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소묘: 레터] 2021년 첫 편지 ‘얼굴들’

2022-03-11T16:49:12+09:002021-01-25|

  연말연시의 어느 오후, 지하철에서 옆자리에 한 중년 남성이 앉았습니다. 역을 출발하자마자 울리는 전화벨 소리. 그가 전화를 받아요. 큰 목소리, 경상도 억양. 자리를 옮길까 고민하는 사이 그의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오랜마➚이다. 어어, 집에 가는 길~ 오늘 일찍 마➚칬제. 아이고, 당분간 내리가기 어렵지 않겠➚나. 거도 난리났대➚. 니도 단디해라. 내? 내 그렇지 뭐. 가방 맨드는 거 계속하고 있 ...

[월간소묘: 레터] 12월의 편지 ‘연말정산’

2022-03-11T16:49:30+09:002021-01-3|

  “숲이 그토록 매력적인 것은 계절의 순환에 따라 달라지는 색깔 때문만은 아니다. 똑같은 나무가 어제와 사뭇 달라 보이기도 하고, 같은 날도 시간에 따라 달라 보이기도 한다. (...) 어쩌면 이 모든 경험들이 일종의 정신적인 부엽토가 되어 조용히 내면에 쌓였는지 모른다.” -피오나 스태퍼드 <길고 긴 나무의 삶>   이달은 한 해를 마무리하며 ‘연말정산’ 특집으로 꾸렸습니다. ...

[월간소묘: 레터] 11월의 편지 ‘그 속에는’

2022-03-11T16:49:54+09:002020-12-3|

  일 년 365일 중 300일을 훌쩍 넘기고서 이제 스산한 계절 속에 있습니다. 저마다 시에 가깝다고 여기는 날씨가 있을 텐데, 제게는 이맘때가 그래요. 제 몸을 떨구는 가을 안에서 조용히 빈속을 들여다봅니다. “강도를 높여가는 겨울의 질문”을 만났을 때 “태울 것이”, “재가 될 때까지 들여다볼 것이” 아주 많기를 바라며 ‘겨울의 재료들’을 미리 수집해요.(안희연 <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 ...

[쓰기살롱] 연말정산 멤버 모집(마감)

2020-11-04T20:58:34+09:002020-11-1|

    쓰기살롱 멤버를 모십니다. ​ 연말정산 2020 ​ 믿고 싶지 않지만 2020년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있네요. 오후의 소묘 공식 행사(?)죠. 늘 그랬듯이 11월과 12월엔 해를 갈무리하는 의식을 가집니다. 이번 시즌에서는 ( 월간소묘: 레터 ) 시월의 편지에서 소개한 소묘가 사랑하는 작가 '스가 아쓰코'의 문장을 읽으며, 한 해 동안 경험한 사람, 장소, 책, … 생각, 이야기를 글 ...

[월간소묘: 레터] 시월의 편지 ‘herbarium’

2022-03-11T16:50:15+09:002020-11-1|

  “잠든 채 살고 싶다 인생의 부드러운 소음에 둘러싸여”*   잠든 식물들의 장소. 약용식물을 뜻하는 herb와 ~에 관한 물건 혹은 장소를 뜻하는 -arium이 만난 이 단어는 식물표본 그 자체를 가리키기도 하고, 식물지 혹은 식물표본실(관)을 일컫기도 하죠. 아직 국어사전에는 등재된 단어가 아니지만 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허베어리엄(혹은 허버리엄, 라틴어를 따른다면 헤르바리움) 정도가 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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