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더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나이마다 자신이 살아온 ‘해’를 규명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과거를 어떻게 그릴 것인지를 묻는 것이다.

—아니 에르노 <세월>

 

연말정산을 하기엔 아직 이른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12월에만 3종 4권의 책이 출간될 예정이거든요…(무슨 일이냐…) 그렇지만, 그렇지만, 역시 12월은 한 해를 돌아보기에 마침맞은 달이니까요.

오후의 소묘는 올해 3년 차였고 3년은 어떤 지표 같아서(창업 3년을 ‘죽음의 계곡’이라고들 한다죠), #폭주기관차 처럼 달렸…(아니…), 아마도 먼 미래에야 이 해를 좀 더 명확히 규명할 수 있겠지만 지금도 알 수 있어요. 분명 오후의 소묘에 분기점이 될 해라는 것을. 업계 비공식 정설인 10종 달성설을 이뤘고(일단 10종을 꿋꿋이 채우고 나면 이제 망하기는 쉽지 않다), <인생은 지금> 전시에 작게 적어둔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작업실 마련’에 줄을 그을 수 있게 됐습니다. 첫 책 전문(?) 출판사라는 별칭에 맞지 않게 다비드 칼리, 요안나 콘세이요의 작품을 펴내며 더 많은 독자 분들과 만났고, <허락 없는 외출>부터 <아홉 번째 여행>까지 전시 촘촘히 이어온 것도 즐거운 도전이었어요. 첫 에세이 시리즈의 첫 권을 런칭한 것도 제게는 각별한 일이고요.

무의식의 흐름대로라면 대체로 못 한 일들을 반추하고 반성하는 편이라(연초 알라딘에 새로나올책으로 올려놓은 타이틀 3권은 결국 올해 못 냈고… 하다 만 일력 쓰기, 그만둔 발레, 뜨다 만 편물, 방치해둔 집, 그 외 다수), 의식적으로 이런 의식을 가지려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도 올해 이룬 작은 것들을 기쁘게 꼽아보는 달 되기를 깊이 바라요. ‘과거를 어떻게 그릴 것인지’는 오롯이 자신의 몫이니까요.

 

ps. 월간소묘 시즌 2는 여기서 막을 내립니다. 레터라 이름했지만 매거진에 가까웠죠. 다음 스텝을 매거진으로 계획하기도 했었으나 아직은 때가 아닌 듯하고요. 오히려 더 레터스럽게, 더 가깝게, 시즌 3를 열고자 합니다. 이제 달에 두 번 찾아뵐게요. 한 번은 소묘의 편지로, 또 한 번은 연재글/기고글로 전합니다. 다음 편지는 1월 10일입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만나요.

 

 

 

우리는 매순간 무언가를 바라보고, 이미 본 것과 지금 본 것을 연결하며, 그렇게 펼쳐가는 의식의 지형도로 생을 꾸리고, 자신을 구축한다.

 

연말정산에 꼭 어울리는 문장으로 올해의 책을 열어봅니다. 공연예술이론가인 목정원이 바라본 것, 그 사라진 것들이 펼치는 생의 지형도.

아, 사랑에 빠지겠구나. 이 책을 손에 집자마자 알았어요. 물성에 먼저 빠졌고, 띠지에 적혀 있던 책 속 문장 “만일 당신이 춤을 춘다면 나는 가만히 앉은 몸으로도 그 춤을 따라 추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사랑이다”에 또 빠졌습니다. 누군가의 첫 책은 언제나 각별한 데가 있고. 내용도 문장도 전에 없던, 올해의 발견이에요.

저자는 공연예술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공연예술의 가장 큰 특징은 사라짐에 있다. (…) 시간예술의 근본에는 슬픔이 있다.” 그리고 그는 “슬픈 이야기를 아주 잘 듣는”, “슬픔이 너무 많이 보이는”, “슬픔을 알아보는” 사람.

