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치코

 

구독 중인 뉴스레터(마이 마인드풀 다이어리)의 글을 읽다가 신기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정부24에서 초중고 시절 생활기록부를 다시 볼 수 있다길래 다운 받아보았다.” 오잉! 정부24 사이트에서 저런 것까지 서비스한다고? 부랴부랴 잊었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찾아서 로그인해 보았습니다. 정말로 ‘유치원 및 초중등학교 학교(유치원) 생활기록부 증명’이라는 이름의 메뉴가 있더군요. 학교 이름을 바로 검색할 수 있길래 (학교 이름 검색하는 데 왜 개인 인증을 요구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졸업한 국민학교(!) 이름을 찾아서, 대체 뭐라고 적혀 있을까? 나는 국민학교 때 어떤 아이였을까? 약간은 떨리는 마음으로 클릭했습니다. 그런데 짜잔, ‘신청인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럼 그렇지, 그게 얼마나 오래전 일인데, 인터넷에서 일제시대 땅문서 찾는 것도 아니고, 왠지 모를 허망함으로 웹브라우저의 창을 닫았습니다.(하지만 일제시대 토지대장은 이미 전산화가 되어 있다는 사실..)

 

새삼 제가 옛날 사람임을 확인하고야 말았습니다. 옛날 사람 맞지요. 생가生家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어떤 사람이 태어난 집’이라는 뜻입니다. 이순신 장군 생가터나 윤동주 시인 생가처럼 유명 인물의 생애를 기록하는 지침으로 쓰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사전 속에만 있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모든 아이가 병원에서 태어나니까요. 단어의 뜻을 바꾸지 않는 한, 세기말-밀레니엄 정도를 기점으로 그 이후에 출생한 인물의 생가나 생가터는 애초에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대전의 자랑’ 안유진(누군지 모르시면 검색!😉) 씨가 역사에 어마어마한 이름을 남긴다고 해도 후세의 추종자들은 그의 생가를 방문해 업적을 기리며 감사하는 순례길에 오를 수 없습니다. 명색이 대전이니까, 어쩌면 빵지순례 정도는 가능하겠지만서도.. 아무튼요.

 

그런데 말입니다. 저는 생가터가 있습니다. 십수 년 전까지는 생가도 있었는데 부모님이 도시를 떠나 고향으로 내려가시며 옛집을 헐고 새집을 짓는 바람에 생가터가 되어버렸습니다. 제 또래가 모두 그랬던 건 아닐 테지만 고향이 시골이어서 저도, 두 살 아래인 동생도 모두 집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그 옛집에서 여섯 살 때까지 살았습니다. 부모님이 고향을 떠나 도시로 나간 후에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셨기 때문에 초등학교.. 아, 국민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방학 때면 1~2주씩 내려가 머물곤 했습니다. 지금에 비하면 시골에도 사람이 많이 살던 시절이라 함께 놀아줄 동네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산과 들로 뛰어다니기도 했지만 대개는 마을 자체를 놀이터 삼아 동무들과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크게 잡아도 반경 200~300미터 정도의 작은 시골 마을이었지만 그때는 구석구석 다닐 데가 많아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듯이 놀곤 했습니다.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면서는 방학 때 하루나 이틀 집(생가!)에만 머물다 오는 게 고작이어서 골목을 나다닐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조부모님이 돌아가신 뒤에는 빈집으로 오래 방치되어 있었고요. 시간이 흘러 부모님이 새집을 지어 들어가시고 몇 년 뒤에야 다시 동네를 차분히 걸어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명절에 만난 조카가 밖에 나가 산책을 하자고 졸라서 집들이 이어져 있는 정도까지 마을의 양쪽 끝을 왕복했습니다. 간혹 지나치는 사람이 있었지만 아는 얼굴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무성하게 자란 풀숲이 마당을 지나쳐 안채의 지붕까지 덮고 있는 폐가도 더러 보였습니다. 기억과 많이 달랐습니다. 무엇보다 마을이 너무 작았습니다. 얼마 안 간 것 같은데 금세 동네의 끝이 나오고, 돌아서 다른 쪽으로 가보지만 역시나 조금만 걸어도 논밭과 도로만 있는 풍경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나 작았구나,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거치는 내내 머릿속에 남아 있던 마을의 이미지는 자그마한 아이의 시선으로 모델링되었던 거구나 싶어 신기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또 하나의 큰 마을(이라기엔 너무 거대하지만..)은 부산입니다. 외가 쪽 친척들이 부산에 많이 계셔서 초등학생 때까지는 방학 때 자주 놀러가곤 했습니다.(부모님이랑 함께 간 게 아니라 동생과 둘이 다녔는데, 꼬맹이들이 용감하게 많이도 돌아다녔네요.) 부산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방문 목적지였던 사상구 모라동의 큰이모네와 북구 덕천동의 큰외삼촌네 동네를 벗어날 일이 거의 없어서, 이동의 경험으로는 마산과 큰 차이를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대신 이름만 들었을 뿐 가보지 못한 곳들로써 부산의 크기를 짐작하게 되었죠. 서면, 조방앞, 남포동, 자갈치시장 등등 어른들의 대화에 등장하는 동네가 무지 많은데 어느 곳도 혼자서 갈 수는 없었으니까요. 이미 5~6학년 즈음에 벌써 친구들과 함께 싸돌아다니며 마산이라는 도시의 동서남북 끝을 눈으로 확인했던 용감한 초딩이었지만 부산은 스케일이 전혀 달랐습니다. 스타크래프트로 치자면 미니맵의 검은 구름이 하나도 걷히지 않은 상태였지요.

