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산-책] 고양, 이랑
글: 이치코 마포구가 아주 ㅈㄹ.. 아니 엉망입니다.[*] 지난해 11월 마포구 관내에 있는 작은도서관에 스터디카페를 추가하려다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슬쩍 한발 물러선 일이 있었습니다. 논란이 일자 마포구는 작은도서관을 폐관하는 것이 아니라 기능을 재설계하는 것일 뿐이라며 해명했다지만, 글쎄요. 또한 도서관 예산의 30%를 삭감하라는 요구에 반발하며 이를 공론화(22년 11월)한 마포중앙도서관장을 직위해제(23년 4월)하고 파면(23년 5월)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괄호 안의 날짜를 보면 아주 일사분란하게 초스피드로 ...
[가정식 책방] 여긴 뭐하는 곳인가요?
글: 정한샘 1995년에 만난 그곳은 책방임이 틀림없었다. 루이스 버즈비가 <노란 불빛의 서점>을 펴내기 10년도 전이건만 그곳을 지금 표현해 보라면 딱 ‘노란 불빛의 서점’이다. 노란 불빛과 잔잔한 음악이 감도는 그곳에는 어깨에 숄을 두른 노년의 여성이 몸에 꼭 맞는 일인용 소파에 앉아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학교에 들어가는 골목은 좁고 길었다. 그 골목에 들어서면 잠시 후 우측에서 새어나올 그 노란빛을 상상하며 마음이 한 걸음 앞서 따뜻해지곤 했다. 등교할 때면 학교가 아니라 그 공간으로 들어가고 싶은 충 ...
[이치코의 코스묘스] 다정한 반복
모처럼 자랑거리가 생겼습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살아오면서 무슨 자랑거리가 있긴 했었나, 싶네요. 가만 보자..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뜻 맞는 동무들과 직장인 밴드를 했습니다. 참 열심히 했더랬어요. 두 종류 악기로 두 밴드를 오가며 합주실에 모여 연주를 하고 가끔은 다른 밴드들과 합동으로 장소를 빌려 공연도 하곤 했습니다. 늘그막(?)에 재미가 붙은 취미라 그런지 초창기에는 이 정도면 직업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했던 것 같아요. 연습도 많이 하고 합주도 많이 하고 공연도 1년에 두 번씩이나 막 하고! 시 ...
[소소한 산-책] 서울, 부비프
글: 이치코 도로공사 우승! 무조건 이 문장으로 글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소한 산-책’이 아니라 졸업 논문이어도 그랬을 거예요. 지난 4월 6일에 열렸던 챔피언결정전 5차전은 그만큼 극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배구를 안 보시는 분들을 위해 첫 문장을 풀어서 쓰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배구단이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배구단을 꺾고 우승했다.’ 시즌 초반 비실거렸던 경기들이 많았고, 중간에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 뒤에 경기력이 나 ...
[이치코의 코스묘스] 고양이 책 #1 총, 균, 쇠
[고양이 책]은 독서 기록입니다. 고양이에 관한 책일 필요는 없고 그저 고양이란 단어가 등장하기만 하면 됩니다. 독서 기록이지만 책 이야기가 될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고양이 이야기는 확실합니다. ───────── <총, 균, 쇠>는 유명한 책입니다. 그 책 나도 알지, 집에 있는데, 라고 하실 분들이 제법 많으실 거예요. 하지만 난 다 읽었지, 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의외로 적을지 모릅니다. 1998년에 한국어 번역판이 나오고 2019년까지 50만 부가 팔렸다고 해요. 많이 팔렸으니까 많은 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