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년생으로 붙은 모카, 치코, 미노, 오즈에서 일단 멈춤, 그러니까 식구가 더 늘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희망이 (적어도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까지는) 깨지지는 않고 있지만 봉산아랫마을의 아이들을 구조하는 일에는 멈춤이 없었어요. 2018년에 오즈를 구조한 뒤 2019년에도 2020년에도 여전히 생명이 위태로운 아이를 길에서 발견하고 구조하는 ‘슈퍼히어로’의 길을 걷고 있어요. 오늘은 그 얘기를 해 볼까 해요. 오랜만에(?) 고양이 얘기네요.

 

동네 찻길에서 봉산아랫집으로 들어오는 골목 어귀에는 시장이 하나 있어요. 자그마한 규모의 상가들이 마주한 좁다란 골목이 비바람을 간신히 막아주는 천막 아래로 육칠십여 미터가량 어두컴컴하게 이어진 게 전부인, 밖에서 보아서는 정체를 알기도 힘든 조그만 시장이에요. 예전에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상권이 쇠락해버려 거기서 장을 보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그저 출퇴근길에 몇 걸음이라도 줄여보려는 이들이 지름길로 이용하는 정도일 거예요. 저도 평소에 시장 골목을 지나는 일은 거의 없어요. 도로변에 있는 마트에서 물건을 사서 들어올 때나 간간이 지나곤 해요. 그나마 골목 중간에 난 샛길로 들어가 시장 입구까지 10미터 정도를 빠져나가는 게 전부고요. 그날도 마찬가지였어요. 2019년 6월 16일, 늦은 시간이었고 아마 우유를 하나 사서 집에 들어가던 길이었을 거예요.

 

여기서 왜 아깽이 소리가…

 

시장의 가게들이 이미 문을 닫은 터여서 골목은 어둡고 음침했어요. 얼른 지나가야지, 라고 생각하며 샛길을 지나 골목에서 시장 입구 쪽으로 방향을 꺾으려던 참이었어요. 어디선가 익숙한 소리가 들렸어요. 방향을 상실한 채 떠돌 운명인 것처럼 한 곳을 향하지 못하고 흩어지는 소리, 그러면서도 간절하고 단단한 소리, 홀로 버려진 아깽이가 우는 소리가 분명해 보였어요. 두리번거리며 소리 나는 곳을 찾아봤더니 각종 그릇과 주방용품을 파는 잡화점 쪽이었어요. 가게 바깥에 내놓은 가판대가 파란색 방수포로 덮여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 아래인 것 같았어요. 가까이 가서 소리 나는 곳의 방수포를 살짝 젖히니 후다다닥, 하는 움직임이 느껴졌어요. 조그만 아이가 분명했어요. 우선은 아이의 상태라도 확인하려고 본격적인 탐색을 시작했는데 쉽지가 않았어요. 벽돌을 두세 단 정도 쌓아서 가판대를 올린 구조인 데다 영업을 마치고 단도리(는 일본어 표현입니다. 이 말 대신 다듬은 말 ‘채비, 준비, 단속, 예방’을 쓸 수 있습니다, 라고 국립국어원이 말하고 있습니다만..)를 해놓은 터라 꽁꽁 묶여 있는 방수포 안쪽을 제대로 보기가 여의치 않았어요. 가판대의 이쪽 귀퉁이, 저쪽 귀퉁이를 부스럭거려가며 한참을 몰아간 뒤에야 아이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까만색 턱시도를 입은 작고 꾀죄죄한 아이의 잔뜩 겁먹은 눈이 보였어요.

 

가던 길을 다시 갈 수도 있었어요. 근처에 어미가 있거나 잠깐 자리를 비운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어두운 상황이었지만 병의 흔적이 눈에 띄게 드러나지도 않았고요. 그런데 하필 그때 골목을 지나가던 동네 아주머니의 말 한마디에 상황이 바뀌었어요. “어머, 쟤는 며칠째 저러고 있네.” “네? 계속 혼자였어요?” “어미는 안 보이던데, 혼자 왔다 갔다 했어.” “며칠 정도 됐는데요?” “사흘은 된 것 같은데..” 당시에는 미처 생각지 못했지만 아마 시장에서 장사를 하시는 분이었던 것 같아요. “아휴, 여기다가 고양이 밥 주고 그러면 안 돼. 똥 싸.”라며 유유히 사라지셨거든요. 어쨌거나 발길을 돌려 집으로 갈 수는 없게 되었어요. 방수포로 꽁꽁 싸맨 가판대를 뒤적이며 한참을, 아마 30분은 넘게 구조 작업을 벌였던 것 같아요.

