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산-책] 대전, 즐거운커피×한쪽가게

2022-12-13T14:19:29+09:002022-12-11|

글: 이치코   사람을 좋아하는 일과 싫어하는 일은 정반대의 사건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닮았습니다. 두 감정 모두 마음이 싹트게 된 원인을 명쾌하게 밝히기 힘들다는 점에서요.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이유는, 좋아하는 옷에 관해 표현할 때나 싫어하는 음식에 대해 설명할 때처럼 구체적이지는 못한 경우가 많아요. 그 사람은 그냥 생각만 해도 좋아. 쟤는 이상하게 싫어. 타인을 마음에 담고 거기에 감정의 테두리를 ...

[인터뷰] 문이영 <우울이라 쓰지 않고>

2022-11-27T19:09:25+09:002022-11-26|

“글덕후의 쓰는 마음” (작업책방 씀 북토크에서)           O 저자 소개글에 ‘걷고 쓰는 사람’이라고 적었는데, 직접 자기 소개를 더 해주신다면? M 제가 세상과 진실로 관계 맺는 방식은 걷기와 쓰기를 통해서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걷고 쓰는 사람’이 저를 잘 설명해주는 문장이라고 생각해요. 덧붙이자면 걷기와 쓰기 만큼이나 읽기와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

[이치코의 코스묘스] 고양이에게 배운다

2022-12-13T14:24:57+09:002022-11-13|

이오덕 할아버지, 평생 교사였던 데다 사회적으로 두루 존경받으셨던 터라 선생(님)이란 호칭이 더 알맞겠지만 이제 돌아가신 지도 오래되셨기에 조금 편안한 호칭을 붙여보았습니다. 실제로 저의 할아버지 연배셨기도 하고요. 아무려나, 이오덕 할아버지가 쓰신 <거꾸로 사는 재미>라는 책에는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가 (제 기억에 남아 있는 바로는) 두 번 등장해요. 한 번은 “고양이가 방에 들어온다.”라는 문장 ...

[소소한 산-책] 서울, 구산동도서관마을

2022-12-13T14:17:48+09:002022-10-9|

글: 이치코   출판사에서 일한다고 하면 책을 얼마나 많이 읽느냐는 질문과 종종 만나게 되는데, ‘얼마나’를 가늠하기도 전에 많은 출판인이 손사래를 치며 이렇게 대답하곤 합니다. 아이고, 책 읽을 시간이 어딨어! 말은 그렇게 하지만 책을 만들고 파는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습니다. 아니, 많이 읽어야만 합니다. 책을 잘 만들기 위해 혹은 많이 팔기 위해 필요한 업무 능력의 밑바닥을 떠받치는 주춧돌이 다 ...

[이치코의 코스묘스]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닌데…

2022-09-18T20:43:29+09:002022-09-12|

일상의 대화에서 종종 튀어나오는 원래,라는 단어는 동그랗고 매끄러운 그 발음처럼 모나지 않으며 동시에 조금은 수동적인 뉘앙스를 담고 있습니다. 해결하거나 돌파해야 할 문제를 회피하고자 할 때 이렇게들 말하곤 하죠. 이 바닥이 원래 그래. 그 인간 원래 그런 거 몰랐어? 이런 말에서 적극성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문제가 그대로 있고 그와 얽힌 상황도 그대로인데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넘어가라고 말하는 것 ...

[소소한 산-책] 서울, 스페인책방

2022-08-09T17:54:10+09:002022-08-7|

글: 이치코   이번 달 소소한 산-책은 서울시 중구 필동에 있는 스페인책방입니다. 지하철 3호선과 4호선이 교차하는 충무로역에 가까이, 출구에서 불과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있어서 찾아가기 좋은 책방이었어요. 다만, 책방 소개※에 적혀 있듯이 엘리베이터 없는 오래된 건물의 5층에 자리한 터라 계단을 조금 오르셔야 합니다. 계단을 오르며 본 안내판에는 4층이 생략되지 않고 순서대로 1층부터 5층까 ...

[이치코의 코스묘스] 우정과 환대

2022-07-14T16:06:47+09:002022-07-10|

[히루와 모아 이야기 보기]   히루가 아깽이 티를 어느 정도 벗었을 때, 태어난 공방에 데려간 적이 있었어요. 히루의 엄마 모아가 아직 그곳에 있을 때였어요. 엄마라는 걸 알까? 모아는 히루를 기억할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히루를 안고 모아에게 인사를 시키려 했어요. 그랬더니, 히루가 모아를 보고 어찌나 격렬하게 하악질을 해대는지.. 모아 역시 히루를 알아보지 못한 채 시큰둥했고요. 아, 둘 다 기억을 못 ...

[소소한 산-책] 서울, (북새통문고) ②

2022-12-12T13:34:17+09:002022-06-26|

글: 이치코   ※이전 글 읽기 : [소소한 산-책] 서울, (북새통문고) ①   1907년부터 1927년까지 미국 스미스소니언 연구소의 간사(스티븐 제이 굴드에 의하면 ‘보스를 뜻하는 그들의 직함’)를 지냈던 찰스 두리틀 월컷은 1909년에 캐나다 로키산맥 고지대에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화석 중 하나인 버제스 셰일 동물상을 발견했어요. 이 사건을 스티븐 제이 굴드는 <여덟 마리 새끼 ...

[소소한 산-책] 서울, (북새통문고) ①

2022-12-12T13:35:25+09:002022-06-12|

글: 이치코   며칠 전 송해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어요. 대체자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상징적인 인물이라 뉴스와 방송, SNS에까지 추모의 마음과 목소리가 넘치며 마치 온 나라의 이목이 쏠린 듯했어요. ‘전국노래자랑’을 34년간 진행하셨다고 하니 일요일마다 방송을 보며 웃고 즐겼던 분들이라면 그 상실감이 무척 컸을 것 같아요. 저는 지난 34년 동안 TV를 거의 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아끼 ...

[이치코의 코스묘스] 앙시앵 레짐

2022-07-13T20:03:47+09:002022-05-7|

앙시앵 레짐Ancien Régime 바스티유 감옥 습격으로 시작된 1789년 프랑스 혁명 당시 기존의 절대군주정을 일컫는 단어. 역사적으로는 그러하나 보통은 옛체제, 구체제라는 의미로 사용.   봉산아랫집 육묘의 정치체제는 영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어요. 민주적 절차에 의해 선출되는 의회가 있지만 동시에 군주가 존재하는 나라들이죠. 이때 군주는 과거의 절대군주와 달리 헌법에 의해 엄격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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