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어째서 여름 이야기만 하게 되는지. 여름 아닌 것들을 도무지 떠올리기 어렵고 그럴수록 여름 안이라는 것만을 인식하게 됩니다. 그럴 바에야 여름 안에서 좋은 것들을 늘려가는 수밖에 없어요. 폭설로 빙수를 만들고, 온갖 여름을 설탕에 절여 유리병에 담고, 땡볕의 바다에 눕고 구르고, 뒤집힌 양산으로 폭우를 헤치고, 콩국수와 옥수수로 세 끼를 채우고, 수영복을 입고 춤을 추고, 수박을 수영장 삼고, 한껏 늘어진 고양이의 배에 끈적한 얼굴을 묻어 털을 잔뜩 묻히고, 집 앞 살구나무 아래에서 입을 크게 벌리고, 한낮 태양 아래서 맥주를 마시며 잔뜩 붉어지고, 손수건을 쥔 채 손을 잡고, 발바닥과 땅 사이 경계를 흐리고, 땀과 마르지 않는 빨래와 부패의 냄새 속에서 무기력과 전투력을 동시에 키우고, 커피를 아이스크림에 콸콸 붓고, 옥상에 텐트를 치고 화분들과 들어앉아 부채질을 하고, 지난여름의 사진들을 늘어놓고 과거를 여행하고, 이렇듯 우리는 모두 서로 지난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고… 여름은 진부하지만 매력적인 클리셰로 채워진 하나의 장르 같아요.

 

 

 

여름이 아닌 것들을 좋아한다 그러니까 얼어붙은 강, 누군가와 마주 잡은 손의 온기, 창문을 꼭꼭 닫아놓고서 누운 밤, 쟁반 가득 쌓인 귤껍질들이 말라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니까 수박이 아닌 것들을 좋아한다 차가운 방바닥에 눕는 것을 좋아한다 피가 나도록 긁는 것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것들이 땀띠처럼 늘어난다 그러니까 나는 이 여름을 죽도록 좋아한다

그러나 의지와 상관없이 종아리에 털들이 자라나는 걸, 머리카락이 뺨에 들러붙는 걸, 화분의 상추들이 맹렬하게 죽어가는 걸 여름은 내내 지켜보고 있다 좋아한다 좋아한다 쏟아지는 말을 주워 담을 수가 없다

—<수박이 아닌 것들에게> 중에서

 

여름을 좋아하세요? 저는 봄만을 편애했는데 언제부턴가 여름 안에서 좋은 것들이 하나둘 생기더니 급기야 ‘땀띠처럼 늘어’났습니다. 그림책을 좋아하게 되면서였을지. 감각이 맹렬하게 ‘자라나고 들러붙고 쏟아지는’ 장르니까요. ‘계절의 장르’라고 이름 붙인 저의 분류법에 따르면, 에세이는 봄, 그림책과 시는 여름, 인문서는 가을, 소설은 겨울이랍니다.(계절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듯 이 분류도 역시 모호해지고 있지만요.)

한연희 시인의 <폭설이었다 그다음은>은 누가 봐도 겨울의 시집일 테지만, 제게는 어쩐지 여름의 책이에요. 이 시집에서 두 번째 혹은 세 번째로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콧수염’(30회)이고, 시집을 다 읽은 후 표지 그림을 다시 들여다보면 소나무의 가지와 잎들이 콧수염처럼 보일 정도. 콧수염은 ‘여름에 더 쉼 없이 자라’나고 ‘사랑을 주는 사람에게 더 무섭게 자라’나는 것.(<카이저에 대한 소견>)

그러니까 폭설이 아니라 여름의 폭우를 맞고서 무성히 자란 콧수염을 인중에 단 화자가 아이 유령처럼 ‘언니’(80회 등장) 하고 웃으며 달려오는 것 같은 환각이, 선명합니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요. 시인도, 콧수염도, 시집도, 언니도, 이 여름도.

 

인중에선 이끼 냄새가 났다 바위에 뿌리를 내려 살아온 식물 같고, 자란 털을 쓰다듬으니 내가 무성해지기 시작한 것 같고, 간지러웠다가 따갑다가 부드러워지는 기분이 싫지 않았다

사랑한다는 기분에 휩싸이는 것이다

—<핀란드식 콧수염> 중에서

 

저의 여름은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OST를 들으며 시작됩니다. 아녜요. 그 곡들을 들으면 어느 계절에 있든지 여름이라는 공간이 펼쳐집니다.

영화음악을 이야기하는 최다은 PD는 이 한여름 밤의 꿈만 같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여름의 피아노 음악의 선물세트”라고 표현했어요. OST의 열일곱 트랙 중 일곱이 피아노 곡, OST에 포함되지 않은 피아노 음악도 열두 곡이 된다고 해요. 피아노가 지닌 차가운 금속성이 여름의 뜨거움 안에서 자신의 청량함을 더욱 부각하며 때로는 긴장을 주고, 때로는 밸런스를 맞춥니다. 여름의 빛 아래 더욱 짙어지는 녹음, 새소리와 물소리, 투명한 바다와 어우러지는 건반 위의 첫사랑…

김혜리 기자가 ‘영화의 일기’에서 썼듯이 퀴어영화의 클리셰인 “폭로와 굴욕의 장면은 도래하지 않”고, 오롯이 멜로와 성장물의 클리셰들로 채워지는 시간. 무성해지고 때로는 무너지고 또 자라나고. 여름이란 그런 것이겠지요.