 

아휴, 이쁜데 꾀죄죄한 토리(효선) 😁 

 

집으로 데리고 와서 몸무게를 재 보니 고작 500g이었어요. 겉으로는 당장 병원 신세를 져야 할 정도로 아파 보이지 않았지만 그날 밤 호흡이 나빠져서(약간 절뚝거리기까지 해서) 응급실에 가야 했어요. 곰팡이 감염으로 털이 좀 빠져 있었고 왼쪽 눈꺼풀에 상처가 보였고 귀 진드기가 심한 상태였지만 다행히 범백 검사는 음성이었고 엑스레이 촬영으로도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는 않았어요. 그 뒤 사나흘 동안 밥도 잘 먹고 화장실도 사용하기 시작해서 한숨 돌리나 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구토와 혈변을 시작하며 630g까지 늘었던 몸무게가 540g이 되어버렸어요. 매일 병원을 찾았고 갈 때마다 범백 검사를 하며 마음을 졸여야 했어요. 며칠을 고생하다 천만다행으로 구토와 설사가 멎고 다시 활력을 찾게 되었어요. 몸무게도 성큼성큼 늘어나기 시작했죠. 눈꺼풀에 상처로 보이던 게 선천적인 문제라 교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과 배꼽 탈장 증세가 있어 나중에 수술로(간단한 수술이라고는 했어요) 고쳐야 한다는 것 빼고는 완전히 건강을 되찾았어요. 7월 1일에는 몸무게도 드디어 1kg을 넘었어요. 마지막으로 기록해놓은 몸무게가 1016g이네요. 참, 아이의 이름은 토리였어요. 도토리에서 따온 토리와 밤톨에서 건너온 토리 중 어느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작고 연약해 금방 부서질 것만 같던 아이에게 꼭 어울리던 이름이었어요. 토리는 턱시도 무늬가 너무나 매력적인 여자아이였어요.

 

“..마지막으로 기록해놓은 몸무게..” 설마? 혹시? 너무나 단정적인 과거형 서술을 보고 갑자기 전개가 이상해지는 건가, 놀라실 필요는 없어요. 이름이 토리였고 제가 기록한 마지막 몸무게가 1016이란 숫자인 건 맞지만 아이는 그 뒤로도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랐으니까요. 토리가 아니라 효선이라는 새 이름이 생겼을 뿐이에요. 봉산아랫집 오묘가 육묘가 될 위기(!)를 해결해준 귀한 분이 계셨어요. 이미 집사 신분이셨고 원래 있던 아이의 이름이 봉선이라서 토리는 돌림자를 따라 효선이가 되었죠. 그런데 한 아이의 생명을 구조하고 보살피다 다른 누군가의 식구로 떠나보내는 기분은 묘했어요. 임보한 기간이 고작 2주 남짓이었음에도 훨씬 오랜 시간을 함께하다 작별하는 마음이었어요. 아이가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되었다는 안도감과 정들었던 시간의 아쉬움이 교차하며, 토리가 떠난 뒤에 보일 듯 말 듯한 눈물이 스쳤던 것 같아요.

 

금세 늠름!

