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산-책] 강릉, 한낮의 바다

2021-09-11T17:32:05+09:002021-09-5|

글: 이치코   <새의 심장>은 시에 관한, 시의 탄생에 관한 그림책이에요. 이야기의 주인공인 나나는 바닷가에서 태어났고 인간의 말보다 바다의 말을 먼저 배웠어요. 그곳에는 그물과 배와 모래와 산들바람처럼 보드라운 돌멩이가 있었고 파도가 먼바다에서 유리 조각들을 동글동글하게 깎아 선물로 보내주었어요. 소녀는 시와 시의 마음을 찾아 도시로, 숲으로 여행을 떠나고 남다른 호기심과 때 이른 이별, 애틋한 ...

[고양이 화가] 침대 위 정원사

2021-10-04T21:12:24+09:002021-09-5|

  난 고양이 화가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지만 가끔은 이 이야기가 과연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해요. 수많은 화가들이 있을 텐데. 그중에는 분명 누가 보아도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내는 화가도, 평생을 그림에 몰두했던 나이 든 화가도 있을 텐데. 마음마저 울렁대는 그림을 눈에 담을 때면 어떻게 저렇게 그릴 수 있을까 감탄하고 재능을 탐내고 왜 나는 저런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까 하 ...

[속초 동아서점 전시] 빛이 사라지기 전에

2021-08-04T21:47:29+09:002021-08-2|

  빛이 사라지기 전에 박혜미 EXIBITION 2021.7.16~8.31, 속초 동아서점   — 바다 옆 서점에 마련한 작은 바다 🌊 바다가 아름다운 속초의 동아서점에서 박혜미 작가의 <빛이 사라지기 전에> 원화 3점과 프린트, 스토리보드 스케치를 전시합니다. 이 푸르른 책이 당신에게 가닿기를, 빛으로 나아갈 힘을 전해주기를 소망해요.     — “빛을 머금고 ...

[소소한 산-책] 서울, 노말에이

2021-09-05T20:23:04+09:002021-08-1|

글: 이치코   “모두 우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지나는 사람들 / 탑골공원 담장 기와도 흠씬 젖고 / 고가 차도에 매달린 신호등 위에 비둘기 한 마리 / 건너 빌딩의 웬디스 햄버거 간판을 읽고 있지 / 비는 내리고 … 흐르는 것이 어디 사람뿐이냐 / 우리들의 한 시대도 거기 묻혀 흘러간다 …”   이 노래 가사를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까요? 정태춘, 박은옥 두 선생님이 만들고 부른 <92년 장마, 종로에서& ...

[고양이 화가] 나의 전시회 / 어린 고양이 화가

2021-10-04T21:14:50+09:002021-08-1|

  / 나의 전시회 나는 고양이 화가예요. 그림을 그리는 고양이 화가. 책상 위에 그림들이 쌓여갑니다. 나는 못 본 척 그것들을 구석에 밀어두었어요. 어쩔 수 없어요. 누군가 좋아해주길 기다릴 수 밖에 없어요. 꿀벌은 나가서 그림을 팔아보는 건 어떠냐고 조심스레 얘기했지만 그러면 그 시간 동안 그림을 그릴 수 없는걸요. 그림 그리지 않는 것과 파는 일은 전혀 다른 일이에요. 그림을 그리지 않는 건 힘 ...

[소소한 산-책] 구미, 삼일문고

2021-09-05T20:22:07+09:002021-07-4|

글: 이치코   이번엔 구미에 있는 삼일문고에 산책을 다녀왔어요. 지난달 속초의 동아서점에 이어 조금 멀리 움직였네요. ‘소소한 산-책’을 나갈 서점을 고르는 기준에 충실히 따르다 보니 그렇게 되었어요. 책에 관심이 있고 덩달아 서점에 가는 일까지 좋아하는 분들이시라면 몇 년 전부터 자신의 생활권 혹은 인접한 생활권에 작은 서점이 많이 생겼다는 걸 체감하실 거예요. 독립서점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동네서 ...

[고양이 화가] 일기 같은 그림

2021-10-04T21:16:02+09:002021-07-4|

  오늘도 그려낸 그림이 모두 팔리는 상상을 합니다. 살림이 넉넉해져서 물감 하나당 붓 하나를 씁니다. 지금은 붓 한 개로 모든 물감을 쓰고 있어요. 붓에 남은 물감을 닦아내거나 어두운 색을 쓰다가 흰 물감을 쓸 때 좀 난감하기도 합니다. 어두운 색은 한참을 빨아도 지워지지 않아서 흰색을 위한 붓이 필요할 때가 있거든요. 색깔별로 붓을 사두면 분명 편할 거예요.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다리 건너 잡화점 ...

[번역가의 서재, 칠월의 전시] 비밀한 언어, 꽃들의 말

2021-07-05T17:29:15+09:002021-07-4|

  비밀한 언어, 꽃들의 말 번역가의 서재, 칠월의 전시   — 꽃말은 이제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공개적이고 약속된 언어지만, 꽃말을 알고 그 의미를 전하고자 누군가에게 꽃을 건네는 순간에는 비밀한 언어로 모습을 바꿉니다. 요안나 콘세이요가 삽화를 그린 어른을 위한 동화 <꽃들의 말>은 세 가지 꽃말로부터 시작된 이야기예요. 그리고 첫 번째 꽃 자줏빛 튤립과 두 번째인 하얀 ...

[소소한 산-책] 속초, 동아서점

2021-09-05T20:22:13+09:002021-06-6|

/ 잔뜩 흐리고 추운, 정말이지 이상한 유월의 첫날이었지만 마침내 도착한 동아서점은 밝고 따뜻했습니다. 하얀 외관에 나무로 포인트를 주었는데 내부도 꼭 같은 느낌으로 이어졌어요. 처음 들어선 곳인데도 몇 번이고 왔던 곳처럼 편안해지는 공간이었습니다. 어릴 적 다니던 서점 생각이 나기도 하고요. 문을 열면 오른편에 옹기종기 모인 식물들 옆으로 특별한 자리가 눈에 듭니다. 책이 빽빽이 꽂힌 책장 앞에서 찍은 가족 ...

[고양이 화가] 그림을 안 그려도 된다

2021-10-04T21:17:42+09:002021-06-6|

  나는 고양이 화가예요. 작업실에 나가 그림을 그립니다. 그림을 매일 그려요. 매일매일 그려요. 나는 아주 오랫동안 그림을 그려왔어요. 그림만 그려대면 나는 세상에서 제일가는 고양이화가가 될 거예요. 누군가는 알아줄 거예요. 그래서 돈을 많이 벌어 성을 살 거예요. 나만의 성에서 나는 발가벗고 그림을 그릴 거예요. 아직 그만큼의 돈은 못 벌지만요. 나는 가끔 그림을 팔아 꽃 한 송이를 살 만큼의 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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