오프닝곡의 <Hallelujah Junction>부터 엔딩곡 <Visions of Gideon>까지 존 애덤스, 류이치 사카모토, 에릭 사티, 모리스 라벨을 거쳐 수프얀 스티븐스의 몽환적인 선율이 데려가는 곳은 현실보다는 꿈인 양합니다. 두 사람이 함께 연주하는 피아노 연탄처럼 엘리오와 올리버, 둘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의 장르는 실은 판타지가 아닐지. 한연희 시인의 언어를 빌리면 ‘슈슈’(26~36회? 등장)라고 해도 될까요.

 

슈슈는 복숭아 같고/ 슈슈는 뭉게구름 같고/ 슈슈와 슈슈 사이에 긴 여름 (—첫 번째 <슈슈>에서)

무지개가 일렁이는 슈슈// 슈슈는 달콤하고/ 슈슈는 부풀어 오르고/ 슈슈는 점점 뜨거워지고 (—두 번째 <슈슈>에서)

풀밭인지 개울가인지 모를 자리에 남아/ 여우가 준 사랑을 어찌할 수 없어서/ 언덕을 천천히 오르는 다르 여자애를/ 와락 사랑하고 싶어졌다// 그 애에게 슈슈하러 간다 (—다시 첫 번째 <슈슈>에서)

 

﹅ 김혜리의 필름클럽 112회 – [팝업 음악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속 피아노 곡

 

 

자기만의 색깔을 지닌 작은 서점을 찾아다니는 소소한 즐거움을 나눕니다. 책방에서 산 책을 함께 소개합니다.

 

구미 삼일문고

 

속초의 동아서점에 이어 이번에도 지역의 중형서점인 구미 삼일문고를 산책했습니다. 삼일문고는 어느 날 혜성처럼 나타나(!)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곳이 되었는데요. 이치코 실장이 필자로 나서서 읽을거리가 더욱 풍부해졌습니다. 전직 목수의 면모가 십분 발휘된(?) 산책이었어요.

소묘가 사랑하는 그림책 작가 이미나의 그림 에세이. 그림과 그리는 생활에 대해 씁니다. 아니 오리고 붙여서 새로운 모양을 만든 이것은, 고양이 화가의 이야기.

 

일기 같은 그림

 

많은 이들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과 대다수의 다른 이들이 선호하는 것 사이에서 갈등을 겪곤 해요. 콧수염이 아주 멋진 우리의 고양이 화가는 어떨까요?

 

‘남는 것은 언제나 일상이다’ 프로젝트. 회화 작가 김혜영이 동명의 타인을 인터뷰하고 매달 한 폭의 그림과 짧은 글로 풀어냅니다.

 

 

김혜영 개인전 <못 늪 강 바다>

 

이달에는 연재글이 아닌 전시 소식을 전합니다. 김혜영 작가가 빈터에 바다를 채우고 집을 지은 그림들을 전시해요. 월간소묘 레터에서 연재한 그림들을 직접 마주해 보세요. 작은 화면으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감상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저도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Kim hye yeong : POND MARSH RIVER OCEAN

2021. 7. 1(Thu) – 2021. 7.27(Tue)

호아드갤러리 instagram.com/hoard_official

서울 종로구 율곡로1길 54-3

11 – 8pm / Closed on Mondays

월간소묘의 느슨한 온라인 독서 모임. 함께 읽고 써요.

 

◇ 유월의 책 <버지니아 울프 단편소설 전집>

버지니아 울프를 생각하면 그녀의 외투 주머니 속 돌의 무게를 넘을 수가 없었다. 책을 읽을 때마다 영화 <디 아워스>의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했었는데 지난겨울에 읽은 <올랜도>에서 전혀 다른 작가를 만났다. 같은 사람일까 싶어 놀라고. 월간소묘 유월의 편지에서 소개된 <버지니아 울프 단편소설전집> 에서는 또 새로운 그녀를 만난다. 버지니아 울프의 눈은 세상을 향해 열린 창 같았다. 이 창은 통렬하고 재치 있고 세밀하다. (멋있으면 다 언니..) 나는 오랜 오해에 대해 미안해하며 버지니아 울프라는 창에 비친 세상의 무늬를 본다.

이런 문장에 밑줄을 그었다. “보편성은 왠지 런던의 일요일을 떠올린다. 일요일 오후의 산책을, 일요일의 점심 식사를 떠올린다. 죽은 사람들과 옷과 버릇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린다. 아무도 원하지 않음에도 여럿이 한 방에 모여 늦게까지 함께 있는 버릇 같은.” <벽의 자국> 중에서

이제는 그녀의 외투 속 돌 말고도 다른 무게가 내게 자리 잡는다. 여행을 한 기분이랄까. 가깝지만 멀었던 버지니아 울프라는 고즈넉한 세계로. 어느 때보다도 월간소묘의 편지가 고마울 수밖에.