 

가끔은 미니맵을 밝히며 부산의 크기를 체감했던 적도 있습니다. 친가 쪽 친척 중에는 막내 할아버지가 유일하게 부산에 계셨는데, 그 집에 저보다 한 살 적은 아들이 있어서 간혹 놀러가곤 했습니다.(촌수로는 아저씨와 조카지만 그냥 친구로 지냈습니다.) 기왕 부산에 간 김에 한 곳 더 들르는 게 큰일은 아니지만 문제는, 막내 할아버지네 댁이 온천장 쪽이라 사상에서 가기엔 꽤 먼 거리였다는 점입니다. 최근에 제3만덕터널이 개통하면서 부산의 북구와 동래구를 잇는 만덕고개를 통과하는 길이 세 개나 되었지만 당시에는 꼴랑 하나의 만덕터널밖에 없었습니다. 거긴 지옥의 터널이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경험으로도 그랬고 인터넷으로 기록으로도 그랬습니다. “도로는 왕복4차선이었으나 터널은 왕복2차선이어서 제2만덕터널이 생기기 전까지 극심한 정체를 겪었다.”(위키백과) 극심한 정체라니, 초등학생은 어떻게 느꼈을까요? 버스에 앉은 채 아무리 졸고 뒤척여도 차량의 행렬은 끝날 줄 몰랐습니다. 시간이 멈춘 것 같았습니다. 아니 무한의 시간 속에 갇힌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기억이 제 머릿속에 모델링된 부산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키웠습니다. 가도 가도 끝에 닿을 수 없는 도시, 부산.

 

성인이 되고 난 후에도 부산에 갈 일이 적진 않았지만 전부 일이나 경조사로 특정 스팟만 방문했다가 돌아오는 식이어서 도시의 크기를 체감할 일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2박 3일의 일정으로 내려가면서, 고향 마을의 크기가 어른의 시선으로 재조정된 것처럼 부산의 모델링 사이즈도 줄어들지 않을까 예상했습니다. 에계, 부산이 겨우 요만한 도시였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부산은 어른의 스케일로도 거대한 도시였습니다. 은평구에 있는 집, 사무실만 왕복하며 가끔가다 신촌이나 합정 정도밖에 다니지 않는 입장에서 서울의 크기를 딱 그 정도로만 체감하며 살다가 해운대에 숙소를 두고 보수동 책방골목, 서면, 온천카페거리, 망미골목 등을 다녀보니까 부산은 엄청나게 큰 도시더라고요. 평소 생활 반경의 수십 배가 넘게 돌아다닌 것 같은데 그게 부산 전체 면적의 1/3 정도나 되려나 모르겠네요. 완전 슈퍼울트라그랜드메가시티였습니다.