 

그런가 하면 입양을 보내고 펑펑 울었던 적도 있었어요. 토리를 입양 보내고 딱 1년 뒤에 봉산아랫집의 빌라 주차장에서 엄청난 성량으로 울어대는 아깽이의 소리를 들었어요. 2020년 6월 28일, 일요일 오후였어요. 소리를 쫓아간 곳에서 울고 있는 아이를 보았을 땐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허피스가 있어 보였고 무엇보다 눈의 상태가 좋지 않았어요. 당장 안아서 집으로 데리고 왔어요. 몸무게는 490g. 그날 밤에 응급실을 방문한 걸 시작으로 두 달 동안 무려 열여섯 번이나 병원을 가야 했던 아이, 임보하면서 지은 이름은 차장이였어요. 성은 당연히 주 씨고요. 두 눈의 시력을 모두 잃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몰라요. 다행히 오른쪽 눈이 회복세로 돌아선 뒤에는 왼쪽 눈의 기능을 살려보려고 하루에 세 번씩 먹는 약과 안약을 챙겨야 했어요. 거의 두 달 내내요. 그렇게나 열심히 약 시간을 챙긴 건 생전 처음이었어요.

 

차장이의 한쪽 눈이 시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상황이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입양을 하겠다는 분이 계셨어요. 다만 하루에 세 번이나 약을 챙길 수 있는 처지가 아니어서 치료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뒤에 데려가기로 하셨어요. 9월 중순의 어느 토요일 밤에 입양하실 분이 차장이를 데리러 왔을 때, 갑자기 떠나보낸다는 게 실감 났어요. 입양이 결정난 건 한참 전이었지만 그제서야 마음이 울렁거리기 시작했어요. 차장이가 좋아했던 바구니와 장난감, 간식을 챙겨서 넣어주고 돌아서서, 차장이를 태운 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쯤 결국은 엉엉, 하며 소리 내어 울고 말았어요. 슬퍼서는 아니었어요. 아쉬움으로 짠한 마음이야 당연했겠지만 고맙고 다행스러운 마음이 아쉬움을 덮을 만큼 컸던 것 같아요. 슬픔이 아니라 고마움에도 그렇게 통곡(!)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차장이는 형아가 생겼어요. 형아 이름은 봉구고 차장이는 동생 봉석이가 되었어요. 결국 왼쪽 눈을 잃고 말았지만 그런 것쯤이야 아무것도 아니란 듯이 건강하고 활발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차장이(봉석이) 얘기, 토리(효선이) 얘기는 언젠가 다시 자세하게 들려드릴게요.

 

할 말이 많아도 너무 많은, 차장이(봉석이)

 

함께 입양 간 차장이의 완소템들

 

세 번째 편에 다다른 글의 제목이 ‘길어질 게 뻔한 변명’인데 길어지기만 하고 변명은 나오질 않는다는 항의가 있었어요. 충분히 이해해요. 하지만 변명은 지난번 얘기에서 이미 한 걸요. 연년생으로 있는 모카, 치코, 미노, 오즈가 동시에 나이가 들어, 병의 아픔과 불편함으로 힘들어하며 하루하루 쇠약해져 가는 걸 지켜봐야 한다면 과연 그 슬픔의 크기를 견딜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고요. 그런 이유로 (당분간) 봉산아랫집에 식구가 늘어나는 게 부담스럽다고요. 그런데 변명을 누구한테 하는지는 말씀드리지 않았어요. 식구가 되기 전에 입양을 보내려 했던 오즈한테 하는 변명일까요? 아니면 식구로 함께하지 못하고 입양을 보낸 토리나 차장이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변명을 하는 것일까요? 글쎄요, 아주 아니라고는 못 하겠지만 오즈나 토리, 차장이 때문에 글을 시작한 건 아니에요. 훨씬 큰 미안함으로 꼭 변명을 해야만 하는 상대는 따로 있어요. 이제, 시작할 거예요.(네? 시작, 맞아요 -단호-)

 

길을 걷다가 혹은 집에 그냥 있다가, 구조가 필요한 아깽이의 울음소리를 희한하게도 잘 듣는 능력을 가진 슈퍼히어로(!)에겐 일종의 규칙이 있었어요. 1년에 한 번만 그 소리를 듣는다는 거죠. 2016년 치코를 시작으로 미노, 오즈, 토리, 차장이까지 5년 동안 그랬어요. 햇수가 누적되면 어떻게 감당하나 싶었지만 어쨌거나 1년에 한 번,이었어요. 그런 줄 알았어요. 올해 6월에 차장이를 구조하고 입양을 보낸 뒤 이제 2020년의 슈퍼히어로 역할은 끝났구나 생각하며 안도를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10월 어느 날..

