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코의 코스묘스] 고양이 책 #1 총, 균, 쇠

[고양이 책]은 독서 기록입니다. 고양이에 관한 책일 필요는 없고 그저 고양이란 단어가 등장하기만 하면 됩니다. 독서 기록이지만 책 이야기가 될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고양이 이야기는 확실합니다. ─────────   <총, 균, 쇠>는 유명한 책입니다. 그 책 나도 알지, 집에 있는데, 라고 하실 분들이 제법 많으실 거예요. 하지만 난 다 읽었지, 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의외로 적을지 모릅니다. 1998년에 한국어 번역판이 나오고 2019년까지 50만 부가 팔렸다고 해요. 많이 팔렸으니까 많은 사 ...

[소소한 산-책] 서울, 밤의서점

글: 이치코   듀오링고를 시작했습니다. 연속 학습 일수가 24일이 되었고 사파이어 리그에 머물고 있으며 3위권 진입 횟수는 3번이고 지금까지 획득한 총 XP는 18,739점입니다.   영어 공부를 시작한 계기는, ‘I am a student’ 따위의 문장을 퀴즈로 풀고 있는 걸 공부라고 부를 수 있다면요, 요즘 한창 유행하는 ChatGPT라는 인공지능 챗봇 때문입니다. ChatGPT는 다른 챗봇들과 달리 주고받은 대화와 대화의 문맥을 기억할 수 있으며, 모종의 보고서나 실제로 작동하는 파이썬 코드를 비롯한 인간과 ...

[이치코의 코스묘스] 보이지 않는 존재들

작가란 무엇인가? 아마도 작가들마다 생각하는 바가 조금씩 달라서 한마디로 정의를 내리기는 어려울 거예요. 세계에 대한 인식이나 인간에 대한 탐구처럼 사유와 통찰을 중요하게 여기는 작가들도 있을 테고 또 누군가는 글을 시작하고 끝낼 수 있는 물리적 실행력(또는 의지)이 작가임을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혹은 작품이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그러니까 입금이 되느냐 마느냐를 가지고 취미로서의 글쓰기와 작가의 글쓰기를 구분하는 이도 존재할 수 있고요. 그런데 독자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저만 그런 것일 수도 ...

[소소한 산-책] 대전, 즐거운커피×한쪽가게

글: 이치코   사람을 좋아하는 일과 싫어하는 일은 정반대의 사건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닮았습니다. 두 감정 모두 마음이 싹트게 된 원인을 명쾌하게 밝히기 힘들다는 점에서요.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이유는, 좋아하는 옷에 관해 표현할 때나 싫어하는 음식에 대해 설명할 때처럼 구체적이지는 못한 경우가 많아요. 그 사람은 그냥 생각만 해도 좋아. 쟤는 이상하게 싫어. 타인을 마음에 담고 거기에 감정의 테두리를 두른다는 건 강과 바다가 만나는 경계에 선을 긋는 것처럼 참 모호한 일이에요. 물론 가끔은 어떤 조건 하나가 발동해서 갑자기 ...

[이치코의 코스묘스] 고양이에게 배운다

이오덕 할아버지, 평생 교사였던 데다 사회적으로 두루 존경받으셨던 터라 선생(님)이란 호칭이 더 알맞겠지만 이제 돌아가신 지도 오래되셨기에 조금 편안한 호칭을 붙여보았습니다. 실제로 저의 할아버지 연배셨기도 하고요. 아무려나, 이오덕 할아버지가 쓰신 <거꾸로 사는 재미>라는 책에는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가 (제 기억에 남아 있는 바로는) 두 번 등장해요. 한 번은 “고양이가 방에 들어온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해서 고양이에 관한 세심한 관찰과 그들의 처지를 다룬, 소제목마저 ‘고양이’인 이야기예요. 다른 한 번은 ‘과자를 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