@moya instagram.com/p/CPaJCS9p_ws/

 

유월에 들어서면서 비가 자주 왔다. 비 오기 전의 공기는 물기를 잔뜩 먹어 무겁고 텁텁했다. 창문을 열면 금세 벽지가 울었다. 강에서 피어오른 물안개가 수풀을 뒤덮고 고속도로를 넘어 집까지 날아왔다. 비가 오면 상황은 더 심각했다. 초를 켜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날씨를 핑계 삼아 오래 무기력했다. 이대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물안개처럼 머릿속에 퍼졌다. 흐릿한 채로, ‘모든 것이 너무도 무심하고, 모든 것이 너무도 터무니없’이 흘러갔다. 매일은 같은 날의 반복일 뿐이며, 삶이 나와 분리되어 나를 소외시키는 것처럼 느껴졌다.

“연못의 매력은, 사람들이 모두 사라져버린 뒤에도 상념은 거기 남아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몸뚱이가 없어도, 생각은 공동의 연못 속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다정하게 속삭이면서, 떠돌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버지니아 울프의 글에 빠져든 것은 그런 속삭임 때문이었을 것이다. 연못가에 앉아 물속을 들여다보듯 ‘깊디깊은 수중의 삶’ 속에 누군가가 떨어뜨리고 던져놓은 생각과 의문에 귀 기울이는 동안, 나의 무기력과 소외감은 다른 생각들로 덮이거나 더러는 흩어져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리고 연못의 밑바닥에서 건져 올려진 목소리, ‘다른 소리들 밑에 잠겨 있다가 부스스 떨쳐 일어난’, 속삭임은 이것. “무언가를 할 수 있다면 스스로 하는 수밖에 없어요.”

@littlestitches__ instagram.com/p/CQ5etfWJ87P/

 

**[이치코의 코스묘스]는 당분간 휴재합니다. 아껴주시는 분들 많았는데, 다시 돌아올 예정이니 너무 서운해하지 마시길-!

🌊  박혜미 그림책 <빛이 사라지기 전에>

알라딘 독자 북펀드 ~7.13 [마감]

 

—<빛이 사라지기 전에> 전시가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속초 동아서점에서 열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SNS를 통해 공지할게요.

 

—작가와 디자이너가 함께한 인쇄 감리인지 피크닉인지 모를 청량한 현장 소식 전합니다. : )

 

🌷  장프랑수아 샤바와 요안나 콘세이요의 동화 <꽃들의 말>

[번역가의 서재, 칠월의 전시] 비밀한 언어, 꽃들의 말

 

—언론사 서평을 전합니다.

*사랑·우정·수줍음에 섞인 탐욕·오만·질투…꽃말로 풀어낸 세 이야기

*[편집자 레터] 능소화 필 무렵

 

—독자 후기는 늘 힘이 되어요. 많은 피드 중에 첫 두 후기만 전해 봅니다.

*모든 문장을 필사해 벽에 붙여두고 싶은 첫 후기였습니다. “꽃의 언어에서 시작되었으나 꽃에 머물지 않는 이야기… 모든 것이 완벽한 책이었다.” @quartetbooks

*책과 꼭 어울리는 공간과 공기가 담긴 사진도 인상적이었어요. “정말 아름다워서.” @eodie.scent

 

연재글 중 <고양이 화가> 잘 읽었어요. 그리시는 그림만큼이나 귀엽고(?) 재밌고 아름다운 글에 읽는 내내 눈이 반짝였답니다.소소한 산-책으로는 그림책 <여름의 잠수>를 읽고 보았습니다. 각자의 슬픔을 다 헤아릴 수 없더라도 함께 슬픔의 시기를 지나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 제게도 위로가 되었어요.

이것은 소묘와 내가 씨실과 날실이 되어 함께 엮어가는 우리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수신인이 없는 편지는 없으니까요. 편지를 읽는 일도 답장을 쓰는 일도 수신인의 기쁨이랍니다.

—고운

 

고운에게

수신자 없는 편지를 보내는 기분이 들 때가 가끔 있는데, ‘씨실과 날실이 되어 함께 엮어가는 우리의 이야기’라는 말을 꼭 쥐어봅니다. 답장 고마워요.

 

편지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가보고 싶은 서점도 추천받고, 읽고 싶은 책도 생겼어요. [오묘한 독서] 코너도 좋아요. 또 다른 위로가 되었네요. 고맙습니다.저도 내가 아닌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어요. <마침 그 위로가 필요했어요>라는 책이에요. 많이 힘들고, 지치고 안 좋은 생각도 했는데, 책을 읽는 내내 위로받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책을 통해 위로받는다’라는 느낌을 오랜만에 느껴본 거 같아요.

—벼리 @luminous__y_

 

벼리 님

이야기가 흘러들어 좋은 마음을 불러일으켰다니, 더없이 기쁩니다. 나누고 싶은 책 추천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이렇게 또 이야기와 마음이 새로운 곳으로 흐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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