 

토요일이었어요. 정오를 조금 넘겨 택배를 부치러 가는 길이었어요. 집 앞 내리막길의 끝에서 다른 골목과 합쳐져 삼거리가 되는 곳을 막 돌아서는데 눈앞에 고양이 무리가 보였어요. 한 녀석은 자주 보던 아이였어요. 삼삼이와 모카를 섞어 놓은 것 같은 무늬를 가져 ‘쓰리몽카’, 줄여서 ‘쓰몽’이라고도 부르던 동네 터줏대감 녀석이었어요. 그리고 함께 시야에 들어온 두 녀석은 아깽이들이었어요. 쓰리몽카가 임신해 있는 모습을 몇 번 본 터라 제 아이들과 함께 있는가보다 싶어서 그냥 지나가려 했어요. 걸음을 옮겨 거리가 가까워지자 쓰리몽카는 길 맞은편 담벼락으로 뛰어 올라갔지만 아깽이들은 도망가지 않고 그 자리에 있었어요. 가까이서 보니 치즈 무늬인 아이는 덩치가 조금 있었지만 카오스 무늬의 아이는 형제에 비해 눈에 띄게 작아보였어요. ‘이상하다..’ 본능적인 직감이었던 같아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골적으로 ‘나 좀 데려가라’는 의사 표시 같기도 하고…

 

아깽이들에게 살짝 다가가 봤어요. 치즈 아이는 우당탕탕거리며 옆에 있는 차 밑으로 쏙 들어가버렸지만 카오스 아이는 여전히 꼼짝도 안 하고 있었어요. 조금씩 더 다가가도 마찬가지였어요. 이제 손만 뻗으면 닿을 만한 거리가 되었지만 아이는 오히려 자세를 고쳐 눕기만 할 뿐 도망갈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어요. 계속 이상하다, 라고 생각하며 아이 앞에 쪼그리고 앉아 살펴보니 심하게 아픈 흔적이 보이지는 않았어요. 다만 눈 상태가 안 좋았어요. 차장이를 처음 구조할 때만큼은 아니지만 오른쪽 눈의 안검이 눈동자를 많이 덮고 있었고 염증이 약간 있는 것도 같았어요. 게다가 옆으로 털썩 누워서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어요. 마치 탈진이라도 한 양 그저 축 늘어진 채 가만있기만 했어요. ‘애가 조그만 게 엄마 젖을 제대로 못 먹어서 그런가?’ ‘어디 아픈 건가?’ ‘병원에 데려가 봐야 하나?’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쳐 갔어요. 그러다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문득 이런 생각을 하고 말았어요.

 

‘이 정도면 그냥 두고 가도 괜찮지 않을까?’

 

금세 제정신이 돌아와 아이를 안고 한달음에 병원으로 달려가긴 했지만 무의식중에라도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아이에게 너무 미안했어요. 시월이, 아이 이름은 시월이에요. 시월에 처음 만났고 저희집 사월이(모카예요!)랑 꼭 닮은 무늬여서 망설이지 않고 시월이라고 지었어요, 시월이에게 꼭 얘기해주고 싶었어요. 고양이는 많을수록 좋은 것이 진리라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감당하게 될 슬픔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잠시나마 비겁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말이에요. 초라한 변명에 불과하지만요.

 