이번 소소한 산-책은 한반도 남쪽의 거대 도시에 자리한 작은 동네서점 두 곳, 스테레오북스와 비온후책방을 다녀왔습니다.

 

 

먼저 동래구 온천천로에 있는 스테레오북스로 향했습니다. 동네에 도착할 때까지는 몰랐는데 거기가 카페거리더라고요. 이름에 걸맞게 골목을 따라 카페가 줄지어 있었고 바로 옆으로는 온천천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불광천을 사랑하는 은평구 주민으로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온천천은 불광천이 시냇물로 여겨질 정도로 넓게 흐르고 있었고 양쪽 천변으로 산책로도 잘 닦여 있었습니다. 다만 아무리 둘러봐도 오리가 보이지 않아서, 부산이니까 갈매기가 있어야 하나 싶기도 했지만.. 불광천의 마스코트인 오리들에게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인지 조금 아쉬웠습니다. 카페거리라고는 해도 3~4층 규모의 빌라와 단독주택들이 늘어선 주거지역이었습니다. 온천천에 면한 도로를 제외하고는 상가 건물이 거의 없어서 카페거리라는 이름치고는 비교적 조용하고 차분해 보였습니다.(평일 오후에 방문했는데 저녁때나 주말엔 또 어떨지 모르겠네요.)

 

스테레오북스도 가정집을 개조한 건물의 2층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책방 내부는 벽면과 책장 전체가 마호가니 톤의 차분하게 단장된 공간이었습니다. 이름부터 ‘스테레오’라서 뭔가 음악과 관련된 공간이겠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책방을 쓱- 하고 한번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었습니다. 매장의 제일 안쪽 벽에 LP들이 가지런하게 진열되어 있었고, 곳곳에 음악 관련 포스터들이 붙어 있었거든요. 책방에 있는 책들을 꼼꼼히 둘러보자 음악에 관한 특징이 더 도드라졌습니다. 4개의 매대 중 1과 1/2개의 매대에 음악 관련 책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전체 매대 면적의 약 38%가 음악 관련 책이라니, 지금은 문학, 인문, 예술 등의 분야와 독립출판물까지 다양하게 다루고 있지만 아마도 책방이 처음 시작했을 때는 100% 음악 전문 서점이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보니 스테레오북스의 로고도 LP판과 책을 합친 모양이었습니다. 나름 직장인 밴드에서 청춘(?)을 불태웠던 입장에서 마치 동료를 만난 것마냥 반가웠습니다. 대체 음악을 얼마나 좋아하시길래!

 

음악 말고도 책방의 책들은 예술 관련 분야의 비중이 높아 보였습니다. 책방에서 가장 추천하는 책을 매대에 올려놓는다고 봤을 때, 보통은 그 자리를 차지하기 어려운 영화나 건축 분야의 책들도 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밖에는 인문, 취향, 에세이 책들이 조금씩 자리하고 있었고요. 그리고 (어쩌면 제 입장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건 널따란 창문을 가로질러 설치된 선반에 그림책이 가지런하게 진열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한눈에 딱 봐도 아이들을 위한 구성은 아니었고 어른들을 위해 추천하는, 작품으로서의 그림책 목록이었습니다.(너무 기쁘고 반갑게도 오후의 소묘 책들이 잔뜩 🥳)

 

그렇게 책방을 찬찬히 구경하다가 이상한 점을 한 가지 발견했습니다. 독립서점이나 동네책방은 대형서점과 달리 주인장의 가치나 취향에 기반한 큐레이션만으로 도서를 진열하곤 합니다. 단순히 베스트셀러/스테디셀러가 아니라 책방의 색깔을 드러내는 책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죠. 그런데 아무리 그렇게 해도 전체 시장에서 잘 팔리는 책이 얼마쯤은 진열 목록에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베스트셀러란 게 많은 사람에게 선택된 책인 만큼 좋은 책일 확률이 높은 게 사실이니까요. 그런데 스테레오북스의 매대에는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등의 베스트셀러 순위 50위 안에 들어 있는 책이 한 권도 없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마저 찾아볼 수 없었으니 말이에요. 이건 책방 대표님의 고집일까? 전략일까? 궁금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렇게까지 베스트셀러가 없을 수가 있나.. 하지만 덕분에 스테레오북스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평소에 관심도가 낮았던 음악 분야의 책을 잔뜩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고요.

