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코의 코스묘스] ⑫ 이치코의 코스묘스
치코는 말이에요. 떡잎부터 남달랐던 왕발 이치코 선생 #왕발 꼬맹이 치코는 덩치에 비해 커다란 발이 인상적이었어요. 집에 데려왔을 때, 병원에서 말끔히 치료를 받고 살이 좀 올랐다고는 해도 길에서 아픈 동안 말랐던 흔적이 완전히 가신 건 아니었어요. 얼굴은 여전히 갸름했고 이등신 몸매의 아랫쪽 역시 매끈한 편이었어요. 조금은 왜소해 보일 만큼요. 그런데 유독 발이 눈에 띄었어요. 마치 코끼리 발이라도 갖다 붙인 듯 낯설고 비현실적이었어요. 어릴 때 발이 크면 나중에 크게 자란다는 데… ...
[월간소묘: 레터] 5월의 편지 ‘낭만’
[월간 소묘: 레터]는 소묘가 고른 커피와 책을 소개하고 함께 나누고 싶은 글, 그리고 출판사 오후의 소묘 소식을 전합니다. 오월의 편지는 ‘낭만’입니다. 오후의 소묘 작업실 위로는 주택들이 즐비해요. 오월이면 담장을 따라 장미가 흐드러집니다. 조금 더 올라가면 산이 있고요. 그곳엔 아까시나무가 가득이지요. 위로부터 바람이 불어올 때면 열린 창으로 장미와 아까시 꽃과 숲의 내음이 타고 듭니다. 바람이 한껏 부푼 몸을 스치고 가는 동안 조금 아찔해지고 아주 아득해져요. 그러 ...
[이치코의 코스묘스] ⑪ 보내는 마음
아직, 식구가 된 건 아니었어요. 치코의 상태를 보고 앞뒤 가릴 새도 없이 덥석 집어 들었지만 치료를 해서 살려야겠다는(저대로 두면 죽겠다는) 생각이었지 길에서 구조해야겠다는 생각은 아니었어요. 두 가지 이유 때문인데요. 우선 제가 집에 고양이를 더 들인다는 걸 전혀 고려하지 않던 때였어요. 이미 삼삼이와 모카, 둘이나 있었기에 충분하다고 여겼어요. 한편으론 둘만 해도 많다, 라는 생각마저 간간이 하기도 했고요. 게다가 모카가 1차 접종을 한 다음 날이 치코를 발견한 날이었거든요. 모카가 집에 온 ...
[소소한 산-책] 서울, B-PLATFORM
지난달 걸음했다 문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던 서점. 네, 합정에 자리한 아트북 전문서점 ‘B플랫폼’을 산책했어요. 이달의 책의 저자, 무루 님이 애정하는 곳이기도 하답니다 :) 개인적으로는 전달에 있었던 이명애 작가의 <내일은 맑겠습니다> 전시를 놓쳐 무척 아쉬웠는데, 이번엔 최도은 작가의 <무용한 오후> 원화전이 열리고 있어 아주 반갑고 기쁜 마음으로 다녀왔습니다. 무용하지만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전해요. B플랫폼은 아티스트북과 그림책을 판매하고, 전시를 하고, ...
[인터뷰] 무루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무루의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고양이 쓰다듬으며 하는 인터뷰 천천히 오래 자라는 인생인 것으로 하자. —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의 저자 M과 편집자 O*가 각자 자신의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한 인터뷰입니다. 책 출간을 둘러싼 이야기들을 이상하고 자유롭게 나누어보았어요. 즐겁게 읽어주시길. 인터뷰를 통해 책에, 저자에게, 한발 더 가까워진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어요. (*이 편집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