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코의 코스묘스] ③ 기쁨의 크기

2020-03-25T16:14:45+09:002020-02-21|

기쁨의 크기는 어떻게 정해질까요? 우리가 기쁨을 누리는 순간에 크기가 얼마인지 알 수 있을까요? 정해진 답은 없겠지만, 저는 제대로 알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기쁨의 에너지는 휘발성을 가진 것처럼 보이거든요. 기쁨은 내 안에서 출발해 세상으로 향하는 에너지 발산의 과정이에요. 물질적으로 축적되지 않아요. 다만 에너지가 흘러 넘쳤던 시간의 지속에 대한, 나를 둘러싸고 있던 세계의 풍경에 대한 기억으로만 남을 뿐이 ...

[이치코의 코스묘스] ② 막연한 기다림

2020-03-25T16:14:57+09:002020-02-13|

벌써 5년도 더 지난 일이네요. 저는 한창 목공, 그러니까 가구 만드는 일에 빠져 있었어요. 퇴근시간이 늦은 밤이어서 공방에 자주 들를 수는 없었지만 시간이 날 때면 대체로 마포구 구수동에 있는 어느 목공방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공방에 낯선 고양이 한 마리가 찾아왔어요. 색깔이 독특한 녀석이었어요. 검은색이라기보단 짙은 회색에 가까운 털이 몸의 대부분을 덮고 있는 삼색 고양 ...

[우울이라 쓰지 않고] 공통의 기원

2023-05-27T18:39:54+09:002020-02-3|

글 문이영   고대인들은 햇빛에 치유 능력이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헬리오테라피Heliotherapy’는 고대에 시행되었던 광선치료를 일컫는 단어로, 그리스 태양의 신 헬리오스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 2세기에 살았던 한 그리스 의사는 이렇게 썼다.   “무기력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빛이 드는 곳에 눕히고 햇볕을 쬐도록 해야 한다. 어둠은 병의 원인이다.” (Lethargics are to be laid ...

[소묘의 산-책] 아침달북스토어 / 서점 리스본, 포르투 / 그림책방 곰곰 / 오래된미래 / 책방 같이[:가치]

2021-04-05T22:27:10+09:002020-02-3|

1월에는 연남동 서점 세 곳과 지방 서점 두 곳을 산책했어요.   새해를 맞아 처음으로 방문한 서점 아침달에서 최정례 시인의 <햇빛 속에 호랑이>를 샀습니다. 이달 레터의 주제와 어울리는 책이 아닐까 싶군요. 이달의 커피와도 합이 좋습니다.   책선물가게인 서점 리스본의 포르투점도 들러보았어요. 2월 1일의 생일책을 샀고요. 상자 안에 들어 있는 비밀책인데, 선물용이라 어떤 책일지 슬쩍 여쭤봤어요. ...

[이치코의 코스묘스] ① 반짝이는 삶

2020-03-25T16:15:28+09:002020-01-28|

어른의 삶이라고 특별한 건 아닐 거예요. 꼬맹이 아이나 천방지축 어린이, 질풍노도 청소년의 삶이 어른의 삶과 크게 다르진 않을 것 같아요. 누구나 기쁠 때면 웃고 슬플 땐 울어요. 고민하고 방황하고 환희를 만끽하는 일들이 환경에 맞게 주어질 뿐인 거죠. 각자 겪어야 하는 삶의 모양새가 다르더라도 삶의 무게는 누구에게나 항상 최대치일 수밖에 없어요.   Photo by Zoltan Tasi on Uns ...

[월간 소묘] 2019년 십이월의 편지 – 어쩌면 그건

2020-02-05T18:59:50+09:002019-12-1|

월간 소묘 2019년 십이월의 편지 어쩌면 그건 “바람이 몹시 불던 날 …… 모든 것이 조용히 흘러간다” -전미화 『어쩌면 그건』 바람이 몹시 불던 날들을 지내고 보니 어느덧 마지막 달이네요. 작은 잔을 앞에 놓고 지난 계절을 채우고 비워요. 하루하루가 산이 되고 강이 되고 또 바다가 되는 풍경이 잔 속에서 조용히 흘러갑니다. 십이월의 첫 커피는 차를 닮았어요. 은은한 오렌지와 베르가못 향이 작은 기쁨이 되어 ...

[월간 소묘] 2019년 십일월의 편지 – 에이미

2020-02-05T18:59:59+09:002019-11-1|

월간 소묘 2019년 십일월의 편지 에이미 “에이미, 네 작은 중심엔 뭐가 있어?” 화면 밖에서 닉이 묻는다. 멋쩍게 답을 피하며 담요 아래로 숨는 소녀의 이마 위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영원의 햇빛이 부서진다. -김혜리 「Back to Black」 『나를 보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시월엔 강렬한 향으로 코끝부터 사로잡는 커피를 전했어요. 이달엔 입안에서 깊은 밤이 퍼지는 커피를 골랐습니다. 오랜만에 소개해요. ...

[월간 소묘] 2019년 시월의 편지 – 사랑의 물성

2020-02-05T19:00:05+09:002019-10-1|

월간 소묘 2019년 시월의 첫 편지 사랑의 물성 시월의 소묘 첫 상자에는 아름다운 커버에 싸인 일곱 편의 반짝이는 소설과 다섯 산지의 일곱 가지 원두를 블렌딩한 커피를 담았습니다. 책을 펼칠 때마다, 커피를 마실 때마다, 다른 모양의 사랑이 만져지는 감각- 닿기를 갈망하는 마음으로 전합니다. 언젠가 우리는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게 되겠지만, 그렇게 먼 미래에도 누군가는 외롭고 고독하며 닿 ...

[월간 소묘] 2019년 9월의 편지 – 마음의 지도

2020-02-05T19:00:12+09:002019-09-1|

월간 소묘 2019년 9월의 첫 편지 마음의 지도 “이 세계에 있는 모든 도시들과 마을들은 꿈이 아닐까요. 그곳에는 그곳만의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를 만들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이 있어요. 모르는 장소와 모르는 사람들은 일종의 꿈이라는 생각.” -허수경 『너 없이 걸었다』 새롭게 시작하는 구월에는 오후의 소묘 두 번째 그림책 『마음의 지도』와 같은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글 작가가 브라질 시인이라 브라질 ...

[월간 소묘] 2019년 하반기 정기구독

2020-02-05T19:29:29+09:002019-08-31|

월간 소묘 – 책과 커피 정기배송 서비스   2019 상반기 [월간 소묘]   드립 커피는 소묘 커피가 처음이라 작년에는 뭐가 뭔지 모르고 그저 좋아서 마셨는데 올해는 커피마다 미묘한 맛의 차이도 느껴지고 그래서 마시는 일이 더 즐거워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그저 습관적으로 카페인을 찾아 커피를 마셨는데 지금은 잠들면서 모닝 커피 마실 생각에 내일을 기대하게 되고요. 내일을 기대하게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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