 

책방 내부의 인테리어가 왠지 맥주를 딱 한잔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요. 역시나 맥주를 마실 수 있었습니다! 어디에서? 책방 건물 1층이 ‘ㅎㅎㅎ(흐흐흐)’라는 맥주/와인 탭하우스&보틀숍이더라고요. 책이 있고 맥주가 있고 카페가 잔뜩인 데다 바로 옆에 온천천까지! 부산에 거주하신다면 나들이 코스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 같은 책방이었고, 부산을 방문하는 외지인이시라면 따로 시간을 내어 찾아가도 후회는 없을 동네였습니다. 저도 다음에 부산을 가게 된다면 꼭 다시 찾아갈 예정입니다. 다만 숙소는 해운대가 아닌 다른 곳에.. 해운대에선 좀 멀더라고요 :)

 

 

비온후책방은 스테레오북스가 있는 동래구보다 남쪽인 수영구에 있었습니다. 광안리해수욕장이 수영구에 있는데 책방은 짠물 냄새도 맡을 수 없을 만큼 바다와 멀었습니다. 수영구가 크더라고요.. 이번 부산 방문은 어쩌다가 골목 투어를 하게 되었습니다. 온천천카페거리에 이어 찾아간 곳은 ‘망미골목’이었습니다. 수영구 홈페이지에 ‘문화예술공간이 가득한 “문화르네상스”가 꽃피는 골목입니다.’라고 소개되어 있는데, 설명대로라면 자발적으로 모인 문화 관련 업종이 젊은 층의 발걸음을 이끌어 새로이 활기를 찾은 구도심 문화 공간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비온후책방을 찾아가고 나오며 봤던 망미동의 골목 분위기만으로는 활성화된 문화 공간이라는 걸 크게 체감할 수 없어서, 관청에서 주도하는 선언적 사업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조금 들기도 했습니다. 다음에 제대로 망미골목을 돌아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언제가 될지는..

 

이번에도 역시 가정집을 개조한 건물이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비온후책방은 출판사의 업무 공간을 겸하고 있었는데 사무실 비중이 높아 책방의 면적은 좁은 편이었습니다. 그래도 책장에 빼곡하게 많은 책이 꽂혀 있었습니다. 서너 개의 매대도 꼼꼼히 진열되어 있었고요. 분야별로 책이 나뉘어져 있었는데 이곳 역시 음악, 미술 분야의 책이 비교적 잘 보이는 곳에 도드라지게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또한 책방 한편에는 전시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갔을 때도 그림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고요. 서점으로 여유롭지 않은 면적인데도 이렇게 전시 공간까지 두다니, 문화와 예술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리고 책방에는 여행이나 로컬 관련 책들도 많았습니다. 이건 책방의 관심사와 관련 있어 보였는데요. 책방이 생기기 훨씬 전부터 ‘비온후’라는 이름으로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부산의 지역 문화와 관련된 책을 꾸준히 출간하셨더라고요. <기억하는 도시 부산> <나를 찾아 떠나는 부산순례길> <부산 영화로 말하다> <청춘 부산에 살다> <부산의 고개> 등등, 별도의 책장에 진열된 비온후의 책들이 제목으로 말하고 있었습니다.

