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산-책] 월간소묘를 좇아-
글 moya 주말에 반나절 정도 나들이 삼아 연희동 연남동을 다녀왔어요. 오후의소묘 레터에서 이달의 커피, 산-책으로 소개되었던 공간을 찾았습니다. 첫번째 편지 '생기' <서점 리스본> 여행 서적의 편집숍으로 혼자 오해하고 있었나봐요. 포르투갈의 풍경을 담은 사진집을 만나고 싶은 마음으로 들렀거든요. 아마 여쭤보면 있었을 수도 있지만, 아이가 고른 '어슬렁의 여행드로잉'만 담았어요. ...
글 moya 주말에 반나절 정도 나들이 삼아 연희동 연남동을 다녀왔어요. 오후의소묘 레터에서 이달의 커피, 산-책으로 소개되었던 공간을 찾았습니다. 첫번째 편지 '생기' <서점 리스본> 여행 서적의 편집숍으로 혼자 오해하고 있었나봐요. 포르투갈의 풍경을 담은 사진집을 만나고 싶은 마음으로 들렀거든요. 아마 여쭤보면 있었을 수도 있지만, 아이가 고른 '어슬렁의 여행드로잉'만 담았어요. ...
글 서우 초가을 아침 공기가 콧속으로 차갑게 들어온다. 옷소매를 여미며 종종걸음 빌딩 안으로 들어선다. 화실에 도착해 빈방의 전기등을 켠다. 청색 앞치마 끈을 둘러매며 넓게 빈 교실을 살펴본다. 아직 아무도 없는 빈 공간. 연필을 열 자루 정도 손에 쉬어 스테인리스 통으로 향한다. 파란색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무릎을 단단하게 고정하고 팔꿈치를 얹은 채 자세를 잡는다. 20여 분이 흐르자 엇비슷한 형상의 사 ...
글 아련 <현대시인론> 첫 시간, 교수님은 화이트보드에 커다란 동그라미를 그렸다. “이 동그라미가 우리가 사는 세상이라고 생각해봐요.” 그러고는 검은 가장자리의 한쪽을 오돌토돌하게 고쳐 그렸다. “문학은 이렇게 조금씩 동그라미의 가장자리를 넓혀요. 우리는 그런 이야기들을 만날 겁니다.” 바로 그 순간 <현대시인론>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업이 되었고 나는 문학과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
지난번에는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했어요. 고양이 얘기만 하는 에세이지만,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이번엔 수학 이야기를 할 거예요. 내가 지금 뭘 들은 거지? 라며 당황하실 거란 걸 알아요. 하지만 제대로 들으셨어요. 수학. 산수란 녀석의 형님인데 동생보다 백만 배쯤 괴상하고 난폭한, 그 수학이에요. 미적분이라는 게 있어요. 혹은 있다고 해요.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 이과와 문과로 나뉘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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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이어가는 일이 쉽지 않은 때이지만, 언택트untact에서 온택트ontact로 전환하듯 책방 산책도 조금 다르게 접근해볼 수 있겠죠. 올해로 12회를 맞은 ‘언리미티드 에디션’은 온라인페어로 진행되기도 했고요. 온라인 판매를 병행하는 독립서점도 늘고 있어요. 이달엔 시작부터 온라인서점으로 출발해 지금껏 이어오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서점 ‘지혜의서재’ 산책을 소개하려 해요. 레터의 오랜 구독자 분이시 ...
글 문이영 입추는 옛날에 지났고 백로가 닷새 전이었으므로 사실 여름은 오래전에 끝났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뉘엿뉘엿한 해를 보다가 맥없이 가버린 여름이 불현듯 아쉬워 쌀 한 컵에 보리 반 컵을 씻어서 불려 놓고 바깥으로 나왔다. 겪어본 중 손에 꼽게 맹숭맹숭한 여름이었다. 연일 퍼붓던 비가 그치고 뒤늦게 찾아온 무더위도 잠시, 쌀쌀한 새벽 공기에 자다 일어나 창을 닫았던 것이 이미 보름 전 일이다. 여름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