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무언가를 꾸준히 할 수 있으면 그건 멋진 일이 될 것만 같다.”

_이소 <천변일기>

 

저는 불광천에서 제일 느리게 걷는 사람입니다.(이달 ‘이치코의 코스묘스’에서 이실장이 자기가 “불광천에서 제일 빨리 걷는 사람”이 되었다며 자랑을? 써놓았기에….)

매일 꾸준히 하는 일 중 하나는 출퇴근이고(주 7일…), 운 좋게도 집과 사무실 사이에 불광천이 있어 한여름이 되기 전까지는 천변 걷는 기쁨을 날마다 누립니다.

초록이 올라오고 꽃들이 피어나고 때꾼했던 비둘기들이 매끈해지고 무리 지어 있던 오리들이 어느새 짝짝 맞춰 거처를 옮겨요. 같은 길이지만 한 번도 같은 적이 없어서 저는 그 길을 처음 들어선 것처럼 더듬더듬 나아갑니다.

이 파란 꽃들은 뭐지. 큰봄까치꽃? 이렇게 작은데 ‘큰’이 붙는다고?! 애기똥풀도 피었네. 작년엔 토끼풀이 점령하더니 올해는 냉이 밭이 됐구나. 아이고, 한참 가물더니 일찍 핀 냉이꽃들 다 말라버렸네. 고들빼기랑 똑같이 생겼는데 수술 까만 거 보니 노랑선씀바귀겠다. 저 보라색 꽃들은 뭐지. 자주괴불주머니? 식물들 이름 정말 뭘까. 어머 소리쟁이는 엊그제 종아리까지 왔는데 며칠 비 내렸다고 허리까지 자란 거 봐! 엉겅퀴도 올라온다. 박태기 꽃 진 자리에 벌써 꼬투리 잔뜩 달렸어. 작년 튤립 화단은 올해 다 장미가 됐네. 저기 성질 급한 애 하나 피었다. 흰 오리야, 너 맨날 붙어 다니는 짝꿍 청둥이는 어디 갔니? 아, 바로 뒤 풀섶에서 자고 있구나. 그럼 그렇지, 어쩜 그리 한시도 안 떨어질까! 앗, 다리 밑 둥지에 찍찍거리는 소리 난다. 봐봐, 애기 비둘기!! 이야, 저 철봉 할아버지 대단하시네. 오늘은 댕댕이들 다 옷 벗고 나왔어~

이쯤 되면 불광천에서 제일 느린 사람일 뿐더러 제일 말이 많은 사람이기도 하겠네요. 처음 보는 풀꽃, 이제 낯이 익은 오리와 비둘기 무리,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냄새와 풍경, 그곳을 오가는 존재들. 같은 길을 반복해 걸어야만 알아챌 수 있는 놀랍고도 작은 차이들, 그런 것들 하나하나 마주하다 보면 걸음은 자연히 느려지고 자주 멈춰 설 수밖에요. 물론 말도 많아지고요. 출근을 위해 지나야만 하는 길이 아니라 그 길을 걷기 위해 출근을 하는 건가 싶어지기도 합니다. 하루 중 유일하게 계절을 오롯이 마주하는 시간, 도시의 삶 속에서 도시 바깥을 작게 들여오는 시간, 나 아닌 존재들에게 한껏 열리는 다정의 시간이기도 해요.

 

그런 시간을 찬찬히 기록한 관찰일기가 있습니다. 2019년 5월부터 11월까지 불광천을 따라 걸으며 쓰고 그린 <천변일기>인데요. <비워도 허전하지 않습니다>라는 제로 웨이스트 생활기를 펴낸 일러스트레이터 이소 작가가 만든 독립출판물입니다.

 

“천을 사이에 두고 도시는 쉽게 침범하지 못한다. 그 사이로 넓은 하늘이 생긴다. 서울의 하늘은 좁다. 그러나 불광천의 하늘은 넓다. 벌어진 하늘 사이 시선을 돌려 땅과 닿는 그 끝을 보면 저 멀리 북한산의 일부가 보인다. 먼 산을 볼 수 있는 것. 나는 이런 것을 멋지다고 생각한다.

천변을 따라 자리 잡은 풀은 제멋대로여서 예쁘고 물속에는 물고기가, 물 밖에는 새가 있는 게 당연해서 좋다. 천변을 걷다가 머리 위로 큰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머리 위로 하얗고 커다란 존재가 날개를 유유히 저으며 떠가고 있다. 익룡인가, 순간 현실감을 잃는다. 천변 보도로 사람도 다니고 개도 다닌다. 개들은 항상 바쁘고 주인은 끌려다닌다.

휴대폰 사진 앨범에 가득한 불광천 풍경. 친구가 근황을 물으면 나는 요 며칠 왜가리를 지켜본 일이 먼저 떠올랐다.”