그러나 책은 사라지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가요. 읽는 내내 그 생각을 했습니다. 사라지지도 않는데 사라질까 아까워 매일 밤 한 챕터씩 아껴 읽었어요. 안팎으로, 아름다움에 깊이 잠겼습니다. 아름답다 여기는 것에는 언제나 얼마간 슬픔이 내재해 있고. 나는 슬픔 빼고 아름다움만 보고 싶어 하지는 않았나. 그러나 가능한가 그것이 과연. 슬픔으로부터 비로소 떠오르는 것일 텐데.

 

우리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고 그것은 전부 타인의 아픔에 관한 일이다.

모르는 것투성이인 세계 속에서,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잘 알아보고 잘 듣는 사람 곁에서, 그 슬픈 춤을 따라 추는 광경 속에서 헤어 나오고 싶지 않았어요.

 

그리고 또 다른 올해의 책인 <있지만 없는 아이들>에서 은유 작가는 이렇게 썼습니다. “우리는 타인의 슬픔에 빚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 이 엄연한 사실을 잊지 않고 또 갚기 위해서라면, 시인의 기도대로 우리는 영원히 슬퍼야 하리라.”

 

*목정원의 관객학교

 

월간소묘 이달의 책은 매달 주제에 맞추어 소개하기 때문에 정작 제가 깊게 밑줄 그은 문장은 혼자 품게 되곤 했어요. 연말정산을 통해 소묘의 밑줄을 전합니다. 정리하고 보니 달에서 달로 이어지기도 하고 비슷한 주제가 반복되는 것 같아 제가 한 해 동안 몰두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아렴풋이 보이기도 하네요. 여러분의 올해의 문장은 무엇일지, 우리의 밑줄은 겹쳐 있을지, 아니면 이 중에 지금 마음에 가닿는 문장 있을지 궁금해져요. 저의 올해의 단어는 아무래도 ‘궁금’인가 싶고, 궁금한 마음이 계속 쓰고 전하게 하는 것 같지요.

 

방향이 달라졌다고 내 삶이 망가진 것은 아니잖아. 그냥 다른 세상을 열어 준 거라고 생각해. 나는 다른 길을 선택했고, 내가 어떤 길을 선택했든 간에 나는 나의 길이 아름다웠을 거라고 믿으니까. —1월의 책 신유진 <얼굴들>

 

길은 걷는 일의 확장이고, 걷기 위해 만든 공간들은 걷는 일의 기념비들이며, 길을 걷는 일은 세계 속에 존재하면서 세계를 생산하는 일이다. 길을 걷는 몸은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들에 흔적을 남긴다. —2월의 책 리베카 솔닛 <걷기의 인문학>

 

나는 이제 순수한 즐거움에 머물지 않고 책을 통해 세상을 보려 한다. 알지 못했던 것을 알려고 하며 분노도 하고 연대도 한다. 책 안에서 만난 새로운 세상을 내 일상으로 끌어당겨 적용해 보려는 노력도 한다. —3월의 책 정한샘, 조요엘 <세상의 질문 앞에 우리는 마주 앉아>

 

차별과 불평등에 동조하지 않도록, 남들을 빈곤으로 내몰지 않도록, 질병과 굶주림으로 인한 죽음에 무심하지 않도록 애쓰는 일, 나아가 차별과 불평등, 빈곤과 굶주림으로 인한 죽음이 없는 세상을 향해 노력하는 일, 모두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걷어낼 수 있는 죽음의 그림자라면, 지금 내 자리에서 무엇부터 해야 할까? —4월의 책 이경신 <죽음 연습>

 

‘아 좋다’라고 내뱉은 순간들을 기억해둔다. 그런 순간이 우연히 다시 찾아오길 기다리는 대신, 시간을 내어 먼저 그런 순간으로 간다. —5월의 책 김신지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

 

그것은 무시무시한 여행이지만, 진실로, 나는 그 길을 한 번은 가고 싶고, 바다의 배처럼, 그 땅을 지나고 싶다. —6월의 책 <버지니아 울프 단편소설 전집>, ‘조앤 마틴 양의 저널’

 

사랑 없는 도시에서 우리는 떠나야 한다 / 우리는 사랑의 형상을 찾아내야 한다 —7월의 책 한연희 <폭설이었다 그다음은>, ‘소모임’

 

