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인간 표류기] 여행하는 고양이 책

2021-05-04T12:39:51+09:002020-09-6|

글 슈사장 김미정(슈뢰딩거)   “당신 나라의 고양이 책을 가져다주세요. 그러면 저희가 준비한 작은 선물을 드립니다.”   2015년 8월부터 2017년 9월까지 동묘앞역 근처 한옥에서 에어비앤비를 운영했다. 작은 마당과 서까래가 그대로 드러난 서재, 네 개의 방이 있는 그 집은 나와 남집사, 고양이 두 마리가 살고도 방이 남았기 때문이다.   에어비앤비 소개 페이지에 별 기대 없이 적어둔 이 짧은 문장은 예 ...

[소소한 산-책] 락군展 / 서울, 보안책방

2021-09-05T20:25:26+09:002020-09-6|

서점이 아닌 전시 산책을 먼저 소개하려고 해요. 이달의 책과도 어울릴 <락군展>입니다. 고양이 민화를 그리는 혜진 작가의 개인전이에요. 9월 13일까지 서촌의 갤러리 팔레드서울에서 열립니다.   전시 제목인 ‘락군’은 혜진 작가가 반려하던 멋진 턱시도 고양이 이름이에요. 어느 날 곁을 떠났지만, 이번 전시에서 그 조그마한 존재가 그에게 얼마나 크게 자리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은유가 아니라 ...

우리의 꼬리는 어디로 갔을까?

2020-09-06T02:04:25+09:002020-09-4|

우리의 삶은 보이지 않는 것들에 의해 지속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어요. ‘의식주’라고 말하는, 겉으로 드러난 것들이 생존의 필수 요건이긴 하겠지만 그것만으로 삶을 지속할 순 없어요. 삶은 생명체로서의 생존에 개체로서의 가치를 더한, 존재의 의미에 관한 개념이니까요.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스스로 지닌 개체로서의 가치를 인식할 수 있어요. 만약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상태라면 자신에 관해 아 ...

〈노래하는 꼬리〉 기아 리사리 인터뷰

2020-08-18T17:16:23+09:002020-08-18|

제공 및 출처: Topipittori 번역: 정원정     <노래하는 꼬리>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예요. 분위기와 문체가 확실히 밝고, 다양한 독자층을 두고 있죠.   이것은 러시아적이고 초현실적인 이야기기도 합니다. 체호프에게서 영감을 얻었지만, 무엇보다 어린 시절 접한 러시아 동화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죠. 그 이야기들은 기이하고 유머러스한 서사시를 닮았어요. &n ...

[쓰기살롱 노트] 결국 나도 말하고 싶어졌다

2020-09-06T01:04:34+09:002020-08-2|

글 지혜(지혜의 서재)     흰 눈으로 덮인 벌판 위에 두 개의 의자가 마주 보고 있다. 의자 뒤로 보이는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채 서 있다. 어슴푸레한 하늘 때문에 더욱 한기가 느껴진다. 그곳에서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상상한다. 어둡고 추워 힘들지만 들어야 할, 해야 할 말들이 있기에 그 의자에 앉은 두 사람을. 책 표지를 보며 잠시 숨을 고르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한 여성의 ...

[쓰기살롱 노트] 파도 10퍼센트

2020-09-06T01:04:41+09:002020-08-2|

글 이민정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산다. 해야 할 일들도 넘쳐난다. 몇 년 전 “사람들은 대부분 바쁜 척하고 산다며, 다만 어린아이를 키우며 일을 하는 사람들은 제외. 그들은 정말 바쁜 것이다”라는 글귀를 본 적이 있다. 그래, 나는 바쁜 척 아니고 정말 바쁜 사람이야. 그렇게 공신력 없는 그 글에서마저 위로를 받던 날들이 이어졌다.   아이를 키우면서, 책임이란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체감한다. 성인이 될 ...

[소소한 산-책] 편지

2021-04-05T22:18:52+09:002020-08-1|

글 이지나   몇 년 전 자주 다니던 골목의 한 공간에서 월간소묘의 ‘편지하는 마음展’이 열린다고 하기에 일찍부터 움직였어요. 역시나 좀 이른 시간 도착해서, 근처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평소 좋아하는 수필가인 마쓰우라 야타로의 신간이 나왔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름도 좋은 <일상의 악센트> !   첫 장을 펼치는데, 저는 그저 웃고 맙니다. 바로 이런 글이, ‘편지하는 마음’ 전시를 보러 가는 ...

[이치코의 코스묘스] ⑰ 총체적 난국

2020-08-01T19:49:11+09:002020-08-1|

오즈를 거두어 집으로 왔어요. 어두컴컴한 밖에서는 허피스에 걸려 괴로워하는 작고 깡마른 아깽이라는 것 말고는 자세히 살펴볼 겨를이 없었어요. 오즈를 안은 품에서 전해지는 온기에 안도하며 걸음을 재촉하기 바빴어요. 활력이 괜찮아 보였고 몸의 움직임에도 불편함은 없어 보여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허피스만이라면 주사와 약으로 잘 나으니까요. 그렇게 안도를 하며 집에 들어와 조명 아래 밝은 곳에서 오즈를 자세히 보게 ...

[공지] 읽고 쓰기 멤버 모집 (8월~9월)

2020-07-21T15:11:23+09:002020-07-19|

  쓰기살롱 멤버를 모십니다. ​ 이로운 이야기 ​ 5-7월에는 여성서사를 읽고 자기서사를 만들어나가는 일에 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8-9월 총 4차시로 진행될 이번 시즌은 이야기의 끝과 시작에 관해 깊고 넓게 들여다보려고 해요. 무루 작가의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이하 '이로운 할머니')를 읽고 그 안에 등장하는 그림책(을 비롯한 다양한 텍스트)들을 함께 보며 이야기를 ...

[이치코의 코스묘스] ⑯ 소리치는 일

2020-07-25T15:15:12+09:002020-07-5|

<말투 하나 바꿨을 뿐인데>라는 책이 있어요. 읽어보진 않았지만, 책 소개를 보니 40가지 심리 기술을 활용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투의 심리학’에 관한 책이라고 해요. 사람의 관계에서 말투는 중요하죠.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는 식상한 속담이 의미하는 바도 말의 ‘내용’에 따라 천 냥 빚이 변제될 수 있다는 건 아닐 거예요. 천 냥이 현대의 화폐 단위로 얼마일지 알 수는 없으나 제 ...

Go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