 

그는 그 기록이 “무엇이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하기로 합니다. “매일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그 반복 자체가 멋진 일이기도 하지만 저는 그것을 나누는 마음과 결심과 실행이 또 다르고 크게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덕분에 제 안에만 쌓아온 풍경들을 타인의 시선으로 기록된 글과 그림으로 다시 만납니다. 그가 멋지다고, 에쁘다고, 좋다고 여긴 것들을 반가워하고 또 기분 좋게 낯설어하면서.
그의 풍경에는 바람이 가득하네요. 머리칼 흩날리는 공기의 스침이 가만한 내 방에 앉아서도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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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봄 내내 천변을 걸은 뒤 고양시 일산의 어느 텃밭에 머물렀어요. 2022년 3월부터 12월까지 20평 텃밭을 일군 유현미 작가의 기록 속에서 말이에요. 그는 날마다 텃밭을 마주하며 아늑함과 해방감을 느끼는 사람입니다. 씨 뿌린 지 한 달 만에 싹이 난 조그만 얼굴, 잎마다 구멍 뽕뽕 뚫어놓은 귀여운 범인, 딴 지 이틀 만에 무성해지는 작물들, 자꾸만 마주치는 사마귀 커플, 제철 채소로 해 먹는 어릴 적 추억 깃든 음식, 초록 일색의 텃밭에서 색색의 향연으로 감탄을 자아내는 꽃들…. 흙이 내어주는 그 모든 기쁨을 나누고 싶어 안달하는 마음이 페이지마다 넘치게 흐릅니다. 마치 바로 곁에서 한껏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 들려주는 것만 같아요. 평소 어지간히 말 없는 제가 불광천을 걸으면 세상에서 가장 말 많은 사람이 되는 것, 목소리가 한 톤 올라가는 것, 입꼬리 올라가는 것과 같은 것이겠지요? ;)

몹시 상쾌하고 즐거운 이 이야기를 매만지며 교정지를 제일 느리게 걷는 사람이 되었는데요. 드디어 오늘 마감을 할 것이랍니다. 날마다 걸었던 그 기쁨의 길을 이제 같이 걷고 싶어요. 곧 만나요. #발땅손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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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두 번째 편지는 서점 리브레리아Q의 기록을 띄울 예정입니다. 정한샘 서점원님의 글 많이 기대해 주세요 :)

 

 

[…]

 

자랑할 만한 게 별로 없는 인생임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자랑거리가 하나 생겼습니다. 뭐냐고요? 제가 불광천에서 제일 빨리 걷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짜잔- 깜짝 놀라셨죠? :)

 

지난겨울 추위가 한창 매서울 때, 뭐라도 운동을 해야겠기에 불광천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유행하는 수많은 운동을 제쳐두고 (고작) 걷기를 선택한 이유는, 오랫동안 꾸준히 할 수 있는 게 걷기밖에 없어 보였기 때문이에요. 헬스, 필라테스, 요가, 암벽등반 등의 다른 좋은 선택지도 있지만, 운동을 위한 준비 과정이 부담스러웠어요. 대체 무슨 준비가 필요하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되실 수도 있지만, 저한테는 운동에 적당한 복장 갖추고 운동을 할 수 있는 장소로 가야 하는 일 자체가 모종의 난관이었어요. 물론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숨 쉬듯 편안하게 운동이 생활의 일부인 삶이 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상태로는 그 단계까지 못 갈 게 자명했습니다. 뭘 하더라도 분명히 귀찮아서 그만두게 될 것이라는, 그러니까 과거의 수많은 시도와 좌절로부터 학습되고 각인된 내적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걷기는, 여차하면 사무실에서 일하다 말고 벌떡 일어나 곧바로 운동 모드로 전환하는 게 가능할 정도로 뭘 준비하고 자시고 할 게 없습니다. 저한테 딱 맞는 운동인 셈이죠.(달리기도 비슷하지만 그건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애초에 고려 대상이 아니었어요..)

 

걷기의 목적은 건강이었습니다. 이대로는 명줄이 다하기 전에 먼저 몸이 바스러지고 말겠다는 생각이 들어 대책을 세워야 했어요. 다행히 타고난 건강이 있어 크게 아프거나 탈 나는 데 없이 살아왔지만 몇 년 전부터 몸 곳곳에 A/S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고성능의 탄탄한 몸을 바랄 일은 아니었고, 그저 인간으로 기능할 수 있는 최소한의 몸 상태는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산책하듯 걷는 게 아니라 운동이 될 만큼의 강도로 걷고 있습니다. 종아리에 긴장감이 생기도록 발을 앞으로 쭉 뻗은 다음 엉덩이에 힘이 꾹 들어가도록 힘차게 뒤로 내딛습니다. 왼발, 오른발, 왼발, 오른발. 허리를 꼿꼿하게 세워 가슴을 펴고 팔을 앞뒤로 힘차게 젓습니다. 하나둘, 하나둘. 이렇게 걸으면 자연스럽게 속도가 빨라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빨리 걷는 일에 매몰되지 않고 땅을 제대로 딛는 감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숨이 차오를락 말락 한 상태로 계속 걷습니다. 그러면, 차라리 뛰는 게 낫지 않나, 싶은 정도의 속도에 다다르게 됩니다. 굳이 숫자로 환산하자면 7.6km/h 근방의 속도.