이렇게 아름다움이란 늘 바깥에 있는 어떤 것, 타인에게서 발견되는 어떤 것이다. —8월의 책 나희덕 <예술의 주름들>

 

나는 내 세상에 어떤 단어가 없는지 알지 못한다. (…) 그래도 희망적인 건, 어떤 단어를 곁에 두고 살아야 할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9월의 책 이미화 <수어>

 

내가 책을 사랑하는 이유는 위대한 문장에 희열을 느껴서라기보다 내 좁은 경험의 한계를 넘어 복잡한 인생에 대한 감각을 넓힐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를 집어삼킬 듯한 인생의 어둠과, 고맙게도 그 속을 애써 뚫고 나오는 빛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10월의 책 다이애나 애실 <되살리기의 예술>

 

그것은 접시 하나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름다움에 관한 문제. 결국엔 나에 관한 문제였다. —11월의 책 김인 <고유한 순간들>

 

지난해에는 소묘의 썸띵을 꼽아보았는데요. 이번에는 여러분이 꼽은 썸띵으로 꾸려보았습니다. 첫 키워드인 #소묘의전시들 은 저도 올해의 썸띵으로 생각하는 것 중 하나여서 반갑게 전합니다. 책 안팎의 이야기를 다양한 모습으로 꾸려 곳곳에서 독자 분들과 만난 일은 제게도 ‘오감이 꽉 차는’ 경험이었습니다. :)

 

두 번째 키워드는 #올해의그림책 입니다. 그림책과 새롭게 만나게 되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 기뻐요. 저희 그림책 많이들 꼽아주셔서 저는 겹치지 않는 두 권을 소개해 봅니다.

먼저 밤코 작가님의 <모모모모모>. 2019년에 출간됐지만 저에겐 올해의 발견이에요.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이거 뭐지, 이거 뭐지, 소리 내어 감탄하며 크게 웃었습니다. 시원한 여백에 군더더기 없는 그림 안에서 의성어도 의태어도 아닌 이미지화된 글자들의 소리가 생생하게 보는 이를 사로잡아요. 모모모모모! 벼벼벼벼벼! 그림책만이 줄 수 있는 쾌감이 있다면 이런 것이겠구나. 내용은 웃을 일이 아니건만. 모를 심고 벼를 베는 농사일의 고단함이 여실히 담겨 있는데, 그것은 책을 덮은 후에야 밀려옵니다. 익살맞기까지 한 농부의 몸짓과 표정을 그려내는 태도가 연민도 미화도 아니어서일까요. 그것은 묵묵히 자기 일을 해온 사람을 곁에서 가까이 관찰한 이의 존경처럼 보입니다. 저는 무거워지려 할 때마다 이 책을 펼쳤어요.

또 한 권은 앞서 소개한 책과 정반대에 있는 듯해요. 아르투르 스크리아빈이 쓰고 요안나 콘세이요가 그린 <세네갈의 눈>입니다.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알 수 없는 그리움과 슬픔이 차곡차곡 쌓여요. 이해할 수 없었던 무언가, 그러나 중요한 것. 그것을 이해해보려 누군가는 쓰고 그리고 누군가는 읽고 또 읽고. 콘세이요의 정서와 묘사는 책마다 비슷한 듯하면서도 매번 다르게 아름답습니다.

이제 여러분의 이야기를 전해요.

 

1 #소묘의전시들

올해 소묘의전시들을 따라 곳곳을 누볐습니다.

책방사춘기, 땡스북스, 번역가의서재 그리고 동아서점까지… 소묘의 전시 덕분에 활자로만 즐거운 것을 넘어 오감이 꽉 차는 한 해를 보냈어요. 그리고 기획부터 전시, 철거까지 소묘의 노고가 마음 깊이까지 느껴져 정말 감사했고요. 올 한해 수고하셨습니다. 토닥토닥! 앞으로도 계속 오감을 꽉 채우는 출판사가 되어주세요. —miran_bookshelf

 

