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소묘] 푸른 접시 – 여름의 소묘

2020-02-05T19:29:40+09:002019-07-7|

The Bigger Splash, 1967 © David Hockney     파수 ​ ​ 일찍이 나는 물의 파수꾼 ​ 운동화를 적시며 여름이 오고 있었다 우리들의 여름은 지킬 게 많았다 지킬 게 많다는 건 어길 게 많다는 것 계절은 지겹도록 오래될 텐데 우리들의 여름은 처음처럼 위험했다 아직 채워지지 않은 풀장에 다이빙하고 싶어 수박을 던지면 젖살 같은 과육이 흩어졌다 어기면서 지킬 것들을 ...

[월간 소묘] 2019년 7월의 편지 – 푸른 접시

2020-02-05T19:00:55+09:002019-07-1|

월간 소묘 2019년 7월 첫 편지 푸른 접시 유독 서늘하게 느껴지는 여름입니다. 그래도 역시 아이스 커피지요? 르완다 CoE 셀렉 커피를 전해요. 얼음을 가득 채운 ‘유리잔 안에서 얼음이 무너’(銀)짐을 목격하며 물방울 맺힌 잔으로 들어가고 싶어집니다. 커피잔 옆 여름 과일을 가득 올린 푸른 접시도 비워내고 보면 ‘잘 고인 바닥이 출렁’(어떤 접신)이는 듯해요. 다이빙의 충동으로 몸이 들썩입니다. 여름은 계 ...

[월간 소묘] 여름 안에 – 유월의 소묘

2020-02-05T19:30:01+09:002019-06-9|

Summer Knows     Joaquín Sorolla <La bata rosa>(The Pink Robe) 1916     하얀 하늘 아래 세상은 비현실적으로 곳곳이 반짝일 것이고, 늘 그랬듯이 도덕성은 더위 속에 녹아 버릴 것이다. 우리는 밖에서 저녁을 먹을 것이고 나는 놀라울 정도로 가볍게, 이 하얀 뮬을 신고 정원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와서, 전축의 ...

[월간 소묘] 2019년 유월의 편지 – 여름 안에

2020-02-05T19:01:15+09:002019-06-1|

월간 소묘 2019년 유월 첫 편지 여름 안에 “사진에는 항상 시선을 붙잡는 디테일이 있다. 다른 것들보다 마음을 더 동요시키는 디테일, ... 바로 눈부시게 하얀 뮬 한 켤레. 한쪽이 다른 한쪽 뒤를 따라 걷는 것 같다. 어느 저녁, 정원에서 식사를 했다. 그것이 계단을 내려오던 모습을 떠올린다. 우리들의 여름 풀밭 위의 저녁 식사를 위한.” -아니 에르노『사진의 용도』 하얀 뮬, 분홍빛 로브. 여름 풀밭 ...

[월간 소묘] 아주 작은 세계 – 오월의 소묘

2020-02-05T19:30:17+09:002019-05-5|

  안녕하세요. 소묘입니다. 월간 소묘로 인사드린 지 어느덧 일 년이 되었어요. 첫 월간 소묘를 떠올리며 열두 번째 소식 전합니다.     아주 작은 세계 - little by little         오월의 소묘는 '아주 작은 세계'입니다. 다정한 세계에서 안온히 지내다 갑자기 큰 세계로 내던져진 기분이 들 때, 어디론가 열심히 향해가는데 그 ...

[월간 소묘] 2019년 5월의 편지 – 아주 작은 세계

2020-02-05T19:01:27+09:002019-05-1|

월간 소묘 2019년 5월 첫 편지 아주 작은 세계 “이름을 알지 못하는 커다란 나무가 창밖에서 나를 바라본다. 새들이 각기 다른 소리로 끊임없이 지저귄다. 사람들이 왜 나무를, 새들을, 꽃을, …자연을 가까이 두려 하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다. 무척 자연스러운 기분이 든다.” -한수희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작고 낡은 집의 큰 창으로 드는 오월의 아름다움이 분주한 마음에 쉼표가 되어줍니다. 월간 소묘 1주 ...

[월간 소묘] 따듯한 시도 – 사월의 소묘 & 정기구독

2020-02-05T19:30:27+09:002019-04-3|

  안녕하세요. 소묘입니다. 월간 소묘로 인사드려요. 사월의 소묘 신청과 함께 3/4/8개월 정기구독도 오픈합니다. 기존 구독자 분들, 새롭게 만나게 될 분들 모두 반가워요 :)         사월의 소묘 찬찬히 소개할게요.     따뜻한 시도 - Begin Again   사월의 소묘는 '따뜻한 시도'입니다. 저에겐 각별한 사월, 새롭게 ...

[월간 소묘] 2019년 4월의 편지 – 따뜻한 시도

2020-02-05T19:01:45+09:002019-04-1|

월간 소묘 2019년 4월 첫 편지 따뜻한 시도 사월은 설레고 슬프고 들뜨고 잠기곤 합니다. ‘경계를 허물고 반복을 뒤엎는 작은 변화를 일상에서 시도하는 것’, ‘쉽게 변하지도 않겠지만, 다음 걸음 정도는 내디딜 수 있을 거라고 믿어보는 것’, 그리하여 ‘함께 걷는 걸음, 함께 부르는 노래가 되어 일상의 작은 변화들이 계속 이어지면 그토록 의심스럽던 믿음이 조금씩 더 단단해’질 거라고 말하는 이내 작가의 목소 ...

[월간 소묘] 2019년 3월의 편지 – 다가오는 것들

2020-02-05T19:01:51+09:002019-03-1|

월간 소묘 2019년 3월 첫 번째 편지 다가오는 것들 “아름답거나 아릿하거나, 날카롭거나 뭉근하거나. 타인의 말은 나를 찌르고 흔든다. ... 몸에 자리 잡고 나가지 않는 말들이 쌓이고 숙성되고 연결되면 한 편의 글이 되었다.” -은유『다가오는 말들』 생기를 주는 산미, 그 안에 감도는 단맛, 커피의 향미가 제 몸으로 흘러들어 세포를 하나하나 깨웁니다. 새로운 계절에 적응하느라 몸이 오래 앓았어요. 미세먼지 ...

[월간 소묘] 2019년 2월의 편지 – 화양연화

2020-02-05T19:01:58+09:002019-02-1|

월간 소묘 2019년 2월 첫 번째 편지 화양연화 겨울과 봄 사이, 어디는 동백이 졌다 하고 유채꽃이 만발이라지요. 매화가 피었다고, 벚나무에 꽃눈이 돋았다고, 예쁜 소란에 그간 잔뜩 움츠렸던 몸도 들썩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삶의 한순간이 아니라 우리 안에 심어둔 꽃들을 틔워내는 모든 순간들일지 모르겠어요. 책이 씨앗으로 날아들고 커피가 봄비 되어 내리는 그림을 그려봅니다. 어떤 빛깔, 어 ...

Go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