 

그 속도로 걸으면, 걸어서 저를 추월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달리기로 추월하는 사람은 많이들 계시죠. 아무리 천천히 달려도 7.6km/h의 속도보단 빠를 테니까요. 하지만 뜀박질은 엄연히 종목이 다르니 비교할 수 없고, 일주일에 두 번 정도 35분의 코스로 해서 넉 달을 걸었는데 아직은 누구에게도 (걸어서) 추월당한 적이 없으니, 감히 불광천에서 가장 빨리 걷는 사람이라고 자랑해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왜 이런 걸 자랑하고 앉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저도 연봉이나 주식 같은 거.. 그런 거 막 자랑하고 싶은데 말이에요..

 

언젠가부터 루틴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반복이죠. 그런데 보통은 루틴의 확립을 통해 뭔가를 더 잘, 더 효율적으로, 더 안정적으로 성취할 수 있음을 강조하곤 해요. 공부를 잘하기 위한 루틴, 업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루틴, 정서적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루틴 등등 말이에요. 이때 중요한 건 루틴이 아니라 성취하려는 다른 것들입니다. 루틴과 반복은 삶의 성공 또는 만족을 위한 전략적 도구가 되는 것이죠. 이런 접근 자체가 이상할 건 없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린 결국 성장하고 인정받고 출세(!)하기 위해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인생의 어느 시기가 되면 뭐 하러 굳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뭐 하러 굳이 성장을.. 뭐 하러 굳이 인정받고.. 뭐 하러 굳이 출세까지.. 이때 루틴과 반복의 가치 역시 전복되는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반복하는 일 그 자체로 완결된 기쁨이 되는 것이죠. 루틴이 곧 인생이 되는 순간이라고나 할까요. 저한텐 걷는 일이 그렇습니다. 걷는 걸로 뭘 하겠다는 게 아니라 걷는 일 자체에서 존재의 의미를 발견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파워 워킹으로,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삶이 충만해지더라고요.

 

루틴과 반복, 하면 또 우리의 고양이들을 능가할 존재가 없습니다. 아주 루틴의 고갱이 같은 녀석들이죠. 집에서 여섯 고양이의 루틴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고양이들의 루틴이 대단한 건, 그 반복을 절대 지겨워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늘 같은 시간에 밥 달라고 보채는 일, 아침마다 창가에서 일광욕을 즐기다가 길쭉하게 스트레칭을 하는 일, 밤만 되면 우당탕 서로 쫓고 쫓는 일, 화장실을 치우자마자 우아하게 모래 위에 앉아 볼일을 보는 일, 자려고 침대에 누우면 허리춤에 꼭 달라붙어 제자리를 요구하는 일, 밖에 나가려고만 하면 갑자기 놀아달라고 보채는 일.. 열거하자면 끝도 없는 일들을 어쩜 그렇게 매번, 마치 처음인 양 순박하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반복하는지 감탄스러울 정도예요. 반복에도 마음이 있다면, 고양이들의 반복은 분명 다정한 마음일 거예요.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하고 따스해지니까요. 더불어 제 일상도 그렇게 다정한 반복으로 채워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요. 서로의 루틴 속에 함께 살아가는 고양이와 사람의 다정한 반복, 그 정도면 더 바랄 것도 없는 인생 아닐까요?

 

[전체 보기]

 

 

 

 

🥬 [발은 땅을 디디고 손은 흙을 어루만지며] 5월 중순 출간 예정

 

🖼 [세상 모든 밤에] 소묘살롱 X 책방 시나브로 감성그림책 모임 잘 마쳤습니다. 고양이 리코타가 자리 함께해 주어 더 빛나는 밤이었고요. 각자가 생각하는 밤과 꿈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책 속의 ‘세상 모든’으로 시작하는 문장들을 자신만의 꿈과 단어로 새로이 완성하는 시간 가졌습니다. 여러분도 꼭 해보시길 바라요 :)

“신간 <세상 모든 밤에>를 읽고 애정하는 카텨 페르메이러의 <하얀 방>도 함께 읽었습니다. 그리고 또 애정하는 파니 뒤카세의 <레몬타르트와 홍차와 별들>까지. 세 권의 책을 함께 읽다보니 제가 좋아하는 장면들이 비슷하게 다가왔어요. 그렇게 ‘세상’이라는 단어를 한참 들여다보게 되고 자신만의 안전지대에서 한 발짝 두 발짝 걸어나오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떠올랐답니다.” _책방 시나브로 후기 중에서

 

👏 [조용함을 듣는 일] 행사 예고

• ‘남은 자리에 자라난 것’ 김혜영 작가와 함께 하는 의자와 식물 채색 워크숍

  5월 26일(금) 저녁 6시 30분 | 이랑책방(고양 일산서구 가좌동)

  공지 및 신청은 추후 책방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 김혜영 X 무루 작가 대화 & 작은 전시

  6월 1일(목) 저녁 7시 30분 | 북티크(서울 마포구 신수동)

  공지 및 신청은 추후 책방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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