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소묘: 레터] 10월의 편지, 언제 나와요?

2023-10-23T17:24:15+09:002023-10-23|

    하쿠메이와 미코치, 신부 이야기, 어제 뭐 먹었어?, 요츠바랑!, 그리고 대망의 원피스, 기타 등등.   눈치채신 분들도 계시겠죠? 네, 제가 다음 권을 기다리는 만화책 목록입니다. 물론 여기 적은 것보다 더 많은 이름들이 있고, 에세이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다룬 에세이 <에세이즘>에서는 ‘목록 작성의 핵심은 기타 등등을 쓰지 않는 것’이라 했지만 저는 에세이가 아니라 편지를 쓰는 것이니까 ...

[이치코의 코스묘스] 선물 같은 시간

2023-10-10T17:06:39+09:002023-10-9|

“이렇게 날이 무덥기 전의 일입니다만 나는 이번 여름에 고양이를 잃었습니다. 이제부터는 매일을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고양이와 시간을 보내세요. 병원에서 느닷없이 그런 조언을 받고 돌아와 보름도 되지 않아 겪은 일입니다. ”   <채널예스> 100호 특집에 실린 황정은 선생님의 글*을 읽다가 이 문단에서 더 나가지 못하고 한참을 주저앉아 있었습니다. 어떤 마음이었을까? 어떻게 견디고 계실까? ...

[가정식 책방] 오늘은 대목

2023-10-10T17:04:27+09:002023-10-8|

글: 정한샘   큰 명절이다.* 퍼지고 있는 바이러스로 인해 민족 대이동은 없을 것이다. 대부분 이미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영화가 나오는 화면을 틀어놓고 스마트폰에 눈을 고정한 채 무료한 연휴를 보내지 않으려나. 그렇다면 가만히 있을 수 없지. 명절 당일만 쉬고 명절 다음날에는 문을 열어야겠다. 요즘은 세배도 원격으로 하고, 세뱃돈도 온라인 송금으로 받는 시대가 아닌가. 그러니 넉넉해진 마음으로 책방 ...

[엄마의 책장으로부터] 나와 엄마와 마릴린 먼로 1

2023-11-14T15:06:18+09:002023-10-8|

글: 신유진   나는 ‘여성의 텍스트’라 불리는 글들을 편애한다. 그런 글들은 기억이나 장소, 몸이나 질병, 하다못해 개를 이야기할 때도 언제나 여성의 이야기로 되돌아온다. 내가 여성이기에 동병상련의 입장으로 그런 책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여성의 서사가 더 특별하다 여겨서도 아니다. 그저 그런 이야기들이 글로 쓰이는 게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할 뿐. 말로 다 하지 못한 것, 말에 갇힐 수 있는 것, 그런 ...

[월간소묘: 레터] 9월의 편지, 아름다움과 함께

2023-10-10T17:01:31+09:002023-09-25|

    아름다움이 없으면 삶은 쓸쓸해진다. _최승자 <물 위에 씌어진>, 은유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에서 재인용   타인의 아름다움에만 위안이 있다. 타인의 음악에만 타인의 시에만 타인들에게만 구원이 있다. _아담 자가예프스키 <타인만이 우리를 구원한다>, ‘조이책방’ 입간판에서   “아름다웠지만 아름다운 것 이상이었어. 그 사람이 나타나면, 아름다움이 그 사람과 같이 ...

[소소한 산-책] 서울, 조이책방 (조용한 이야기 책방 다방)

2023-09-12T17:02:10+09:002023-09-10|

글: 이치코   영화 <오펜하이머>가 CG 없이 핵폭발 장면을 재현했다는 얘기가 들리길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진짜 핵폭발을 일으킨 걸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라면.. 아니지, 아무리 놀란 감독이라고 해도 그럴 리는 없겠죠. 또 이런 말도 있었습니다. <오펜하이머>는 영화에 등장하는 과학자들 이름과 관계를 공부(?)하고 가야 재밌게 볼 수 있다, 핵폭탄 개발이나 양자역학에 관한 ...

[엄마의 책장으로부터] 맨발로 걷는다

2023-10-10T16:47:46+09:002023-09-9|

글: 신유진   엄마는 사계절 내내 맨발로 다닌다. 겨울에도 양말 신은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엄마의 발은 햇빛과 흙과 굳은살로 누런빛이 돈다. 그 발로 여름에는 슬리퍼를 겨울에는 운동화를 구겨 신고, 집에서 시장을 통과해 몇십 년째 일하는 가게까지 딱 5분 거리를 걷는다. 사람의 일평생이 그 5분 거리에 다 있는 것처럼. 느리고 무거운 걸음으로. 시장에 있는 가게가 엄마의 일터가 된 것은 아빠의 사 ...

[가정식 책방] 밤과 밤

2023-09-12T17:00:48+09:002023-09-9|

글: 정한샘   어렸을 때 엄마는 자주 밤을 삶았다. 이 작업은 주로 해가 진 후 방 안에서 이루어졌다. 삶은 밤의 두꺼운 겉껍질을 까는 건 나와 언니의 몫이었다. 푹 삶은 밤의 겉껍질은 두껍긴 해도 전혀 딱딱하지 않아, 갈라져 있는 뾰족한 끝을 잡고 엄마가 미리 내어둔 칼집 방향을 따라 아래로 죽 당기면 쉽게 벗겨졌다. 벗긴 밤을 엄마 앞에 놓인 나무 도마 위에 쌓아 놓으면 엄마는 작은 칼로 속껍질 ...

[월간소묘: 레터] 8월의 편지, 치코의 일기

2023-08-29T15:15:04+09:002023-08-27|

    나는 치코다. 봉산육묘 중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는 고양이 치코, 그러니까 이것은 본인등판이다.   대봉이 형아가 책을 냈다고 해서 읽어봤다. 형아는 나랑 많이 닮았다. 사실 외모는 오즈가 더 닮긴 했지만 나는 형아랑 운명적으로다가 통하는 게 있는 것 같다. 그 뭐더라, 소울 메이트? 우리는 둘 다 집안의 기둥이다. 아니 집안 그 자체다. 여러 인간들이 봉산아랫집에 놀러, 실제로는 우리 육묘 얼굴이 ...

[이치코의 코스묘스] 치코의 일기

2023-08-29T15:10:43+09:002023-08-13|

나는 치코다. 봉산육묘 중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는 고양이 치코, 그러니까 이것은 본인등판이다.   본인등판!   대봉이 형아가 책을 냈다고 해서 읽어봤다. 형아는 나랑 많이 닮았다. 사실 외모는 오즈가 더 닮긴 했지만 나는 형아랑 운명적으로다가 통하는 게 있는 것 같다. 그 뭐더라, 소울 메이트? 우리는 둘 다 집안의 기둥이다. 아니 집안 그 자체다. 여러 인간들이 봉산아랫집에 놀러, 실제로는 우리 육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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