2 #올해의그림책

#허락없는외출 #빛이사라지기전에 코로나가 길어지며 지쳐가던 집콕 생활의 빛이 되어주었던 휘리 작가님과 박혜미 작가님의 그림책. 이 책들 덕분에 답답한 날에는 언제든 숲으로 바다로 떠날 수 있었습니다. 그림책은 어린이들의 것이라는 편견도 깰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julism_beprofessional

 

#인생은지금 교보문고에서 <인생은 지금> 책을 보고 갑자기 도전을 하고 싶었어요. 용기와 자신감을 준 책이었죠. 오후의소묘와 저와의 만남이 시작된 순간이었어요. 그 이후 참 많은 오후의소묘 책들로 책장 콜렉션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인생은 지금> 덕분에 올 해 자격증 두 개를 도전했습니다. 하나는 이미 성공, 다른 하나는 2차 시험만 남겨둔 상태입니다.그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전 시도하지 않았을 거에요. 얇고 작은 그림책의 힘이었습니다. 🙌 늘 감사해요👏 —crembel

 

#새의심장 #나는강물처럼말해요 인간의 말보다 바다의 말을 먼저 알게 된 나나를 통해 그림책 작가가 되고 싶은 꿈이 더욱 확고해졌어요. 2014년에 구상했었던 바위 위에 떨어져 있는 노란 낙엽을 보고 <노란물고기가 되고 싶은 이파리 이야기> 란 제목으로 준비했던 사진과 그림, 짧은 글을 다시 보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아주 큰 위안이 되었던 책은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였어요. 나이가 내년이면 60임에도 내가 남과 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사실 나 자신부터 먼저 해야 하는데… 그게 여전히 튼튼하지가 않아요. ㅜㅜ 오후의 소묘 책들 보면서 맘속 바람이 잦아듦에 감사해요.❤️ —dongwhapicture

 

#꽃들의말 오후의 소묘를 알게해 준 책이자 요안나 콘세이요의 팬이 되게 해준 선물 같은 책입니다. 보자마자 심장이 두근두근했던 너무 아름다운 책이었어요. 😍😍😍 —bboyoung.kim

 

#할머니의팡도르 #인생은지금 <할머니의 팡도르> <인생은 지금> 등의 그림책을 만나게 되면서 오후의소묘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라는 책은 그림책을 좋아하는 어른이의 친구 같은 느낌이랄까… 그 책 속의 그림책을 모두 찾아보았답니다^^ 오후의소묘를 응원하게 되고 오후의소묘 책들을 통해 응원받는 한 해였습니다. —jumicalli

 

#나는강물처럼말해요 그림책모임에 가입해서 그림책에 대한 흥미와 즐거움을 그리고 큰 위로를 받았어요 그 후부터 그림책 책방, 출판사들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사적인서점 정지혜님의 추천으로 오후의소묘를 알게 되었어요. 아마 저에겐 올해의 키워드는 첫 그림책인 이것이 아닐까 싶어요. —cutr677

 

 

자기만의 색깔을 지닌 작은 서점을 찾아다니는 소소한 즐거움을 나눕니다. 책방에서 산 책을 함께 소개합니다.

 

동네책방

 

서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고 너도나도 서점 한다는 것이 조금 걱정스럽기도 했습니다. 저들은 책방 일의 고됨을 모르고 뛰어드는 것은 아닌가. 생기는 것만큼 사라질 텐데. 그러나 책방 산책을 다니며 누구보다 현실을 잘 알고 치열하게 고민하며 책방을 열고 또 꾸려가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알았어요. 그것은 모두- “저는 사랑, 네? 책에 대한 사랑, 뭐라고요? 이 공간에 내가 좋아하는 책을 꽉꽉 눌러 담아 채우고 싶다는 주인장의 책에 대한 사랑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책이 아니라 특정한 책에 대한 편협된(!) 사랑이 만들어낸 책방의 압축된 공기가 바로 사람을 모으고 연결하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2021년의 산-책 | 작업책방 ‘ㅆ-ㅁ’, 번역가의 서재, 한낮의 바다(1), 책의 기분, 리브레리아Q, 책방 모도, 동아서점, 삼일문고, 노말에이, 한낮의 바다(2), 라바북스, 북스피리언스

제주 고양이 웹툰 시즌 2. <아홉 번째 여행>을 쓰고 그린 신현아 작가가 전지적 대봉 시점으로 봉봉 식구들 이야기를 담박히 담았습니다.

