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변해요.”

 

날마다 마주하는 주변의 일상적인 것들, 집, 정원, 차,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 그 모든 것 위로 눈이 덮일 때,

흰색의 베일이 그들의 모습을 감각적이고 섬세하게 드러냅니다.

 

눈은 가리고 숨김으로써 새로운 것에 놀라고 기뻐하는 아이의 마음을 모두에게 선사해요.

단순한 자연의 요소가 지닌 이 힘은 마법과 같죠.

 

 

흰색은 아직 아무것도 쓰여지지 않은 도화지이면서,

동시에 모든 색이 섞여 있는 ‘영혼의 색’입니다.

 

눈은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도 하는 놀이의 도구이면서,

동시에 고요함을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눈이 지닌 이러한 속성을 시로써 그림책에 담기 위해

단순한 언어, 자장가의 언어, 아이의 언어로 썼어요.

무척 어려운 일이었지만 큰 기쁨이기도 했습니다.

 

<눈의 시> 글 작가 아주라 다고스티노 인터뷰

 

 

 

 

 

“스노볼은 눈으로 모든 것이 변하는 세계예요.

토끼는 무엇일까요?”

 

이 시를 읽고 처음 받은 인상은 고요하고 깊은 분위기였어요.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가 다가오기도 했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스노볼이었어요.

눈은 우리가 보던 풍경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드러내며 현실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졌습니다.

이 변화된 현실을 스노볼로 표현했어요.

스노볼 속 세상은 눈이 주인공이고, 모든 것이 눈으로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두 번째는 토끼예요.

닫힌 소우주(스노볼) 안으로 어떻게 들어갈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호기심 많은 토끼가 스노볼을 가지고 놀다가 떨어뜨려 폭설을 일으키면 어떨까 생각했죠.

눈처럼 하얀 토끼를 눈으로 위장하고 눈의 일부로 만들어 여러 해석의 여지를 남겨놓았습니다.

토끼는 세상 속의 존재일까요? 세상 밖의 무엇일까요? 눈 자체일까요? 어쩌면 우리 자신일까요?

 

 

세 번째 요소는 뜨개질이에요.

눈으로 시작한 연상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일련의 생각들이 쌓인 것을 돌아보니 시간의 흐름이 느껴졌죠. 우리가 긴 세월 인생이라는 담요를 짜는 것처럼, 눈도 송이송이 하얀 이불을 뜨개질해냅니다. 이 눈 이불이 우리가 살고 있는 순간을 포근히 덮어주는 것 아닐까요.

 

<눈의 시> 그림 작가 에스테파니아 브라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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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정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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