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코의 코스묘스] 길어질 게 뻔한 변명(1)

2020-10-05T21:13:13+09:002020-10-4|

고양이 목숨이 아홉 개라는 속담은 참 이상한 말이에요. 왜 그런 말이 생겨났는지 이유를 알 수 없어요. 아홉이라는 숫자, 환생이라는 개념 때문에 동양의 속담처럼 보이지만 실은 서양의 속담이에요. "A cat has nine lives. For three he plays, for three he strays and for the last three he stays.”(고양이는 아홉 번을 산다. 세 번은 놀면서, ...

[틈새인간 표류기] 여행하는 고양이 책

2021-05-04T12:39:51+09:002020-09-6|

글 슈사장 김미정(슈뢰딩거)   “당신 나라의 고양이 책을 가져다주세요. 그러면 저희가 준비한 작은 선물을 드립니다.”   2015년 8월부터 2017년 9월까지 동묘앞역 근처 한옥에서 에어비앤비를 운영했다. 작은 마당과 서까래가 그대로 드러난 서재, 네 개의 방이 있는 그 집은 나와 남집사, 고양이 두 마리가 살고도 방이 남았기 때문이다.   에어비앤비 소개 페이지에 별 기대 없이 적어둔 이 짧은 문장은 예 ...

[소소한 산-책] 락군展 / 서울, 보안책방

2021-09-05T20:25:26+09:002020-09-6|

서점이 아닌 전시 산책을 먼저 소개하려고 해요. 이달의 책과도 어울릴 <락군展>입니다. 고양이 민화를 그리는 혜진 작가의 개인전이에요. 9월 13일까지 서촌의 갤러리 팔레드서울에서 열립니다.   전시 제목인 ‘락군’은 혜진 작가가 반려하던 멋진 턱시도 고양이 이름이에요. 어느 날 곁을 떠났지만, 이번 전시에서 그 조그마한 존재가 그에게 얼마나 크게 자리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은유가 아니라 ...

우리의 꼬리는 어디로 갔을까?

2020-09-06T02:04:25+09:002020-09-4|

우리의 삶은 보이지 않는 것들에 의해 지속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어요. ‘의식주’라고 말하는, 겉으로 드러난 것들이 생존의 필수 요건이긴 하겠지만 그것만으로 삶을 지속할 순 없어요. 삶은 생명체로서의 생존에 개체로서의 가치를 더한, 존재의 의미에 관한 개념이니까요.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스스로 지닌 개체로서의 가치를 인식할 수 있어요. 만약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상태라면 자신에 관해 아 ...

〈노래하는 꼬리〉 기아 리사리 인터뷰

2020-08-18T17:16:23+09:002020-08-18|

제공 및 출처: Topipittori 번역: 정원정     <노래하는 꼬리>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예요. 분위기와 문체가 확실히 밝고, 다양한 독자층을 두고 있죠.   이것은 러시아적이고 초현실적인 이야기기도 합니다. 체호프에게서 영감을 얻었지만, 무엇보다 어린 시절 접한 러시아 동화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죠. 그 이야기들은 기이하고 유머러스한 서사시를 닮았어요. &n ...

[쓰기살롱 노트] 결국 나도 말하고 싶어졌다

2020-09-06T01:04:34+09:002020-08-2|

글 지혜(지혜의 서재)     흰 눈으로 덮인 벌판 위에 두 개의 의자가 마주 보고 있다. 의자 뒤로 보이는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채 서 있다. 어슴푸레한 하늘 때문에 더욱 한기가 느껴진다. 그곳에서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상상한다. 어둡고 추워 힘들지만 들어야 할, 해야 할 말들이 있기에 그 의자에 앉은 두 사람을. 책 표지를 보며 잠시 숨을 고르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한 여성의 ...

[쓰기살롱 노트] 파도 10퍼센트

2020-09-06T01:04:41+09:002020-08-2|

글 이민정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산다. 해야 할 일들도 넘쳐난다. 몇 년 전 “사람들은 대부분 바쁜 척하고 산다며, 다만 어린아이를 키우며 일을 하는 사람들은 제외. 그들은 정말 바쁜 것이다”라는 글귀를 본 적이 있다. 그래, 나는 바쁜 척 아니고 정말 바쁜 사람이야. 그렇게 공신력 없는 그 글에서마저 위로를 받던 날들이 이어졌다.   아이를 키우면서, 책임이란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체감한다. 성인이 될 ...

[소소한 산-책] 편지

2021-04-05T22:18:52+09:002020-08-1|

글 이지나   몇 년 전 자주 다니던 골목의 한 공간에서 월간소묘의 ‘편지하는 마음展’이 열린다고 하기에 일찍부터 움직였어요. 역시나 좀 이른 시간 도착해서, 근처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평소 좋아하는 수필가인 마쓰우라 야타로의 신간이 나왔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름도 좋은 <일상의 악센트> !   첫 장을 펼치는데, 저는 그저 웃고 맙니다. 바로 이런 글이, ‘편지하는 마음’ 전시를 보러 가는 ...

[이치코의 코스묘스] ⑰ 총체적 난국

2020-08-01T19:49:11+09:002020-08-1|

오즈를 거두어 집으로 왔어요. 어두컴컴한 밖에서는 허피스에 걸려 괴로워하는 작고 깡마른 아깽이라는 것 말고는 자세히 살펴볼 겨를이 없었어요. 오즈를 안은 품에서 전해지는 온기에 안도하며 걸음을 재촉하기 바빴어요. 활력이 괜찮아 보였고 몸의 움직임에도 불편함은 없어 보여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허피스만이라면 주사와 약으로 잘 나으니까요. 그렇게 안도를 하며 집에 들어와 조명 아래 밝은 곳에서 오즈를 자세히 보게 ...

[공지] 읽고 쓰기 멤버 모집 (8월~9월)

2020-07-21T15:11:23+09:002020-07-19|

  쓰기살롱 멤버를 모십니다. ​ 이로운 이야기 ​ 5-7월에는 여성서사를 읽고 자기서사를 만들어나가는 일에 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8-9월 총 4차시로 진행될 이번 시즌은 이야기의 끝과 시작에 관해 깊고 넓게 들여다보려고 해요. 무루 작가의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이하 '이로운 할머니')를 읽고 그 안에 등장하는 그림책(을 비롯한 다양한 텍스트)들을 함께 보며 이야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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