 

저희도 고양이가 많은데요. 정말 많은데요. 심지어 올해의 사건으로 꼽지 않을 수 없는 사건이 하나 있으니 식구가 또 늘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치코의 SNS 계정 이름은 #오묘한집 에서 #봉산육묘 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만 빼고 다 낯을 가리는 터라 손님들은 늘 이치코만 보고 가지요. 왜 그러는 것입니까 냥님들이여.

 

[대봉이의 일기]

B조의 아침

캣티비

 

🍵 <고유한 순간들> 전자책 출간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리디북스]

 

🍵 고유한 차담회

겨울비로 스산한 날, 불빛 따듯한 사루비아 다방으로 걸음했습니다. 역시 김인 대표가 직접 블렌딩한, 아직 출시 전인 신차가 가득 우려져 있고, 자리마다 작은 잔들이 놓여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곧이어 자리가 차고 잔이 비고 질문과 대답과 낭독이 이어지는 동안 여러 이미지가 떠올랐다 사라졌습니다. 환한 웃음, 오래된 책들로 가득한 서재, 신선한 차밭, 어두운 방, 고양이를 끌어안는 몸짓… 같은 차의 향미 속에서 저마다 비슷하고도 다른 물음과 답을 가지고 돌아갔겠죠. 저는 세 가지 말을 안고 왔습니다. 재미있어서 계속합니다. 원칙은 단 하나, 좋은 소재예요. 아름다워야 해요.

 

📘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책 <두 여자> 12월 7일 출간 예정

미리보기 instagram.com/p/CWfQt8DpYo5/

 

📕 Grace J <호찌냥찌 새로운 이야기> 12월 중순 예약판매 예정

미리보기 instagram.com/p/CXDTBqkJZ6J/

 

🐯 [ 호찌냥찌 새로운 이야기 ] 원화전 X 오후의 소묘 오픈 스튜디오 12.11 ~ 12.18

— 예약제로 진행되며 예약 링크는 추후 인스타그램 계정(@sewmew)에서 오픈합니다.

 

월간소묘는 별사탕 같아요. 한 달의 의미를 더해주는 반짝이는 조각.월간소묘 ‘이달의 책’의 아름다운 소개글에 매달 반하고 말죠. 한 번만 읽은 책은 한 권도 없었어요. 문장이 고플 때마다 간식처럼 수시로 꺼내 먹던 문장들. 특별히 객원 에디터 1기로 참여했기에 더욱 애틋한, 저의 #올해의책 은 <고유한 순간들>입니다. 많은 문장이 가슴을 파고들었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히 돈을 벌지 못할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은 128쪽과 세상의 모든 차가 삶의 아름다운 면만을 취하려고 한 건 아닌지 돌아보는 ‘백야’의 작업노트는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요. 싸부님, 하고 무릎을 꿇고 싶어요.

월간소묘의 파트를 맡고 계신 여성 작가님들의 그림과 글도 한 권의 책이었어요. 그 사이 청일점이신(?) ‘이치코의 코스묘스’는 #올해의개그 입니다. 죄송해요, 웃기려고 쓰신 글이 아닐 텐데 숨길 수 없는 이실장님의 위트가 빛이 납니다. 서문이 정말 서문 아니게 긴 것도 재밌어요. 월간소묘 끝까지 글을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매달 긴 편지를 엮어 띄우는 일, 지름길이 없는 고된 일에 고단함과 맞서 아름다운 편지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의감사 를 전해요.

—moya

 

#올해의감사 는 제가 전하고 싶고요. 매달 #오묘한독서#소소한산책 멤버로 촘촘히 함께해온 것, 큰 힘이 되었습니다. 잠시 쉬어갈까 했는데 이 답장에 계속해 나가기로 결심했다는 것 소곤소곤 전해요.

