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코의 코스묘스] ④ 각자의 자리

2020-03-25T16:14:35+09:002020-02-29|

우리에겐 누구나 각자의 자리가 있어요. 그렇지만 모두가 똑같은 자리를 가진 건 아니에요. 왜인지, 언제부터인지 알 순 없지만 자리에는 높낮이가 정해져 있었어요. 높은 자리는 더 멀리 더 많은 풍경을 볼 수 있겠죠. 아마 낮은 자리의 풍경보단 좋은 풍경일 거예요. 높은 자리의 사람들은 말할 거예요. 각자의 높이까지 올라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때론 치열한 경쟁을 뚫기 위해 어떤 각오를 했는지에 관 ...

[이치코의 코스묘스] ③ 기쁨의 크기

2020-03-25T16:14:45+09:002020-02-21|

기쁨의 크기는 어떻게 정해질까요? 우리가 기쁨을 누리는 순간에 크기가 얼마인지 알 수 있을까요? 정해진 답은 없겠지만, 저는 제대로 알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기쁨의 에너지는 휘발성을 가진 것처럼 보이거든요. 기쁨은 내 안에서 출발해 세상으로 향하는 에너지 발산의 과정이에요. 물질적으로 축적되지 않아요. 다만 에너지가 흘러 넘쳤던 시간의 지속에 대한, 나를 둘러싸고 있던 세계의 풍경에 대한 기억으로만 남을 뿐이 ...

[이치코의 코스묘스] ② 막연한 기다림

2020-03-25T16:14:57+09:002020-02-13|

벌써 5년도 더 지난 일이네요. 저는 한창 목공, 그러니까 가구 만드는 일에 빠져 있었어요. 퇴근시간이 늦은 밤이어서 공방에 자주 들를 수는 없었지만 시간이 날 때면 대체로 마포구 구수동에 있는 어느 목공방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공방에 낯선 고양이 한 마리가 찾아왔어요. 색깔이 독특한 녀석이었어요. 검은색이라기보단 짙은 회색에 가까운 털이 몸의 대부분을 덮고 있는 삼색 고양 ...

[우울이라 쓰지 않고] 공통의 기원

2023-05-27T18:39:54+09:002020-02-3|

글 문이영   고대인들은 햇빛에 치유 능력이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헬리오테라피Heliotherapy’는 고대에 시행되었던 광선치료를 일컫는 단어로, 그리스 태양의 신 헬리오스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 2세기에 살았던 한 그리스 의사는 이렇게 썼다.   “무기력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빛이 드는 곳에 눕히고 햇볕을 쬐도록 해야 한다. 어둠은 병의 원인이다.” (Lethargics are to be laid ...

[소묘의 산-책] 아침달북스토어 / 서점 리스본, 포르투 / 그림책방 곰곰 / 오래된미래 / 책방 같이[:가치]

2021-04-05T22:27:10+09:002020-02-3|

1월에는 연남동 서점 세 곳과 지방 서점 두 곳을 산책했어요.   새해를 맞아 처음으로 방문한 서점 아침달에서 최정례 시인의 <햇빛 속에 호랑이>를 샀습니다. 이달 레터의 주제와 어울리는 책이 아닐까 싶군요. 이달의 커피와도 합이 좋습니다.   책선물가게인 서점 리스본의 포르투점도 들러보았어요. 2월 1일의 생일책을 샀고요. 상자 안에 들어 있는 비밀책인데, 선물용이라 어떤 책일지 슬쩍 여쭤봤어요. ...

[이치코의 코스묘스] ① 반짝이는 삶

2020-03-25T16:15:28+09:002020-01-28|

어른의 삶이라고 특별한 건 아닐 거예요. 꼬맹이 아이나 천방지축 어린이, 질풍노도 청소년의 삶이 어른의 삶과 크게 다르진 않을 것 같아요. 누구나 기쁠 때면 웃고 슬플 땐 울어요. 고민하고 방황하고 환희를 만끽하는 일들이 환경에 맞게 주어질 뿐인 거죠. 각자 겪어야 하는 삶의 모양새가 다르더라도 삶의 무게는 누구에게나 항상 최대치일 수밖에 없어요.   Photo by Zoltan Tasi on Uns ...

[공지] 연말 정산 2019

2020-07-07T17:06:29+09:002019-11-10|

    자신을 더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나이마다 자신이 살아온 '해'를 규명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과거를 어떻게 그릴 것인지를 묻는 것이다. 아니 에르노 <세월>     어느새 2019년 마지막 시즌 공지를 하게 되었네요. 11월과 12월엔 해를 갈무리하는 의식을 가집니다. 오후의 소묘 공식 행사(?)죠. 나의 한 해를 규명하 ...

[공지] 아니 에르노

2020-07-07T17:06:38+09:002019-08-27|

      쓰기 살롱 멤버를 모십니다. 매 차시 하나의 주제로 이야기 나누고 한 시간에 걸쳐 글을 써요. 다정하지만 정확한 피드백으로 나의 글을 객관화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책 쓰기의 동력을 만드는 과정으로 추천 드립니다. 나만의 이야기를 쓰고 싶은데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 하시는 분, 혹은 주제와 별도로 자신이 이미 쓰고 있는 글이나 집필 중인 책이 있으신 분도 환영입니다. ​ ...

<섬 위의 주먹> 작가 인터뷰 – 엘리즈 퐁트나유, 비올레타 로피즈

2020-02-05T19:00:28+09:002019-07-24|

    Q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할아버지가 무척 매력적입니다. 할아버지의 실제 모델이 존재하나요?   엘리즈 퐁트나유 : 루이 할아버지는 내 소중한 친구의 아버지였습니다. 책에 나오는 인물과 정확히 일치하는 분이었어요! 책이 출간되기 며칠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책 안에 그분의 영혼이 들어 있지요.       Q 할아버지의 삶은 세속적 관점에서 폄하되기 쉬운 ...

[공지] 나의 여름

2020-07-07T17:06:43+09:002019-07-8|

Childe Hassam, ⟨At the Writing Desk⟩, 1910   쓰기 살롱 멤버를 모십니다. 매 차시 하나의 주제로 이야기 나누고 한 시간에 걸쳐 글을 써요. 다정하지만 정확한 피드백으로 나의 글을 객관화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책 쓰기의 동력을 만드는 과정으로 추천 드립니다.   지난 시즌 주제 1/2월_리베카 솔닛 <멀고도 가까운>, 이야기라는 미로와 책이 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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