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소묘: 레터] 유월의 편지 ‘어느 틈에’
‘어느 틈에’ 유월이네요. 2020의 복판을 살고 있다니요. 시간의 틈, 공간의 틈, 사람들 틈, 기회의 틈, 마음의 틈… 온갖 틈바구니 속에서 일상은 겨를 없이 내달리고 이상과의 간극은 커지고 거리두기는 이어지고 어떤 균열은 메울 수 없을 것만 같기도 해요. 하지만 ‘성장은 언제나 균열과 틈에서 생겨난다’는 오월의 책(무루,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속 문장에 기대어 ...
‘어느 틈에’ 유월이네요. 2020의 복판을 살고 있다니요. 시간의 틈, 공간의 틈, 사람들 틈, 기회의 틈, 마음의 틈… 온갖 틈바구니 속에서 일상은 겨를 없이 내달리고 이상과의 간극은 커지고 거리두기는 이어지고 어떤 균열은 메울 수 없을 것만 같기도 해요. 하지만 ‘성장은 언제나 균열과 틈에서 생겨난다’는 오월의 책(무루,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속 문장에 기대어 ...
마치 농담처럼 들렸던 앞집 아주머니의 말, 의정부에서 자동차 엔진룸에 몸을 싣고 서울 은평구 봉산 아래까지 뜻밖의 여행을 나온 고양이가 있다는 기막힌 말은 순식간에 저를 조급하게 만들었어요. 울음소리로 봤을 때 아깽이가 분명한 아이가 먼 길을 오는 동안 다행히 상처를 입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어미 없이 낯선 곳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너무 희박했으니까요. 게다가 슬금슬금 해가 떨어지려 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초조한 ...
5월의 산-책 만화책 좋아하실까요? 누군가에게 책은 도피처일 수 있겠으나 제게는 책이 곧 현실이고 현실은 자주 도망가고 싶게 만드는 재주가 있죠. 그때마다 저는 만화책과 그림책을 펼쳐요. 네? 그것도 책 아니냐고요? 네... 그러니까 “현실로 현실을 수선하기”(로베르 브레송의 문장, 금정연 <담배와 영화>에서 재인용)와 다를 바 없겠지만... 아무려나 저는 책 한 권을 마감한 틈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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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문이영 저녁을 먹고 공원을 산책했다. 안개 낀 유월 저녁이었다. 이곳 평야 지대는 빛이 사라지는 시간에 안개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늦은 밤부터 동트기 전까지 자욱하게 깔리지만, 해가 높이 뜨면 감쪽같이 사라지는 여기 안개에 익숙해진 지도 어느덧 사 년이 되었다. 잦은 비 소식 끝에 찾아온 맑은 날이어서일까, 밤이 깊어 적막할 줄 알았으나 꼭 그렇지는 않았다. 어둠과 안개 속에 모습을 감추고 있다가 산 ...
일상이란 물과 닮은 것 같아요. 물은 자신을 넉넉히 품어주는 곳에서는 마치 멈춘 것처럼 잔잔하게 흐르다가도 울퉁불퉁하거나 좁은 길을 만나면 갑자기 요동쳐 아껴두었던 에너지를 한껏 발산하곤 해요. 차분하고 단조로운 일상은 물이 고요히 흐르는 모습과 닮은 것 같아요. 최대한 힘을 아끼며 멈춘 듯한 시간을 조용히 밀어내며 흘러가죠. 반면에 다양한 환경에 접촉하며 변화가 잦은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깊은 곳에 숨겨 ...
글 지혜 (지혜의서재) 소개팅 경력 10년이 되자 가장 쉽고 빠르게 소개팅을 해치워버릴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저녁 시간 전, 약 4시쯤 만나 차를 마시고 헤어지는 것. 나는 항상 30분 정도 일찍 나가 내가 마실 음료를 시키고 앉아 책을 읽었다. 이런 방법까지 찾게 된 건 모르는 사람(대부분 맘에 들지 않는 사람)과 밥을 먹으며 이야기하는 것이 그 어떤 일보다 괴롭기 때문이었다. 싫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