 

고양이 화가님, 연재가 잠시 중단된다는 소식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그림을 마구마구 그리고 싶은 마음이 드신다니 이보다 환영할 일이 또 있을까요! 그렇다면 아쉬움보다는 반가운 소식이 되겠습니다. 다 쏟아내시고 새로워진 에너지로 보내주시는 잔잔한 글과 그림들로 또 만난다면 그 역시 반가울 것 같아요. 언제 어디서든 부디 건강하시기를…!김혜영의 혜영들, 고양이 화가 작가님들, 그림을 그리며 살아가는 삶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마음들.. 그리고 싶지만 그리지 못하고 있는 마음, 막막함 속에서 주저하고 있을 때, 다 포기했다고 생각했을 때 ‘너만 그런 게 아니야’ 하고 은은하지만 꺼지지 않는 등불을 켜고 곁에 서 있는,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멀리 있는 친구를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그림이 시작되는 마음과 자라나는 마음, 좌절하고 실패하는 마음, 불안하고 우울한, 그럼에도 다시 나아가는 마음을 아스라한 글로 표현해주셔서 따뜻한 위로가 되었습니다. 소중히 아껴보고 싶은 글들이에요. 아름다운 글과 그림들 감사합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마시고 계속해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나가주시기를,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익명

 

어째서인지 어떤 분인지 알 것 같아요. 종종 편지 주셨지요? 아니더라도 멀리 있는 친구 다름 없을테고요.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익명의 당신도, 고양이 화가도, 혜영들도, 건강하시기를, 그려나가 주시기를.

 

#올해의단어 시, 바다

#올해의그림책 마르 베네가스, 하셀 카이아노 <새의심장>

#올해의선물 곧 출간될 유스티나 바르기엘스카,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두 여자>

#올해의연재 이미나, <고양이화가>

#올해의썸띵 모야씨작업실 이달의캔들

#올해의영감 김인, <고유한 순간들>

#올해의확장 이미화 <수어>

#올해의아름다움 목정원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올해의커버스토리 2월의편지 ‘걸음걸음’

월간소묘 덕분에 올해는 조금 이르게 연말정산을 했어요. 온통 소묘, 온통 책이네요. 올해를 맞이할 때는 희망 비슷한 것을 품기도 했는데, 돌아보니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온 것 같아요. 여행 한 번 가지 않고, 보고 싶은 얼굴들도 만나지 못했지만 책으로 모험하고, 여행하고, 연대할 수 있었어요. 월간소묘는 든든한 길잡이이자 동료, 친구였고요. 덕분에 1년이라는 짧고도 긴 시간을 외롭지 않고 헤매지 않고 잘 지나왔어요. 깊이깊이 고마워요. 새해에도 서로의 발신인이자 수신인으로 씩씩하고 상냥하게 함께해요.

—고운

 

#올해의선물 오래 기다렸죠. 곧 전할게요 :)

 

 

12월의 편지, 어떠셨나요?

답장을 남겨주세요.

 

[월간소묘: 레터] 구독하기

 

 

 

[월간소묘 : 레터]는 책과 고양이를 비롯해 일상의 작은 온기를 담은 다양한 연재글을 전합니다. 매달 첫 월요일에 만나요.

구독하기

 

[월간소묘: 레터]

2020년   첫 편지 ‘생기’ 3월의 편지 ‘질문의 자리’4월의 편지 ‘장소라는 몸’5월의 편지 ‘낭만’유월의 편지 ‘어느 틈에’7월 ‘편지하는 마음’8월의 편지 ‘빨강’9월의 편지 ‘어스름’시월의 편지 ‘herbarium’11월의 편지 ‘그 속에는’12월의 편지 ‘연말정산’

2021년   첫 편지 ‘얼굴들’  •  2월의 편지 ‘걸음걸음’  •  3월의 편지 ‘Little Forest’  •  4월의 편지 ‘Now or Never’  •  5월의 편지 ‘창으로’  • 유월의 편지 ‘비밀의 무늬’  •  7월의 편지 ‘여름의 클리셰’  •  8월의 편지 ‘파랑’  •  9월의 편지 ‘이름하는 일’  •  시월의 편지 ‘일의 슬픔과 기쁨’  •  11월의 편지 ‘나의 샹그릴라’  •  12월의 편지 ‘연말정산’

202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