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함을 듣는 일] 마음과 몸의 모양

2023-05-27T18:55:38+09:002021-09-5|

혜영¯ 헤테로토피아가 뭐예요? 김¯ 대학교 교수님이 추천해주신 책에서 처음 접한 단어인데요. 나만의 다락방, 편안한 공간 같은 거예요. 현실 속의 유토피아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유토피아는 닿을 수 없는 곳이지만 헤테로토피아는 현실에 있죠. 어떤 공간이 아니라 순간일 수도 있어요. 혜영¯ 순간이라면… 저는 폭염을 엄청 좋아해요. 어릴 때 꿈이 인어였는데 제가 수영을 아예 못 했거든요. 인어의 몸짓이 너무 좋아서 ...

[월간소묘: 레터] 8월의 편지 ‘파랑’

2022-03-11T16:52:44+09:002021-09-4|

  한 해 전 팔월에는 빨강을 전했지요.(빨강의 편지) 빨강으로 태어난 소년 게리온의 이야기 <빨강의 자서전>과 함께요. 게리온의 빨강 날개는 아름답고 경이로운 괴물성을 품고 있었습니다. 계절을 돌아 올여름의 복판에는 파랑을 전해요. ‘파랗다’의 어원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만, ‘풀’에서 유래한 ‘프르다’가 변형되었다는 설과 ‘바다’에서 비롯되어 ‘바다하다’가 ‘파라하다’로 변형되었다 ...

[대봉이의 일기] 새 식구

2023-08-08T17:20:53+09:002021-08-1|

시즌 1의 실질적(?) 주인공 소봉이와 개 누나들이 떠나고 뉴페이스가 들어왔습니다. 연재로는 두 달의 휴식기를 가졌지만, 작품상의 공백은 몇 년이었어요. 그사이 이야기는 작가님의 전작 <우주식당에서 만나>에 잘 담겨 있습니다. 이제 새로운 봉봉 식구들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 ◇ ◇       ...

[조용함을 듣는 일] 발가락 사이, 반짝임

2023-05-27T18:56:43+09:002021-08-1|

혜영¯ 인터뷰 이야기를 듣고 많이 설렜어요. 딸들이 인터뷰하는 건 몇 번 봤는데 저에 대한 인터뷰는 처음이에요.   김¯ 50대인 혜영 님은 처음이라 저도 많이 설렜어요! 태어나신 후에 첫 번째 기억이 뭔가요? 가지신 기억 중 가장 오래된 거요. 혜영¯ 어릴 때 기억이 많지 않은데… 동생이 태어났을 때가 떠오르네요.   김¯ 그럼 많이 어리실 때 아니에요? 혜영¯ 동생이랑 여덟 살 차이가 나 ...

[월간소묘: 레터] 7월의 편지 ‘여름의 클리셰’

2022-03-11T16:39:30+09:002021-07-29|

  여름에는 어째서 여름 이야기만 하게 되는지. 여름 아닌 것들을 도무지 떠올리기 어렵고 그럴수록 여름 안이라는 것만을 인식하게 됩니다. 그럴 바에야 여름 안에서 좋은 것들을 늘려가는 수밖에 없어요. 폭설로 빙수를 만들고, 온갖 여름을 설탕에 절여 유리병에 담고, 땡볕의 바다에 눕고 구르고, 뒤집힌 양산으로 폭우를 헤치고, 콩국수와 옥수수로 세 끼를 채우고, 수영복을 입고 춤을 추고, 수박을 수영장 ...

[월간소묘: 레터] 유월의 편지 ‘비밀의 무늬’

2022-03-11T16:40:10+09:002021-07-3|

  -비밀 있어요? 조카가 귀엣말로 속삭입니다. '아니, 없는데. 도연인 있니?' 물었더니 많다고 하지요. -비밀 많은 사람이 작가가 되는 거래. 작가가 꿈인 조카가 눈을 반짝여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으면서 누구에게나 말하는 거야, 비밀을. 응? 조카가 갸우뚱해요. 아이의 엄마가 덧붙였어요. -도연이도 그러잖아.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하면서 엄마랑 친구들한테 얘기하는 거. 슬며시 웃으며 끄덕입니 ...

[월간소묘: 레터] 5월의 편지 ‘창으로’

2022-03-11T16:47:36+09:002021-06-4|

  내게는 꼭 한 번 그런 저녁이 찾아온다. 열어둔 창으로 바람이 불어 들어올 때나 거리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다가 고개를 돌릴 때, 문득 ‘아, 내가 좋아하는 계절이 왔구나’ 깨닫는 그해의 첫 저녁이. -김신지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   종일 창을 열어두어도 좋은 달이 되었어요. 오월은 언제나 창으로 옵니다. 부드러운 구름, 잎이 초록으로 무성해진 감나무와 호두나무, 다디 ...

[조용함을 듣는 일] 빛추이

2023-05-27T18:57:18+09:002021-05-2|

김¯ 오늘 하루 어떠셨어요? 혜영¯ 다행히 오늘은 여유로웠어요. 그동안 계속 바쁘고 야근하는 날이 많았는데 오늘은 퇴근도 빨리했고요. 김¯ 보통은 퇴근이 정해진 시간보다 늦어지나요? 혜영¯ 네. 보통 그래요. 약속이 또 미뤄질까 봐 걱정했어요.   김¯ 원래 약속이 2월 말이었죠. 벌써 4월이네요. 혜영 님은 바쁘셨고 저는 조금 아팠고요. 혜영¯ 그러고 보니 어디가 아프셨어요? 김¯ 건강검진을 했는데 ...

[월간소묘: 레터] 4월의 편지 ‘Now or Never’

2022-03-11T16:47:57+09:002021-04-28|

  “나를 위해 꽃 한 다발 사는 일이에요.”   좀처럼 잊히지 않는 말들이 있습니다. 이달의 책 저자인 이경신 선생님과 함께한 ‘좋은 삶을 위한 죽음 준비 워크숍’에서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이야기하던 시간, 70대 여성 분이 남긴 말이에요. 그 말을 듣자마자 모두가 탄식을 내뱉으며, 지금! 지금 하실 수 있어요, 돌아가는 길에 꼭 사세요, 한 마음으로 응원하던 것까지 오롯이 기억하고 있습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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