 드러나는데요. 책장에 있는 책들을 살피다가, 여기엔 책방 대표님이 진짜 좋아하는 책들만 모여 있다는 걸 금세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대표님의 말에 따르면, 손님이 어떤 책을 고르더라도 ‘어머, 내가 정말 좋아하는 책을 고르셨네!’라고 매번 감탄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같은 책을 좋아하는 이로서의 공감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테고요. 이 얼마나 멋진 전략(!)인가요.
저녁에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를 예매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머물고 싶은 공간이었습니다. 즐거운커피×한쪽가게는 보통의 카페처럼 2인석, 4인석 테이블이 나란히 놓인 것이 아니라 공간 가운데 사람들이 둘러앉을 수 있는 커다란 테이블이 전부예요.(벽과 창으로 붙은 작은 독서 테이블들이 더 있긴 하고요.) 커피보다 독서에 더 알맞은 카페라고 할까요. 여기에선 커피와 책이 함께일 때 공간의 진정한 의미가 발생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맛있는 커피 한 잔을 두고 가만히 책 읽기 좋은 공간. 저 역시 체력(?)이 허락하는 만큼 이곳에서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추천받은 떡볶이집만 아니었다면 한참 더 있었을 텐데….
즐거운커피×한쪽가게가 환대의 공간이라면 그 기원은 바로 대표님이었습니다. 몇 마디만 나눠봐도 상대방의 성격과 품성을 알게 되는 경우들이 있는데요. 한쪽가게 대표님과 책 얘기, 사람 얘기,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는 동안 따뜻한 환대가 얼마나 몸에 배어 있는 분인지 금방 알 수 있게 되더라고요. 게다가 이런 말도 있잖아요. 첫 만남에서 자신이 아끼는 떡볶이집의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은 없다.
대전을 두고 ‘노잼도시’라고 놀리는(혹은 자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놀릴 땐 놀리더라도, 일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성심당 본점(!) 빵을 사 올 수 있는 도시는 오직 대전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셨으면 해요. 그리고 커피와 책이 어우러진 환대의 공간이 있는 도시라는 걸요. 얼마나 좋아요. 빵과 떡볶이, 커피와 책, 따뜻한 공간과 사람, 즐거운커피×한쪽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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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묘의 산 책
한쪽가게는 책을 한 권 한 권 정성껏 소개하는 곳이라고 오래전부터 생각했어요. 가본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전해지니까요. 마침내 고대하던 그 공간에 들어섰는데, 책들이 외따로 자기 존재를 뽐내는 것이 아니라 서로서로 기댄 모양이 마치 하나의 책인 것만 같았어요.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책이 층층이 한 칸씩을 차지하고 있는 풍경에 기쁜 웃음이 새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책과 저 책이 함께 있어 만들어내는 이야기들을 들으며, 종수가 많다고는 할 수 없음에도 오랜 시간 책장 앞에 머물렀습니다. 작고 짙은 경험이었어요 :)
그중 정은 작가님의 책들이 누워 있는 것을 보고 무척 반가웠는데요. <커피와 담배>는 레터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고, <산책을 듣는 시간>도 정말 좋아하는 소설이에요. 그래서 정은 작가님의 신간 산문집 소식을 막 접하고 기대하던 참이었는데 마침 그곳에. 그렇게 <기내식을 먹는 기분>을 집어들었습니다. 대표님도 정은 작가님 좋아하시는구나! 내적 친밀감 200% 상승해 버려서 계산할 때 호들갑을 안 떨 수 없었어요…(남들이 보면 그게 호들갑이야? 할 수 있음주의)
그리고 그간 계속 미루기만 했던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올리브 키터리지>가 드디어 저와 이실장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자기를 좀 보라고. 왜 이곳에서 더 특별해 보였을까, 역시 계산할 때 알 수 있었는데요? “이 책 너무 좋죠!”라는 대표님의 작은 외침. 그 목소리가 다른 <올리브 키터리지>가 아닌 바로 제가 산 그 <올리브 키터리지>에 깃들어 있었던 게 아닐까. 아무튼 전 아직 읽지 않았는데 그 사실도 잊고(응?) 왜 이 책을 골랐는지 좋아하는지 대답하고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한쪽가게 크리스마스 꾸러미’를 끌어안았습니다. 저는 책과 커피와 양말을 좋아하고, 그 세 가지가 모두 담겨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크리스마스고요. 연말의 책방에서 이런 꾸러미를 놓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어서 연말의 책방들로 달려가시길, 어서들 집어드시길. 메리 크리스마스예요.
* ‘소소한 산-책’ 코너에서 독자 투고를 받습니다. 제 걸음이 미처 닿지 못한 곳들의 이야기도 전하고 싶어요. 분량 제한은 없습니다. 짧아도 좋고요. 자유롭게 여러분의 산-책 이야기 들려주세요. 해당 메일(letter@sewmew.co.kr)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선정된 분께는 오후의 소묘에서 준비한 굿즈와 신간을 보내드립니다. 소중한 원고 기다리고 있을게요.
‘소소한 산-책’은 [월간소묘 : 레터]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소소한 산-책]
2020년 – 아침달북스토어/서점 리스본, 포르투/그림책방 곰곰/오래된미래/책방 같이[:가치] ••• 땡스북스/유어마인드 ••• 이후북스 ••• B-PLATFORM ••• 북새통문고/스틸북스/이후북스 ••• 편지 ••• 락군展/보안책방 ••• 지혜의 서재 ••• 월간소묘를 좇아- ••• 리브레리아 Q ••• 브로콜리 숲/지혜의 서재
2021년 – 작업책방 ‘ㅆ-ㅁ’ ••• 번역가의 서재 ••• 한낮의 바다 ••• 책의 기분 ••• 리브레리아 Q ••• 책방 모도 ••• 동아서점 ••• 삼일문고 ••• 노말에이 ••• 한낮의 바다 ••• 라바북스 ••• 북스피리언스
2022년 – 동네책방 ••• 책방 시나브로 ••• 플라뇌즈 ••• (북새통문고)① ••• 스페인책방 ••• 구산동도서관마을 ••• 즐거운커피×한쪽가게
2023년 – 밤의서점 ••• 부비프 ••• 이랑 ••• 순천의 책방들(책방심다/도그책방/골목책방 서성이다/취미는 독서) ••• 조이책방 ••• 스테레오북스/비온후책방
2024년 – 마리서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