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소묘: 레터] 마음을 쓰고 계신가요?

2023-11-13T14:52:33+09:002022-11-13|

  “요즘 마음이 어때요?” 나도 글 쓰며 만난 사람들에게 묻는다. 이름, 일상, 기억, 취향. 그런 것들을 차근차근 물어보는 동안에도 내가 당장 궁금한 것은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마음이다. 그렇지만 마음을 나누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니까. 나에게도 여러 마음을 감당할 시간이 필요하니까. 몇 번쯤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고 나서야 물어본다. 요즘 마음이 어때요? —고수리 <마음 쓰는 밤> & ...

『우울이라 쓰지 않고』 낭독 – 프롤로그

2022-11-09T17:43:03+09:002022-11-9|

https://www.youtube.com/watch?v=OXB5k8OJU8A   <우울이라 쓰지 않고>의 문이영 작가가 직접 책을 낭독합니다.   ─ 프롤로그   사람들은 우울을 싫어한다. 사실은 우울이 주는 취약한 느낌을 싫어하는 것이다. 우울이 저마다 외면하고 싶어하는 자신의 어떤 면, 무력하고 의기소침한 모습을 일깨우기 때문에. 우울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일은 ...

[월간소묘: 레터] 9월의 편지, 함께 해피엔딩

2022-10-12T14:55:04+09:002022-10-3|

    “내가 써나갈 영화관에는 영화를 기다리는 사람이나 팝콘을 사려고 줄을 선 사람은 없을지도 모른다. 대신 이런 이야기는 담을 수 있겠지. 칸에서는 기겁할지도 모를 각양각색의 영화관과, 영화와, 영화라는 꿈에 관한 이야기. 그들 각자가 영화관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 —이미화 <영화관에 가지 않는 날에도>   추석 연휴에 오른 기차 안에서 책 한 권을 읽었어요. 꼭 1 ...

[월간소묘: 레터] 8월의 편지, 정원 너머 어렴풋이

2022-10-03T14:57:16+09:002022-09-11|

    빈 마음이 텅텅 소리를 낼 때면 함께 걸었던 길들을 곱씹어본다. 그 기억을 풍경처럼 바라본다. 그러니 나를 열면 그런 것들이 있지 않을까. 사랑한 것, 외로운 것, 슬픈 것, 기쁜 것, 얻은 것, 잃은 것 모두. 시간이 더 흘러 이 모든 것이 반딧불이만큼 작아지면 좋겠다. 그러면 나는 나를 활짝 열어 나의 밤을 펼쳐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신유진 <창문 너머 어렴풋이> ...

[월간소묘: 레터] 7월의 편지, 환대

2022-08-09T17:48:43+09:002022-08-6|

    “하늘과 땅 사이에 존재하는 생명 중 작지 않은 것이 있을까.” —진고로호 <미물일기>   별꽃, 큰봄까치꽃, 고들빼기꽃, 노랑선씀바귀, 귀룽나무, 박태기나무, 칠자화, 대왕참나무, 왜당귀, 노랑꽃창포, 병꽃나무, 좁쌀냉이, 소리쟁이, 죽단화, 종지나물, 우산나물, 비단이끼, 서리이끼, 꼬리이끼, 깃털이끼, 털깃털이끼, 멧비둘기, 해오라기, 솜깍지벌레, 총채벌레, 응애, 그리고 대망의 러브버 ...

[월간소묘: 레터] 6월의 편지, 사라진다는 것

2022-07-14T17:14:25+09:002022-07-9|

    ‘저걸 보라’고 하는 것이 작가의 일이다. 가리키고, 빛을 밝히는 것. 하지만 우리의 주목을 요하는 건 이미 밝게 빛나며 손짓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것이 무엇인지’ 목격하기 위해, 감성—존 버거의 표현을 빌리자면 ‘보는 법’—을 발전시킨다. 나긋나긋한 희망과 꿈, 기쁨, 취약함, 슬픔, 두려움, 갈망, 욕망을—인간은 저마다 하나의 풍경이다. … ‘저걸 봐.’ 인간의 위기를, 누적된 평범한 축복을 ...

[인터뷰] 김선진 <버섯 소녀>

2022-06-30T14:35:57+09:002022-06-26|

    김선진 작가의 <버섯 소녀> 인터뷰   버섯 소녀가 사라지기 전에 어떤 이야기를 전해주실 건가요     —        1부 “여리고 부서질 듯한 소녀에서 좀 더 호기심 많고 용감한 소녀로”   O 오후의 소묘 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 K <버섯 소녀>를 그리고 쓴 김 선진이라고 합니다. 독립출 ...

[월간소묘: 레터] 5월의 편지, 비화

2022-06-13T16:42:26+09:002022-06-12|

    소설이나 시를 예술작품이라 할 때 그것은 책이라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으나, 그림책은 그 자체로 예술작품이 된다. 이 육면체의 예술품은 물론 창작자의 세계이면서, 동시에 창작자에게 반한 이들이 공동하는 세계이기도 하다. 첫눈에 반한 창작자의 세계를 품고 펼쳐내며 풍성해질, 작고 아름다운 거주지를 만드는 일. 나의 일이다. [‘한눈에 반하다’]   주간지 <한겨레21> ...

[버섯 소녀] 작은 전시 X 오후의 소묘 오픈 스튜디오

2022-05-29T17:57:15+09:002022-05-29|

  [버섯 소녀] 작은 전시 X 오후의 소묘 오픈 스튜디오 2022. 6. 4 - 6. 10 —   김선진 작가님의 그림책 <버섯 소녀> 출간을 앞두고 작은 전시를 엽니다.   2017년 독립출판물로 선보였던 책이 5년 만에 새로운 옷을 입고 여러분께 소개되어요. 전시는 [버섯 소녀] 그림을 비롯해 초기 스케치와 더미북, 독립출판 그림책, 작가님이 손수 작업한 다양한 오브 ...

[월간소묘: 레터] 4월의 편지, 사랑의 모양

2022-05-29T17:58:07+09:002022-05-7|

    두어 달 전엔 무엇을 보든 ‘구름’과 ‘우울’이라는 단어가 와서 박히더니 이제는 ‘꽃’과 ‘사랑’이 그렇습니다. 모니카 바렌고의 <구름의 나날>을 펴내고 한 달 만에 <사랑의 모양>을 내놓게 되었는데요. 구름에 파묻힌 여자로부터 이름 모를 하얀 꽃에 빠져든 여자로(어쩌면 한 여자일지도 모르지만요), 책 속 주인공을 따라 제 존재가 변모하고 구심점이 되는 단어가 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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