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소묘] 2019년 하반기 정기구독
월간 소묘 – 책과 커피 정기배송 서비스 2019 상반기 [월간 소묘] 드립 커피는 소묘 커피가 처음이라 작년에는 뭐가 뭔지 모르고 그저 좋아서 마셨는데 올해는 커피마다 미묘한 맛의 차이도 느껴지고 그래서 마시는 일이 더 즐거워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그저 습관적으로 카페인을 찾아 커피를 마셨는데 지금은 잠들면서 모닝 커피 마실 생각에 내일을 기대하게 되고요. 내일을 기대하게 하고, 다음 달을 기다리게 하는 것 - 작지만 놀라운 변화 아닌가요 :) 맛있는 커피를 마실 ...
[월간 소묘] 푸른 접시 – 여름의 소묘
The Bigger Splash, 1967 © David Hockney 파수 일찍이 나는 물의 파수꾼 운동화를 적시며 여름이 오고 있었다 우리들의 여름은 지킬 게 많았다 지킬 게 많다는 건 어길 게 많다는 것 계절은 지겹도록 오래될 텐데 우리들의 여름은 처음처럼 위험했다 아직 채워지지 않은 풀장에 다이빙하고 싶어 수박을 던지면 젖살 같은 과육이 흩어졌다 어기면서 지킬 것들을 만들어가는 우리들은 매번 덜 익은 계절 물에서도 지워지지 않는 화장법을 배우며 눈물을 다 ...
[월간 소묘] 2019년 7월의 편지 – 푸른 접시
월간 소묘 2019년 7월 첫 편지 푸른 접시 유독 서늘하게 느껴지는 여름입니다. 그래도 역시 아이스 커피지요? 르완다 CoE 셀렉 커피를 전해요. 얼음을 가득 채운 ‘유리잔 안에서 얼음이 무너’(銀)짐을 목격하며 물방울 맺힌 잔으로 들어가고 싶어집니다. 커피잔 옆 여름 과일을 가득 올린 푸른 접시도 비워내고 보면 ‘잘 고인 바닥이 출렁’(어떤 접신)이는 듯해요. 다이빙의 충동으로 몸이 들썩입니다. 여름은 계절의 꼭대기 같아요. 잘 하강하는 일, 낙하의 시간을 오롯이 누리는 일, 조금 더 오래 날 ...
[월간 소묘] 여름 안에 – 유월의 소묘
Summer Knows Joaquín Sorolla <La bata rosa>(The Pink Robe) 1916 하얀 하늘 아래 세상은 비현실적으로 곳곳이 반짝일 것이고, 늘 그랬듯이 도덕성은 더위 속에 녹아 버릴 것이다. 우리는 밖에서 저녁을 먹을 것이고 나는 놀라울 정도로 가볍게, 이 하얀 뮬을 신고 정원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와서, 전축의 노래를 크게 틀고, 그 순간 '또 한 번의 아름다운 여름'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내게는 아 ...
[월간 소묘] 2019년 유월의 편지 – 여름 안에
월간 소묘 2019년 유월 첫 편지 여름 안에 “사진에는 항상 시선을 붙잡는 디테일이 있다. 다른 것들보다 마음을 더 동요시키는 디테일, ... 바로 눈부시게 하얀 뮬 한 켤레. 한쪽이 다른 한쪽 뒤를 따라 걷는 것 같다. 어느 저녁, 정원에서 식사를 했다. 그것이 계단을 내려오던 모습을 떠올린다. 우리들의 여름 풀밭 위의 저녁 식사를 위한.” -아니 에르노『사진의 용도』 하얀 뮬, 분홍빛 로브. 여름 풀밭 위의 식사에 어울리는 생기 넘치는 커피와 모든 것이 지나간 후 그 장면을 회상하는 내밀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