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식 책방] 여긴 뭐하는 곳인가요?

2023-07-03T19:34:51+09:002023-05-27|

글: 정한샘   1995년에 만난 그곳은 책방임이 틀림없었다. 루이스 버즈비가 <노란 불빛의 서점>을 펴내기 10년도 전이건만 그곳을 지금 표현해 보라면 딱 ‘노란 불빛의 서점’이다. 노란 불빛과 잔잔한 음악이 감도는 그곳에는 어깨에 숄을 두른 노년의 여성이 몸에 꼭 맞는 일인용 소파에 앉아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학교에 들어가는 골목은 좁고 길었다. 그 골목에 들어서면 잠시 후 우측에서 ...

[이치코의 코스묘스] 다정한 반복

2023-05-11T17:53:00+09:002023-05-7|

모처럼 자랑거리가 생겼습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살아오면서 무슨 자랑거리가 있긴 했었나, 싶네요. 가만 보자..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뜻 맞는 동무들과 직장인 밴드를 했습니다. 참 열심히 했더랬어요. 두 종류 악기로 두 밴드를 오가며 합주실에 모여 연주를 하고 가끔은 다른 밴드들과 합동으로 장소를 빌려 공연도 하곤 했습니다. 늘그막(?)에 재미가 붙은 취미라 그런지 초창기에는 이 정도면 직업이라고 ...

[소소한 산-책] 서울, 부비프

2023-06-12T13:16:20+09:002023-04-9|

글: 이치코   도로공사 우승!   무조건 이 문장으로 글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소한 산-책’이 아니라 졸업 논문이어도 그랬을 거예요. 지난 4월 6일에 열렸던 챔피언결정전 5차전은 그만큼 극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배구를 안 보시는 분들을 위해 첫 문장을 풀어서 쓰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배구단이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흥국생명 ...

[이치코의 코스묘스] 고양이 책 #1 총, 균, 쇠

2023-03-14T16:34:58+09:002023-03-12|

[고양이 책]은 독서 기록입니다. 고양이에 관한 책일 필요는 없고 그저 고양이란 단어가 등장하기만 하면 됩니다. 독서 기록이지만 책 이야기가 될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고양이 이야기는 확실합니다. ─────────   <총, 균, 쇠>는 유명한 책입니다. 그 책 나도 알지, 집에 있는데, 라고 하실 분들이 제법 많으실 거예요. 하지만 난 다 읽었지, 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의 ...

[소소한 산-책] 서울, 밤의서점

2023-06-12T13:16:46+09:002023-02-12|

글: 이치코   듀오링고를 시작했습니다. 연속 학습 일수가 24일이 되었고 사파이어 리그에 머물고 있으며 3위권 진입 횟수는 3번이고 지금까지 획득한 총 XP는 18,739점입니다.   영어 공부를 시작한 계기는, ‘I am a student’ 따위의 문장을 퀴즈로 풀고 있는 걸 공부라고 부를 수 있다면요, 요즘 한창 유행하는 ChatGPT라는 인공지능 챗봇 때문입니다. ChatGPT는 다른 ...

[이치코의 코스묘스] 보이지 않는 존재들

2023-01-10T18:11:53+09:002023-01-8|

작가란 무엇인가? 아마도 작가들마다 생각하는 바가 조금씩 달라서 한마디로 정의를 내리기는 어려울 거예요. 세계에 대한 인식이나 인간에 대한 탐구처럼 사유와 통찰을 중요하게 여기는 작가들도 있을 테고 또 누군가는 글을 시작하고 끝낼 수 있는 물리적 실행력(또는 의지)이 작가임을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혹은 작품이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그러니까 입금이 되느냐 마느냐를 가지고 ...

[소소한 산-책] 대전, 즐거운커피×한쪽가게

2022-12-13T14:19:29+09:002022-12-11|

글: 이치코   사람을 좋아하는 일과 싫어하는 일은 정반대의 사건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닮았습니다. 두 감정 모두 마음이 싹트게 된 원인을 명쾌하게 밝히기 힘들다는 점에서요.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이유는, 좋아하는 옷에 관해 표현할 때나 싫어하는 음식에 대해 설명할 때처럼 구체적이지는 못한 경우가 많아요. 그 사람은 그냥 생각만 해도 좋아. 쟤는 이상하게 싫어. 타인을 마음에 담고 거기에 감정의 테두리를 ...

[인터뷰] 문이영 <우울이라 쓰지 않고>

2022-11-27T19:09:25+09:002022-11-26|

“글덕후의 쓰는 마음” (작업책방 씀 북토크에서)           O 저자 소개글에 ‘걷고 쓰는 사람’이라고 적었는데, 직접 자기 소개를 더 해주신다면? M 제가 세상과 진실로 관계 맺는 방식은 걷기와 쓰기를 통해서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걷고 쓰는 사람’이 저를 잘 설명해주는 문장이라고 생각해요. 덧붙이자면 걷기와 쓰기 만큼이나 읽기와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

[이치코의 코스묘스] 고양이에게 배운다

2022-12-13T14:24:57+09:002022-11-13|

이오덕 할아버지, 평생 교사였던 데다 사회적으로 두루 존경받으셨던 터라 선생(님)이란 호칭이 더 알맞겠지만 이제 돌아가신 지도 오래되셨기에 조금 편안한 호칭을 붙여보았습니다. 실제로 저의 할아버지 연배셨기도 하고요. 아무려나, 이오덕 할아버지가 쓰신 <거꾸로 사는 재미>라는 책에는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가 (제 기억에 남아 있는 바로는) 두 번 등장해요. 한 번은 “고양이가 방에 들어온다.”라는 문장 ...

[소소한 산-책] 서울, 구산동도서관마을

2022-12-13T14:17:48+09:002022-10-9|

글: 이치코   출판사에서 일한다고 하면 책을 얼마나 많이 읽느냐는 질문과 종종 만나게 되는데, ‘얼마나’를 가늠하기도 전에 많은 출판인이 손사래를 치며 이렇게 대답하곤 합니다. 아이고, 책 읽을 시간이 어딨어! 말은 그렇게 하지만 책을 만들고 파는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습니다. 아니, 많이 읽어야만 합니다. 책을 잘 만들기 위해 혹은 많이 팔기 위해 필요한 업무 능력의 밑바닥을 떠받치는 주춧돌이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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