 

책방에서 가장 반가웠던 건, 바로 고양이!(그래서 고양이 관련 책도 제법 많았습니다.) 삼색이와 카오스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듯한 무늬를 가진 예쁜 아이였습니다. 책방 손님들에게 곁을 내주는 스타일은 아닌 듯했어요. 몇 번 지나쳐 가길래 반갑게 인사를 건네봤지만 무심하게 그냥 제 갈 길을 가고 말더라고요. 그래도 얼마나 예쁜지! 출판사의 사무실 공간이 별도로 있어서 외부인의 드나듦이 많은 책방이지만 큰 스트레스 없이 지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이 이름을 물어보지 못한 게 영 아쉽네요. 책이 있고 고양이가 있고 출판사가 있고, 어, 저희 집이랑 비슷한데요? 책과 고양이 둘 다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은 없다고 했는데..

 

비온후책방을 나와 망미골목을 걸어 F1963을 둘러보는 것으로 부산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F1963은 원래 1963년에 세워진 오래된 와이어 공장이었다고 해요. 그러다 2008년에 공장이 멈추고 도심 한가운데 흉물처럼 남아 있다가 2016년에 부산비엔날레 특별전시장으로 사용되면서 문화공간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보였고 이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고 합니다. 전부를 둘러보진 못했지만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었습니다. 새로운 비전을 보이기 위해 공들인 흔적이 곳곳에 녹아 있는 근사한 공간이었습니다. 그리고 F1963에도 책방이 하나 있었지만 거긴 동네책방이 아니라 패스.. 하고요. 이번 부산 방문의 메인 키워드는 문화와 예술이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방문한 책방 두 곳 모두 그런 색채가 강했던 것 같습니다. F1963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러니까 문화와 예술의 도시 부산, 잠깐만요, 평소 알고 있던 부산의 이미지랑 좀 다른 것 같기도 한데요. 부산 하면 떠오르는 건 야구(장에 막 불 지르고..), (깜빡이 안 넣는 걸로 유명하다는) 운전문화, 어묵, 돼지국밥, 광안리, 해운대 등등 여기 어디에 문화와 예술이.. 그래도 뭐 어떻습니까. 사람도 도시도 시대에 맞게 변해가는 법이니까요. 이제부터 부산은 문화와 예술의 도시! 아참, 부산국제영화제 :)

 

스테레오북스

 

비온후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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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묘의 산 책

 

 

 

* ‘소소한 산-책’ 코너에서 독자 투고를 받습니다. 제 걸음이 미처 닿지 못한 곳들의 이야기도 전하고 싶어요. 분량 제한은 없습니다. 짧아도 좋고요. 자유롭게 여러분의 산-책 이야기 들려주세요. 해당 메일(letter@sewmew.co.kr)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선정된 분께는 오후의 소묘에서 준비한 굿즈와 신간을 보내드립니다. 소중한 원고 기다리고 있을게요.

 

‘소소한 산-책’은 [월간소묘 : 레터]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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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산-책]

2020년 – 아침달북스토어/서점 리스본, 포르투/그림책방 곰곰/오래된미래/책방 같이[:가치] ••• 땡스북스/유어마인드 ••• 이후북스 ••• B-PLATFORM ••• 북새통문고/스틸북스/이후북스 ••• 편지 ••• 락군展/보안책방 ••• 지혜의 서재 ••• 월간소묘를 좇아- ••• 리브레리아 Q ••• 브로콜리 숲/지혜의 서재

2021년 – 작업책방 ‘ㅆ-ㅁ’ ••• 번역가의 서재 ••• 한낮의 바다 ••• 책의 기분 ••• 리브레리아 Q ••• 책방 모도 ••• 동아서점 ••• 삼일문고 ••• 노말에이 ••• 한낮의 바다 ••• 라바북스 ••• 북스피리언스

2022년 – 동네책방 ••• 책방 시나브로 ••• 플라뇌즈 ••• (북새통문고)① ••• 스페인책방 ••• 구산동도서관마을 ••• 즐거운커피×한쪽가게

2023년 – 밤의서점 ••• 부비프 ••• 이랑 ••• 순천의 책방들(책방심다/도그책방/골목책방 서성이다/취미는 독서) ••• 조이책방 ••• 스테레오북스/비온후책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