옴마는 오디쯤 왔을까?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기력이 없는 것 빼곤 비교적 멀쩡해 보였던 시월이는 당장 구조가 필요한 아이였어요. 엄마인 줄 알았던 쓰리몽카가 사실은 엄마가 아니었어요!!(느낌표 두 개) 동네 시장 입구에서 15년째 길냥이들 밥을 챙겨주시는 아주머니의 말에 따르면, 쓰몽이가 출산한 지는 벌써 몇 달이나 지나서 애기들이 다 독립을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지 새끼도 아닌 아깽이 하나를 데리고 나타났다는 거였어요. 근데 그 아깽이는 시월이가 아니라 치즈 꼬맹이!!!(느낌표 세 개) 아주머니도 시월이는 처음 봤다고 했어요. 어쩐지 형제치고는 덩치 차이가 많이 나더라니.. 시월아, 넌 대체 어디서 온 거니. 구조했을 때 몸무게가 고작 350g이었고 집에 와서 24시간 동안 먹지도 않고 꼼짝을 안 해서 마음을 졸이게 했던 시월이는 벌써 1.6kg을 넘긴 건강한 아이로 자랐어요. 오른쪽 눈의 각막에 흉터가 남아서 좀 뿌옇게 보이고, 어쩌면 계속 그대로일지도 모르지만 시력에는 아무런 이상 없이 회복되었어요. 이제 건강하게 잘 크는 일만 남았죠.

 

 

시월이는 여전히 임보 중이에요. 입양처를 찾기 위해 열심히 홍보를 하고 있지만 아직은 식구가 될 인연이 나타나질 않고 있네요. 그래서 어쩌면 이 글은 입양 홍보일 거예요..!?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봉산아랫집에 +1이 될지 혹은 운명처럼 시월이의 가족이 등장하게 될지 말이에요. 변명에 관한 글이 의외로(?) 길어지는 바람에 끝맺지 못한 상태에서 시월이가 훌쩍 입양을 가버리면 어쩌나 걱정을 하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결국은 시월이와 얼굴을 맞댄 채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부끄러운 변명을 늘어놓을 수 있게 되었네요. 다행인 건지 어쩌자는 것인지.. 아무튼, 시월아, 잠깐이라도 그런 생각을 해서 정말로 미안해. 하지만 다시 그 상황이 된다고 하더라도 널 그냥 두고 가는 일은 없을 거야. 수십 번, 아니 수백 번이라도 말야. 왜냐면 난, 슈퍼히어로니까.

 

 

마침.

 

*다른 대상을 염두에 두고 글을 시작했지만 연재 중간에 시월이를 구조하면서 변명의 상대가 바뀌게 되었어요. 원래 변명을 하기로 했던 이들(물론 고양이죠)에 관한 이야기는 언젠가, 물론 시월이에 관한 자세한 얘기도 또 언젠가의 기회에..

 

[공식 입양 홍보]

시월이의 평생 가족을 찾습니다.

시월이는 9월 초순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카오스 아이입니다. 현재 병원에서 2차 접종까지 마쳤고요, 각막의 흉터로 인해 오른쪽 눈이 조금 뿌옇게 보이는데 자라면서 말끔한 눈이 될 수도 있지만 지금처럼 흔적이 계속 남을 수도 있어요. 아픈 데 없이 잘 먹고 잘 싸고 발랄한 아깽이랍니다. 시월이를 보고 묘연을 느끼신다면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ewmewdot/ 계정으로 DM을 주시거나 뉴스레터 메일 주소로 회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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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나스, 시월이 사진 잔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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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 코스묘스의 오묘한 시작

Episode 1. 한낮의 작고 짙은 온기를 닮은 고양이, 오히루

① 반짝이는 삶   |   ② 막연한 기다림   |   ③ 기쁨의 크기

Episode 2. 잃어버린 시간에 관하여, 김삼삼

④ 각자의 자리   |   ⑤ 굴러온 돌   |   ⑥ 잃어버린 시간

Episode 3. 미래에서 온 카오스, 강모카

⑦ 빈 책상   |   ⑧ 혼돈의 카오스   |   ⑨ 오래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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⑬ 뜻밖의 여정   |   ⑭ 회색의 미궁   |  ⑮ 약자의 마음 (1)   

Episode 6. D의 의지를 잇는 자, 송오즈

⑯ 소리치는 일   |   ⑰ 총체적 난국   |   ⑱ 엔드게임 and..

시즌 2,

길어질 게 뻔한 변명(1)   |   길어질 게 뻔한 변명(2)   |   길어질게 뻔한 변명(3) 

원래 그런 게 어딨나요? 

공감과 교감 사이에 어중간하게(1)   |   공감과 교감 사이에 어중간하게(2) 

고양이의 버킷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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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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